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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등 해외 기술유출 27건 '최다'…중국 74%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3.13 14:2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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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징보전 65억, 전년비 100배 ↑
경제적 유인 차단 위해 환수 확대
주가 등 우려로 수사협조 꺼려
"전담수사관 확대하고 처벌 강화해야"




[파이낸셜뉴스] 경찰이 지난해 반도체 등 핵심 기술을 해외로 빼돌린 사건을 대거 적발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국내 주요 산업의 기반이 되는 기술이 중국으로 빠져나간 것으로 파악되면서 기술유출에 대한 엄정 대응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안보수사국은 지난해 해외 기술유출 27건을 검거했다고 13일 밝혔다. 국수본이 출범한 2021년 첫해 9건에서 매년 증가해 지난해 최대 규모다.

이 중 국가안보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국가핵심기술은 11건으로 역시 가장 많은 사건을 검거했다. 전체 기술유출 사건 중 해외 사건이 차지하는 비중은 처음으로 20%를 넘었다.

중국으로 유출된 사건이 20건으로 전체의 74%를 차지했다. 중국 외 미국 3건, 일본·베트남·독일 등이 각각 1건이다. 중국은 기술 자립의 일환으로 기술유출을 시도하고 있다는 지적이 커진다.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이후 미중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중국이 반도체 등 우리나라 핵심 산업의 기술을 바짝 뒤쫓는 상황이다.

기술별로 국내 주력산업 내 유출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반도체가 9건으로 가장 많았고, 디스플레이(8건), 전기전자(3건), 정보통신(2건) 등 순이다. 기술 자료를 사진으로 찍어 USB에 담아가는 등 전통적인 수법이 대부분이었다.

지난해 범죄수익 환수에도 성과를 냈다. 국가핵심기술을 유출하고 받은 급여·체류비용 등을 특정해 추징보전하는 등 8개 사건에서 65억원이 인용됐다. 전년(6500만원) 대비 100배가 늘어난 규모다.

범행의 동기가 대부분 경제적인 이유인 만큼 범죄수익 환수는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동기를 근절하는 방안으로 지난해 수익환수를 강조했다"고 말했다. 다만 피해를 입은 기업들이 정작 피해사실을 드러내는 것을 꺼리는 경우가 많아 수사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주가 하락 등을 우려하며 피해사실을 숨기는 회사가 많다는 것이다.

기술유출 사건은 갈수록 지능화하고 있어 관련 부처와의 협업 필요성도 제기된다. 경제범죄의 수법이 발달하는 가운데 범죄 규모도 갈수록 커지면서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하다. 경찰은 특허청의 심사관들을 통해 기술의 동일성이나 영업비밀에 해당하는지(비공지성) 등을 판단해 전문성을 보완 중이다. 아울러 중소벤처기업부의 손해액 산정 지원 사업을 경찰이 수사 중인 사건과 연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술 유출을 기업의 존폐를 흔들고 산업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심각한 범죄로 보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염건웅 유원대 경찰소방행정학부 교수는 "대기업의 피해도 크지만 보안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소기업의 원천기술을 통째로 유출하는 등 피해가 심각한 데 비해 수사기관의 대응은 여기에 못미치고 있다"며 "전담 수사관 확대 등 수사를 강화하고 강력한 처벌 등을 통해 발본색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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