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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에 대한 기억들..(2)

하얀그림자 2007.02.01 13:48:38
조회 905 추천 0 댓글 12


안녕..흉들 추운 오늘도 다들 열심히 취업전선에서 고생중이지? 오늘은 와이프랑 병원다녀오려고 오후연가를 내서 한가하네 어제 하던 이야기 계속해 볼께. 근데 쓰다보니 그때 생각이 계속 나서 우울했어--; 2004년 초반에 전문연구요원 근무를 마치고 나니 정말 황당한거야. 그때까지는 계속 이것만 아니면 내가 하고싶은대로 일이 잘 풀릴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거야. 솔직히 그동안 내가 준비안하고, 노력하기 싫어하는것에 대한 핑계를 댔는지도 몰라. 어떤 흉이 댓글 달아준 것 처럼 고시를 준비했어도 2번은 할 시간이었는데 말이야.. 좌우간 뭔가 일은 해야할 상황이다 보니 여기저기 알아보고, 쑤셔봤어. 근데 참 그놈의 가방끈이 뭐길래, 나이는 먹었는데 박사학위가 없다보니 여기에 끼기도 그렇고, 저기에 껴주기도 애매한 상황이 된거야. 석사급으로는 넘치고, 박사급으로는 학위가 없으니 아예 자격미달인거지.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하고 있던차에 4월달에 아버지가 쓰러지셨어. 아버지가 사업을 말아드신 후에 그래도 나름대로 이런저런 노력을 했는데 옛날 부하직원이 어떻게 소식을 듣고 연락을 해 와서 자기 사업을 도와달라고 해서 그래도 직장생활을 다시 하고 계셨지. 솔직히 이 사장님이 우리집 구세주였어. 회사가 있는 신도시 근처에 전세방도 잡아주고, 회사차도 편히 쓰라고 내 주셨으니 말이야. 그렇게 몇년 지나면서 차츰 안정을 찾아가던 차에 또 일이 터진거지. 그래도 큰병원이 코앞이어서 신속히 조치를 취해서 큰 고비는 넘기고 수술을 해야 하는데 문제는 돈인거야...이럴때 또 장남이라는거 정말 미치겠더라고. 내 통장잔고 달랑 100만원쯤 있었는데 수술비는 대략 따져봐도 800정도 들어가니 말이야. 그래도 죽으라는 법 없고, 아버지, 어머니가 평소에 잘 하셔서인지 친척분들이 십시일반으로 도와주셔서 잘 넘어갔어. 진짜 회의가 들더라. 나이가 30이 넘도록 도대체 뭐 했는지 말이야. 우울함 그 자체였어. 그냥 있을수는 없어서 여기저기 알아보니까 부동산개발회사에서 연락이 오더라. 급여도 괜찮고, 해보고 싶던 일이고 해서 한다고 해서 5월부터 출근했어. 근데 한달쯤 해 보니 이게 잘하는 일일까 싶은거야. 이제 더이상 인생을 막살면 안되겠다 싶더라. 그래서 7월초에 그만두었지 이때 유일하게 나를 위로해주던게 자전거타기였어. 밤이고,낮이고 답답해서 미칠것 같으면 자전거를 타고 한강을 따라 서울 끝에서 끝까지 왔다갔다 했어. 왕복하면 40km좀 넘는데 하루에 2번도 왔다 갔다 했던것 같아. 미치도록 폐달을 밟다가 지쳐서 한강변에 세워놓고 물끄러미 강물을 바라다 보면서 스스로를 많이 돌아봤어. 뭐가 문제였을까? 한달쯤 고민을 해보니 답이 나오더라. 항상 승부를 피한게 문제였던거야. 붙고 떨어지는 시험에 하도 질려서인지 그런 상황 자체를 피하다보니 언제나 마이너한, 변칙적인 방법으로 인생을 살게되더라고. 정면으로 붙으면 안되더라도 남는게 있는데 그걸 피하니 남한테 보여줄것도 없고, 스스로도 뒤쳐지게 된거지 그럼 뭘 해야할까? 여러가지 생각이 많이 들었지만 다 제껴놓고 박사논문을 쓰기로 했어. 다시 얼굴 보기싫던 교수를 또 만나는것도 싫었지만 그래도 더 피하기는 싫더라. 그래도 미련이 남아 짬짬이 자료도 찾아놓고, 자격시험도 봐 놓고 해서 시작할 여건이 되었던게 정말 다행이었지. 대뜸 찾아가서 논문쓰겠다고 했더니 의외로 좋은 이야기를 해 주더라. 나 나간 다음에 자기도 고민하고, 반성했다면서 말이야. 진작 이야기 해줬으면 얼마나 좋아..orz 8월부터 미친듯이 논문에 매달렸어. 남들 2~3년 준비할것을 한학기에 마치겠다고 결심한 것 자체가 정상은 아니었어. 근데 나한테는 그 방법밖에 없었지. 정말 초인적인 힘을 발휘했던것 같아. 1주일에 토요일 빼고는 제대로 잔  기억이 없으니 말이야. 쓰다가 벽에 부딪쳤는데 예전에 근무했던 연구소 사람들이 자기일처럼 많이 도와줬어. 눈물나게 고맙더라..외국에 있는 생판 모르는 넘들에게도 메일 써서 자료달라고 요구했는데 신기하게 원하는걸 주더라. 다른 일 다 때려치고 논문만 쓰니 돈이 없어 미치겠더라. 모아놓은것은 금방 바닥을 드러내고, 결국 카드 3개 현금서비스 풀로 땡겨서 버텼어. 논문쓰다보면 은근히 돈이 많이들어가는데 이것까지 신경쓰게하니 정말 미칠지경이었지. 12월 마지막 심사때 심사위원들이 통과되었다고 박수쳐주는데 정말 눈물났어. 뻔히 보이는 길을 이렇게 멀리 돌고 돌아서 뒤늦게 지나온거지. 그래도 스스로 대견하더라. 남들이 못할거라고 생각했던 것을 해냈으니 말이야. 부모님한테도 몇년만에 당당히 말씀드렸더니 정말 좋아하시는거야. 2005년이 되었어. 민간연구소에 3개월 계약직으로 들어갔어. 내 전공은 아니였지만 뭐 가릴 처지가 아니 었지. 카드빛도 갚아야하고, 논문 인쇄비도 마련해야 했으니까. 그곳 생활을 하면서 다시 취업전선에 나서게 되었어 학위를 받으면 보통 연구소나 학교를 생각하는데 난 그건 싫더라. 뭐라해야할까? 좀 질렸다고나 할까 그래서 다른곳을 여기저기 알아봤어. 가방끈이 긴데 공식경력이 부족하니 쉽지는 않더라고. 그러던차에 oo건설회사에서 연락이 왔어. 도급순위 한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회사인데 대리로 오라고 하더라. 정말 고마왔어. 당근 가야지 생각을 하고 있는데 근데 그때 아는 선배가 공기업 계약직을 제안하는거야. 2년계약에 연봉이 5,000이라고 하니 마음이 흔들리는거야. 그래서 건설사를 포기하고 공기업으로 가기로 했는데 이게 또 일이 꼬여버리네.. 정말 인생 되는거 없구나 싶더라...정말 나라는 놈은 저주받은 놈이 아닐까 생각할 정도였으니까.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생계는 유지해야하니까 시간강사 생활을 시작했어. 원래 가르치는데 별로 취미가 없는데 뭐 별수있어? 해야지..그렇게 한달쯤 시간이 흘렀고, 4월초 어느 학교 강사실에 앉아 있는데 신문광고가 눈에 띄는거야. 중앙부서 계약직 공무원 모집공고였어. 5급대우에다가 마침 전공이 내 분야랑 딱 맞더라. 세상에 너무 신기한거야. 누가 짜고친다고 해도 할말 없을 정도였으니까..가슴이 두근두근하면서 자세히 읽어보니 시간이 2주일정도 남았더라. 서류전형에 제출할 서류중에  업무수행계획서 등 직접 작성할게 꽤 많았어. 정말 정성들여 작성했어 (얼마전에 화일 정리하다 내가 제출한 서류를 봤는데 지금봐도 잘썼다 싶었으니 말이지..) 마감날 제일 늦게 접수하고 나니 12번이더라. 경쟁률이 12:1이라는 이야기지..서류전형에서 절반정도 탈락시킨다고 했는데 서류는 통과할것 같았어. 1주일 후에 홈페이지를 확인해 보니 1차 합격자 명단에 이름이 있더라. 기분 참 묘하데.. 3일후에 면접이 있었어. 면접관이 5명이었는데 내가 제일 처음 들어갔어. 긴장하면 말이 빨라지는 습관때문에 천천히 말해야지 자기암시를 엄청 줬던것 같아. 꽤 어려운 질문들이 많았는데 그런대로 잘 대답을 했어. 15분 면접이었는데 30분정도 이야기를 했으니. 1주일쯤 지나서 전화가 왔어. 합격했다고.. ㅠㅠ 전화기를 잡은 내손이 부들부들 떨리더라. 34살에 처음으로 제대로 직장을 잡은거야..부모임, 동생 정말 좋아하더라. 장남이 처음으로 효도한것 같더라..그렇게 좋아하시는 모습 평생 처음 봤으니 말이야. 다시 얼마후에 정식으로 발령이났고, 그렇게 해서 근무를 시작했어. 벌써 2년이 다되어가네. 근무시작한 후 얼마안되어 만난 타 부서 사무관이랑 티격태격하다 정이들어 결혼도 했고, 몇달있으면 애아빠도 될 예정이니 참 시간이 빠르다 싶어.가끔은 내가 지금 처해있는 상황이 신기하기도 하고, 믿어지지 않기도 해.불과 3년전 모습과 비교해보면 참 극과 극 수준이니 말이야. 돌이켜 생각해보면 참 험난한 길을 헤쳐온것 같아. 다시 그 시간으로 돌아가라면 못할것 같아. 그래도 그 시간들이 다 피가되고 살이된것도 맞아. 그때만난 사람들, 했던 일들, 경험들 등등이 다 도움이 되니 말이야. 흉들도 언제나 긍정적 사고를 갖고 자신감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살다보면 다 잘 될거야. 재미없는 긴 글 읽어줘서 고마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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