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형사사건에서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는 비율이 두 건 중 한 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전 30%대를 기록했던 항소율이 급격하게 올라간 것이다. 2심에서 원심이 뒤집힌 비율도 41%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재판 지연과 기계적 항소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은 최근 공개한 '형사사건에서 심급별 판결 번복의 원인과 함의에 대한 연구'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지난 20년(2004~2023년)간 법원행정처의 '사법연감' 등 자료를 활용해 1심 형사공판사건의 항소율과 2심에서의 파기율을 분석했다.
연도별 제1심 형사공판사건 항소율 및 항소파기율 /출처=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보고서 '형사사건에서의 심급별 판결번복의 원인과 함의에 대한 연구'
조사 결과에 따르면, 1심 형사공판사건의 항소율은 2023년 48.1%로, 10년 전(2013년) 34.2%보다 10%포인트 이상 올랐다. 1심 사건 절반이 2심 판단을 받는 셈이다. 2000년대 초반부터 30% 내외를 기록하던 항소율은 2014년 38.6%로 오른 뒤 2015년 27.2%로 떨어졌지만, 이듬해 43%로 급등한 이후 꾸준히 40%대가 유지됐다.
범죄 유형별로 보면, 강간·추행 사건의 항소율은 2004년 40%에서 2023년 60.6%로 증가했고, 횡령·배임 사건도 2004년 44.8%에서 2023년 59.5%로 상승했다. 항소 주체별로는 2022년 기준 검사 측이 63%, 피고인이 47.8%의 항소율을 보였다.
항소율이 높아지는 가운데 2심에서 판결이 뒤집히는 비율도 40%대가 유지되고 있다. 지난 20년간 항소 파기율은 2004년 48.2%에서 2017년 31.3%까지 떨어졌다가, 2023년 41.1%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나타냈다. 항소한 사건 10건 중 4건의 판결이 뒤집힌 것이다.
연구진은 이 같은 높은 항소율과 항소 파기율에 우려를 표하며 "사실심 충실화를 강조한 대법원 정책에도 불구하고 항소율이 오히려 증가했으며, 항소파기율 역시 40% 정도로 여전히 높은 편"이라고 평가했다. 대법원이 지난 2014년 항소율을 낮추기 위해 1심 재판사무 방식을 보완하는 조처를 했지만, 그 효과가 미미했다는 해석이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 경우, 재판 지연을 비롯한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연구진은 "형사사건에서의 형벌 일관성 부족, 판결의 확정 지연, 항소 남용의 우려, 재판 당사자의 경제적 비용 부담 및 항소하면 유리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기대 등 문제점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끝으로 연구진은 "최소한 법적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사법 시스템에 대한 비효율성을 줄이고 신뢰성을 높일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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