사진 출처 = ‘Team Testdrive’ 그라나다라는 이름, 누군가에겐 익숙한 이름일 것이다. 1978년에 현대차가 위탁 생산했던 고급 승용차로, 지금도 가끔 역사극에 그 얼굴을 비춘다. 그랜저 모델이 있기 이전 대한민국 시장에서 기세가 실로 위풍당당했기에, 소위 ‘높으신 분’들의 차로도 나온다. 그런데, 한 때 내수 시장에서 이름 좀 날리던 그라나다가 방치된 채로 발견되어 많은 올드카 마니아의 아쉬움을 자아낸다.
당시 고유 자동차가 없었던 대한민국 시장에 V형 6기통 엔진은 고급스러움 그 자체였다. 심지어 그 가격부터 위풍당당했는데, 알려진 바에 의하면 당시 그라나다의 가격은 단종 직전에 2,000만 원 가까이 치솟았다고 전해졌다. 지금이야 2,000만 원이면 셀토스 기본 등급 내지는 캐스퍼에 옵션을 다수 적용한 채로 출고하는 금액이지만, 당시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분양가가 1,800만 원 대였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현재 롤스로이스 급의 위치에 있던 차종이다.
사진 출처 =네이버 카페 클래식카코리아 ‘강대식c서울’
사진 출처 = ‘보배드림’
생산 품질 높일 수 있던 기회 그랜저 생산 초석으로 작용
같은 부품과 같은 차대를 어떤 공장에서 생산했는지에 따라 출고되는 차종의 품질이 달라진다고 한다. 아무리 정확하게 제작된 도면이 있다고 해도 그걸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규격을 맞추지 못하는 엔지니어만 있는 공장이라면, 그 공장에서 출고된 차들의 품질은 말하지 않아도 알만하다. 그라나다가 갖는 의미는, 단순히 현대차가 포드로부터 면허 생산한 세단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진다. 그라나다는 명실상부 당대 최고의 세단으로, 생산 품질을 높일 기회로 돌아온다.
실제 그라나다의 후속 격으로 전개된 차종은 L카로 일컫는 초대 그랜저다. 당시만 해도 대한민국은 직접 대형 세단의 개발에 착수하거나 생산에 대한 노하우가 전무하던 시절이었는데, 그라나다는 현대차가 초대 그랜저를 최고의 세단에 걸맞은 품질로 생산할 수 있게 도운 초석과도 같다는 말이다. 아울러 당시에 1,400cc급 4기통 엔진을 겨우 조립 생산하던 현대차에 6기통 엔진의 생산 노하우를 안겨준 차종이기도 하다.
사진 출처 = ‘현대차’
사진 출처 = ‘당근마켓’
당시의 생산 경험 쏘나타의 초석도 함께
아울러, 현대차는 당시만 해도 포드 사와 협력 관계에 있던 만큼 포드사의 또 다른 모델을 면허 생산한 이력이 있다. 바로 코티나 마크 5가 그것이다. 다만 이 시기는 포드와의 협력 관계를 청산함과 동시에 일본 미쓰비시의 손을 잡으려 넘어가는 시기였는데, 현대차는 그 전에 이 코티나의 차대를 이용한 고유 디자인 모델을 출시할 계획을 세운다. 그렇게 출시된 차종이 현대차의 첫 중형 세단, 스텔라다.
스텔라는 쏘나타의 초석이 된 모델이기도 하다. 애초에 쏘나타라는 차종 자체가 스텔라의 고급화 트림으로 출시된 모델이다. 초대 쏘나타를 기억하는 사람이 있다면 알겠지만, 스텔라와 디자인에서 큰 차별점이 없다. 당시로서 넉넉히 두른 크롬 몰딩과 무려 2열에 파워 시트를 제공하는 등 편의 장비를 앞세워 격을 달리하고자 했지만, 소비자의 눈엔 그저 고급스러운 스텔라 정도로만 비쳐 1세대 쏘나타는 실패했다.
사진 출처 =네이버 카페 클래식카코리아 ‘김수민c서울’
사진 출처 = ‘현대차’
지금도 가끔 목격담 지켜야 할 헤리티지로
그라나다는 지금도 클래식카와 관련된 행사가 있을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차종이다. 현재는 생산 시기로부터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나는 바람에 잔존 개체가 많이 남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런 이유로 도로에서 마주치면 더욱 눈에 띄는 차가 되었다. 지금도 가끔 목격담이 올라오곤 하는데, 남아있는 개체는 신차에 버금가는 수준의 관리를 자랑한다.
당시 최고의 고급 세단이었지만 현재 도로 위에서 그 모습을 보기 힘들어진 그라나다는 아직 자신의 자리를 공고히 지키고 있는 그랜저에서 그 역사가 아직도 이어진다. 비록 시간이 갈수록 현실적인 문제로 인해 도로 위에서 보기 더 힘들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게 오히려 희소성을 더하는 매력으로 작용할지 모르겠다. 언젠가 도로 위에 살아 숨 쉬고 있는 그라나다를 만나게 된다면, 고맙다는 인사를 한번 건네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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