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3개월간 2억 적자"... 애꿎은 중소업체로 튄 탄핵 '불똥

파이낸셜뉴스

2025.04.17 15:13:01

조회 127 추천 0 댓글 0

적자·차량 통행 불편·정산 어려움·소음 공해
직원들 업무 과중 토로
궁능유적본부 "본부 차원 사용료 감면 어려워"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을 선고한 이튿날인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과 광화문 동십자각 앞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자들과 자유통일당 등 보수단체 회원들(왼쪽 사진), 민주노총과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등이 탄핵 무효를 촉구하는 집회와 탄핵을 축하하는 집회를 각각 열고 있다. 양방향 도로가 모두 통제돼 있다./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서울 종로구 경복궁 주차장을 관리·운영하는 A업체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2억여원의 적자를 봤다. 불과 3개월 만이다. 그 이전 6개월간 손해가 1000만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적자폭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12·3 비상계엄 사태가 직격탄이 됐다. 탄핵 찬반 집회로 광화문 등 경복궁 일대가 몸살을 앓으면서 정상적인 영업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관계기관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별 소득은 없었다. A업체에 남은 선택지는 사업을 접는 것뿐이다.
계엄과 탄핵의 불똥이 애꿎은 중소 업체로 튀었다. 계엄 이후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결정까지 122일간 크고 작은 집회의 직접적인 피해가 확인된 셈이다. 업체는 도로 통제로 차량이 제때 출차하지 못해 손님은 끊긴 데다, 집회 참석자의 무분별한 화장실 이용 등으로 일거리는 오히려 늘어났다고 호소했다.

17일 파이낸셜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아웃소싱 도급 전문 A업체는 지난해 6월 조선의 궁궐 등을 관리하는 궁능유적본부 경복궁관리소와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주차장 운영을 시작했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비상계엄이 터지면서 6개월 만에 난관에 부딪혔다. 윤 전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가 광화문과 경복궁 일대에서 열리며 이용객이 크게 줄었다. 피해는 주로 주말에 집중됐다. 업종 특성상 주말 매출이 평일 적자를 보전하는데, 집회 역시 주말마다 그 규모를 키웠다. 경찰은 통상 집회 참가자 수에 맞춰 도로를 통제한다. 광화문과 경복궁 도로가 바리케이드에 막히거나 집회 참가자들에게 점령당하면 이용객은 주차장 진입을 할 수 없고, 차량을 빼는 것도 불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장 인근의 장기간 집회로 피해가 컸다"며 "주말 영업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었다"고 토로했다.

업체가 궁능유적본부에 지급해야 하는 사용료는 연간 17억원에 달한다. 업체는 의도와 상관없는 특수한 상황이 발생했다며 이 금액의 일부라도 감면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국유재산법 제34조 제2항은 천재지변이나 사회재난 등으로 행정재산을 사용하지 못하면 사용료를 면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이번 사례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궁능유적본부 관계자는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제3조 제1호에서 규정하는 재난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법적인 지원을 받는 것도 장담할 수 없다. 집회에서 대규모 충돌이나 사망·중상, 방화, 폭발, 시설붕괴 등이 발생할 경우 사회재난으로 해석할 여지가 일부 있어도 탄핵 찬반 집회 자체를 국유재산법상 사용료 면제 요건으로 보기 어렵다는 게 법조계의 대체적인 견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을 선고한 헌법재판소도 2017년 결정문에서 당시 촛불집회는 사회불안 요소가 아니라, 민주주의 구현 수단이라는 취지의 판단을 내렸다.

신민영 법무법인 호암 대표변호사는 "이번 사례는 참고할 선례가 없어서 이야기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며 "사실 재난이라는 게 불가항력적인 문제이기도 하고 결국에는 법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의 차이인데 어떻게 봐야 할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집회로 업무가 가중됐다고 업체는 호소했다. 도로 통제로 차량이 제때 나가지 못하는 일이 반복되자 담당 업무와 민원이 늘었다. 한 직원은 "고객들이 주차장에서 10m를 이동하는데 30~40분이 걸리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사전 정산한 고객은 20분 안에 나가지 못하면 다시 정산해야 하다 보니 불편함이 많았다"고 전했다.

화장실 관리와 소음 공해 등도 심각해졌다. 시위 참가자들이 화장실로 몰리면서 변기가 막히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한 직원은 "주최 측은 오후 4시로 집회 신고를 했지만, 오전 8시부터 집회를 준비했다"며 "귀마개를 꽂아도 소리가 새어 들어올 정도로 시끄러워서 하루 종일 아무 일도 못할 만큼 고통스러웠다"고 하소연했다.

이 업체는 결국 사업을 포기하기로 했다. 오는 2026년 6월 11일까지 국유재산에 해당하는 경복궁 주차장을 2년간 유상 사용하기로 한 계약 기간을 1년 앞당겨 오는 6월 계약 종료를 통보했다. 궁능유적본부는 A업체에 향후 차질 없이 인수인계할 것을 요구한 상태다.

다만 아예 기대할 것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기획재정부 고시를 적용받으면 A업체가 회계연도별 국유재산 사용료를 일부 감면받을 가능성은 있다고 했다. '소상공인 등에 대한 국유재산 사용 부담 완화에 관한 고시'에 따르면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의 국유재산 사용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회계연도별로 사용료 최대 2000만원을 경감해 준다. 그러나 최대 금액을 적용받는다고 해도 손해액의 10분의 1에 그친다. jyseo@fnnews.com 서지윤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개그맨 아내, 암 투병 끝 사망" 뉴스 당사자 등장 후...▶ "아내의 성관계 숨소리다" 불륜 확신한 남편 이야기 ▶ "20대 신랑 결혼 직전 30대 장모와..." 막장 사건 ▶ 직원 26명에 '18평 아파트' 사준 레전드 천사 연예인 ▶ 서울 거리서 옷 벗고 "뭐가 무섭나" 외친 여성들 정체

고정닉 0

원본 첨부파일 1

202504051813569829_l.jpg

전체 댓글 0개

등록순

본문 보기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운영원칙 및 관련 법률에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Shift+Enter 키를 동시에 누르면 줄바꿈이 됩니다.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술 마시면 실수가 많을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5/04/14	-	-
18355	가수 김흥국, 나경원 캠프 자문단으로 합류 [20]	파이낸셜뉴스	04.19	5572	8
18354	국민의힘 경선 후보 김문수·안철수·유정복 ENTJ…양향자 ENFJ	파이낸셜뉴스	04.19	65	0
18353	'부정 선관위'라 쓴 물체 선관위 화단에 묻은 외국인들 입건	파이낸셜뉴스	04.19	58	0
18352	경찰, 살인미수 20대 검거…"남친 외도 의심"	파이낸셜뉴스	04.19	76	1
18351	의협, 내일 대규모 장외집회 예고…"의대생 6000명 참여"	파이낸셜뉴스	04.19	53	0
18350	'언론사 단전·단수 의혹' 이상민, 밤샘 조사받고 귀가	파이낸셜뉴스	04.19	45	0
18349	김문수 "신입 공채 시 법인세 감면 인센티브"	파이낸셜뉴스	04.19	78	0
18348	소년심판 집행의 문제점 [부장판사 출신 김태형 변호사의 '알쏭달쏭 소	파이낸셜뉴스	04.19	48	0
18347	'신안산선 붕괴사고'로 숨진 50대 근로자, 발인 엄수	파이낸셜뉴스	04.19	55	0
18346	기계식 주차장 추락사고…CCTV 설치하던 50대 사망	파이낸셜뉴스	04.19	61	0
18345	전국 돌풍·천둥·번개 동반한 비…낮 기온 15∼28도 [날씨]	파이낸셜뉴스	04.19	47	0
18344	경찰, '언론사 단전·단수 의혹' 이상민 전 장관 조사 중 [2]	파이낸셜뉴스	04.18	148	0
18343	영덕 산불서 마을 주민 구한 인도네이사인 F-2 체류자격 취득 [30]	파이낸셜뉴스	04.18	7071	34
18342	법무부,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에 김영진 변호사 임명	파이낸셜뉴스	04.18	93	0
18341	강남권 초등생 유괴미수 '불안'...경찰 "현재까지 혐의점 없어"	파이낸셜뉴스	04.18	98	0
18340	'채상병 사건' 박정훈 대령 측 2심서 "尹 전 대통령 증인 신청"	파이낸셜뉴스	04.18	96	0
18339	쯔양, 가세연 수사관 기피신청 접수..."진실 발견 의지 없어"	파이낸셜뉴스	04.18	105	0
18338	검찰, 1년간 5개 대륙發 마약 밀수·유통 적발..."해외 총책까지도 [15]	파이낸셜뉴스	04.18	4865	11
18337	'왕좌의 게임' 영상 무단 사용한 140만 유튜버, 벌금 700만원	파이낸셜뉴스	04.18	105	0
18336	'인천 의붓아들 학대 살해' 계모 징역 30년 확정 [10]	파이낸셜뉴스	04.18	5327	10
18335	'尹 파면' 문형배·이미선 재판관 퇴임…"헌재 결정 존중해야" [1]	파이낸셜뉴스	04.18	126	0
18334	박나래 자택서 금품 훔친 30대男 구속 송치 [1]	파이낸셜뉴스	04.18	176	1
18333	尹, 두 번째 재판도 지하로 출입할 듯…법원 "요청 시 허용"	파이낸셜뉴스	04.18	84	0
18332	서울경찰, 이륜차 특별단속…4주간 4167건 적발	파이낸셜뉴스	04.18	84	0
18331	[속보]법원, 尹 21일 재판도 지하주차장 출입 요청시 허용	파이낸셜뉴스	04.18	81	0
18330	尹 파면에도 도심 집회 지속…교통혼잡 예상	파이낸셜뉴스	04.18	273	0
18329	'무비자·패스트트랙' APEC 기업인 여행카드, 이제 모바일로 받는다	파이낸셜뉴스	04.18	73	0
18328	"메이슨에 438억원 배상"…정부, ISDS판정 취소소송 항소 포기	파이낸셜뉴스	04.18	202	0
18327	강남역서 노숙하던 실종 장애인, 7개월 만에 가족 품으로	파이낸셜뉴스	04.18	85	0
18326	[속보]정부, 메이슨 ISDS 중재판정 취소소송 항소 포기	파이낸셜뉴스	04.18	79	0
18325	'피고인 尹' 법정 모습 공개된다…재판부 촬영 허가	파이낸셜뉴스	04.17	136	0
18324	훔친 가방에 든 카드로 4000원 쓴 50대, 징역 1년 이유는 [1]	파이낸셜뉴스	04.17	232	0
18323	문형배·이미선 재판관 퇴임…대선까지 헌재 '7인 체제'	파이낸셜뉴스	04.17	129	0
18322	"銀·금감원 직원 사칭"...2억 가로챈 30대 보이스피싱 수거책 실	파이낸셜뉴스	04.17	122	0
18321	'이정근 취업청탁 의혹' 노영민·김현미, 첫 재판서 혐의 부인	파이낸셜뉴스	04.17	123	0
18320	사건 쌓여가는데…공수처, 인력난에 '사면초가'	파이낸셜뉴스	04.17	119	0
	[단독]"3개월간 2억 적자"... 애꿎은 중소업체로 튄 탄핵 '불똥	파이낸셜뉴스	04.17	127	0
18318	헤어진 연인 동생 살해한 50대男, 1심서 징역 30년 [12]	파이낸셜뉴스	04.17	6121	8
18317	경찰, 돈받고 문제 판 현직교사 등 100명 검찰 송치...유명학원	파이낸셜뉴스	04.17	126	0
18316	외국인과 공모해 대포차 유통…전문유통업자 등 일당 '덜미' [5]	파이낸셜뉴스	04.17	5699	3
18315	'코로나 백신 특혜 접종' 당진시 전 보건소장 무죄 확정	파이낸셜뉴스	04.17	116	0
18314	'음주운전·불법숙박업 혐의' 문다혜 1심 벌금 1500만원	파이낸셜뉴스	04.17	111	0
18313	경찰, '딥페이크 성범죄 단속' 7개월간 963명 검거...1020이 [8]	파이낸셜뉴스	04.17	669	4
18312	경찰, 대통령실 압수수색 또 불발…임의제출 협의	파이낸셜뉴스	04.16	137	0
18311	압구정역 땅꺼짐 신고..."넓이 60cm 도로 파임"	파이낸셜뉴스	04.16	167	0
18310	방첩사 과장 "국수본에 이재명·한동훈 등 체포 대상 말해" 법정 증언	파이낸셜뉴스	04.16	135	0
18309	돌곶이역 땅꺼짐 신고…싱크홀 아닌 '깊이5㎝ 도로파임'	파이낸셜뉴스	04.16	143	0
18308	'한덕수 재판관 지명' 효력정지…헌재, 가처분 전원일치 인용	파이낸셜뉴스	04.16	140	0
18307	벽산그룹 3세 집유기간에 향정신성 약물 복용·운전했다가 재판행	파이낸셜뉴스	04.16	136	0
18306	서울회생법원, 5월부터 사전 자율구조조정 도입..."K구조조정 새 모	파이낸셜뉴스	04.16	123	0
뉴스	신승환·임주환, 영드 뚫었다…‘갱스 오브 런던3’, 김홍선 감독과 재회	디시트렌드	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