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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살 9급준비생의 하루

1 2007.02.03 01:15:55
조회 1149 추천 0 댓글 15

오늘역시 2150원을 어머니께 타서 집을나섰다. 언제나처럼 내신발은 워커화,허쉬퍼피꺼다 그리고 아버지가입으시던 나에겐 약간통이큰...잭필드꺼 바지.. 어제 1000원을 아꼈기때문에 오늘은 드디어 짜장면을 먹는날이다. 어머니께서 새벽같이 지어주신 새벽밥을 먹고 도서관에와서 커피한잔을 하고 전산실에서 찌질대니 어느덧 점심시간이다.. 비가오는날이라 짱깨집도 한산하리라..나에겐 더없는 기회다 설레는맘에 일찍부터나와 학교에서 10여분떨어진 허름한 짱깨집내부를 까치발을하고 보니 아무도없다. 아주머니 여기 짱께곱배기요.. 학생 또 짜장면이야? 질리지도않아? 하긴 33살먹은놈이 비오는날 혼자 짱께곱배기를 먹으니 아주머니도 딱하셨나보다.. -계속- - 금요일자 - 아침부터 누군가가 자고있는 나를 흔들어댔다 부시시한 눈을 비비며 눈을떠보니 어머니가 한심하단 표정으로 날 쳐다보고 계신다 시계를 보니 6시 30분이다 어머니는 오늘 일이있어서 일찍나가보셔야 된다고 도서관 갈때 문단속 잘 하고 나가라고 하셨다 나는 건성으로 대답하고 다시 누우려는데 문득 2150원이 생각이 났다 아침에 2150원을 받지 못하면 나는 도서관에 있는동안 굶어야되는것이다 화들짝 일어나서 어머니에게 돈을 달라고 하였다 에휴~ 한숨을 쉬면서 돈을 꺼내주시는 어머니... 나는 돈을 대충 추리닝 바지에 쑤셔놓고 다시 잠을 청했다 얼마나 잤을까... 눈을 떠보니 8시 50분 가량 되어있었다 미적미적 일어나서 도서관 갈 준비를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추리닝에 있는 돈을 꺼냈는데... 이런... 2150 원이 아니라 6150원 이었다 천원짜리 두장이 아닌 천원1장 오천원권1장을 주신것이다 신권이 아니라 구권이라 헷갈리신걸까?? 아님 일부러 이렇게 주신걸까?? 뭐 어찌되었건 뜻하지 않은 큰돈이 생겨서 나의 기쁨은 이만저만 큰게 아니었다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며 거리로 나서니 발걸음이 가볍다 점심시간이 약간 지나고 오랜만에 생긴 목돈으로 뭘 먹을지 골똘이 생각하기 시작했다 이런저런 메뉴를 떠올리다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든다 '가난한 사람들은 갑자기 큰돈이 생겨도 제대로 쓸줄을 모른다' 내가 그 짝이 된거 같아서 흐흐 웃음이 나온다 결국 근 일년간 입에도 못대본 탕수육을 먹기로 작정한다 중국집에 들어가 탕수육을 시켜놓고 기다리니 마치 크리스마스 선물 기다리는 꼬마들처럼 내 마음도 설레인다 잠시후 중국집 주인이 접시에 탕수육을 가져왔다 맛있는 향기가 내 콧속을 찌른다 얼른 젓가락을 집어든 나는 마파람에 게눈감추듯 허겁지겁 탕수육을 입안에 밀어넣었다 쏘쓰 한방울 안남기고 깨끗히 접시를 비운다음 중국집을 나섰다 오랬만에 포식을 해서 그런지 도서관에 있는동안 자꾸 트림이 난다 옆자리에 앉아있던 예쁘장한 아가씨는 결국 다른 자리로 옮긴다 그래도 행복하다 ㅎㅎㅎ 오늘 열람실이 꽤 한가했다 봄이라 그런지 다들 교외로 나들이라도 나갔나보다 덕분에 구석자리에서 편하게 엎드려 한숨 자고나니 피곤이 싹 가신다 11시쯤되어서 매점에 갔다 어머니께 받은 2150 원으로 육개장 컵라면 하나를 샀다 오늘 남은돈과 내일 받을돈을 합해 자장면을 먹으려고 일부러 작은 컵라면을 산것이다 면을 다먹고 나니 왠지 좀 미진한듯한 느낌이 들어서 국물에 뜨거운물을 좀더 부어서 국물이라도 실컷마셨다 배도부르고 나른하기도 해서 잠깐 도서관 밖으로 나왔다 우리 도서관 근처엔 작은 공원이 하나있다 공원벤치에 앉아서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니 담배한대가 땡긴다 ㅅㅂ 지금 수중에 있는 돈으로는 담배한갑 살수 없다 할수없이 주변을 둘러보니 왠 20대 중반 남자애들 두명이 이야기를 하며 담배를 피고있다 슬쩍 다가가 한마디 건넨다 " 저 혹시 담배 한가치만 얻을수 있을까요?? " 녀석들은 잠시 머뭇하더니 " 죄송합니다 돗대였어요..." 한다 쪼잔한 놈들... 난 다시 벤치로 돌아온다 녀석들은 키득거리면서 이야기를 다 하더니 곧 어디론가 가버린다 기회다 싶어 휴지통주변을 잘 살펴보니 제법 긴 장초가 여러대있다 깨끗해보이는 장초 하나를 주워서 보니 불이없다 ㅅㅂ ㅅㅂ ㅅㅂ ㅠㅠ 결국 꽁초에 불을 빌리는 웃지못할 상황이 벌어졌다 ㅠㅠ 그러나 따뜻한 봄날 공원에 앉아 피우는 담배한대는 그렇게 행복할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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