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타임스=김우선 기자] 국내 프리미엄 수입차 시장은 그 어느 나라보다 높은 점유율을 보여왔다. 1억
이상의 고가 수입차 시장은 경기 침체나 소비심리 하락과 관계없이 매년 성장세를 유지해 왔다. 그만큼
배부른 갑부가 많다는 얘기다. 고가 수입차 브랜드들에게 한국 시장은 전 세계적인 불황마저도 예외가 없이
매년 성장하는 축복의 나라였다. 벤틀리, 롤스로이스, 람보르기니 같은 럭셔리 수입차 CEO들이 매년 빼놓지 않고 한국
시장을 찾아 격려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런데 오랫동안 이어져온 난공불락의 황금시장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매년 상승 곡선을 그려온 프리미엄 수입차 판매량은 지난해부터 고꾸라지기 시작했다. 다른 고가 수입차들 모두 마찬가지이지만, 수입 대형세단의 대명사와도
같았던 벤츠 S클래스를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그 이유로는
신차 부재가 가장 크고 그 다음으로 지난해부터 시행된 '연두색 번호판'이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연두색 번호판은 정부가 법인 차량의 사적 이용과 탈세 방지를 위해 지난해 1월부터 8000만원 이상의 법인 승용차에 부착하도록 시행한 조치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벤츠 S클래스는 마이바흐를 제외한 4,679대로 지난 2023년 대비 반토막 수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프리미엄 대형 세단 1위
자리를 BMW 7시리즈에 내줄 처지에 놓였다.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의 자료에서도 나타난다. 벤츠 S클래스는 지난 2023년 9,414대가 판매됐는데 지난해 4,678대로 고꾸라졌다.

프리미엄 대형세단의 대명사 벤츠 S클래스
수입 대형 세단의 최강자였던 벤츠 S클래스는 2020년부터 올해 2월까지 누적 신차등록대수 4만 3천대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데 오랫동안 S클래스의 그늘에 가려져있던 7시리즈는 1만 6천여대로 S클래스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고가 법인차 연두색 번호판 장착 제도가 시행된 지난해에는 두 차종의 격차가 급격히 좁혀졌다. S클래스와 반대로 지난해 신차등록대수가 오히려 증가한 7시리즈는
올해 들어 S클래스를 역전하는 이변이 연출되고 있다.

벤츠 S클랙스와 BMW 7 시리즈 등록 대수
경쟁 모델인 BMW 7시리즈는 수입 대형 세단 중에서 유일하게 판매량이
증가했다. 지난해 판매된 BMW 7시리즈 전체 판매량 중
내연기관 모델이 차지하는 비중이 22% 늘어난 4,259대
팔리면서 같은 시기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판매된 대형 세단 세그먼트에서 유일하게 판매량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S클래스는 벤츠의 시판 차종 중 2위, 7시리즈는 BMW의 시판 차종 중
9위에 해당하는 판매량이다.
BMW 7시리즈가 프리미엄 대형 세단 시장에서 메르세데스 벤츠의 S클래스를 처음으로 제쳤다는 점은 큰 의미가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해 S클래스 모델 대부분의 판매량이 절반 가까이 하락한 반면 BMW 7시리즈의
경우 대부분 모델의 판매량이 두배 이상 올랐다. 740 xDrive는
2023년 591대에서 작년 2463대로, 740d xDrive 역시 같은 기간 667대에서 1344대로 두배 이상 늘었다.

S클래스와 7시리즈의 소비자 유형
벤츠 S클래스의 경우 고가 법인차 번호판 변경 이후 법인차 비율이 80.2%에서 72.0%로 8.2%
포인트 낮아졌는데 BMW 7시리즈도 79.2%에서 74.9%로 4.3% 포인트 낮아졌으나 S클래스보다는 법인차 비율의 감소폭이 적었다.
법인이 아닌 개인 구매자의 경우 두 차종 모두 4050 남성 소비자들이
주요 구매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두 차종의 격차가 확연히 좁혀진 원인은 S클래스 구매자들이 연두색 번호판에 더 민감하다는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또한
차량 교체주기가 도래해도 신형으로 교체하지 않고 더 길게 운행하는 경우는 S클래스가 많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러한 변화 추세가 지속되면서 7시리즈가 S클래스의 왕좌를
위협할지, S클래스가 본연의 자리를 되찾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선전을 펼치고 있는 BMW 7시리즈
이와 함께 벤츠 S클래스는 7년
전 모델 체인지를 거친 이후 여전히 같은 모델로 판매하고 있는 반면, BMW 7시리즈는 지난 2022년 완전변경을 거친 바 있다. 2021년 4월 7세대 S클래스 신차
출시 후 이렇다한 신차가 없어 신차 효과 부재에 따른 영향이라는 분석도 있다.
<ansonny@review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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