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 되던 해.

대학도 못나오고, 집도 가난하고 내 처지가 무척이나 우습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졸업을 하고 세상에 뛰어들 땐,

비록 남들보다 내가 늦게 출발하고 뒤쳐져 있지만
결승점에 먼저 도착하는 건 나일 꺼라고...
넘치는 자신감과 없어도 고개 숙이며 구걸하지 않는 알량한 자존심으로

몇푼 못벌고 했지만 행복했어. 스스로 무언가를 한다는거에 대한
재미가 있었거든.
하지만 군대를 갔다온 후 많이들 고민하듯 나 역시 고민했어.

자신감은 온데간데 없어졌고,
자존심은 부러질듯 꼿꼿하게 날이 선체 도통 내 자신은 저런 일은 할 수
없다고 저런 일 할바엔 그냥 백수로 지내고 말지했거든.

난 남들처럼 평범하겐 절대 않살꺼라고 다짐했고, 없지만 재미나게
인생을 개척하며 살지. 생산직 공장에 쳐박혀 하루하루 기계처럼
움직이는 삶은 내겐 해당사항 없음 일 줄 알았어.

...
근데.
별수 없더라.

난 별볼일 없는 인간이였으며, 평범하게 조차 못사는 평균이하 였으며
개척하는 인생보단 이미 주어져버린 인생에 마춰 살아야 한다는 걸.
무척이나 힘든 10개월의 방황끝에 알게됐어.

쓴웃음이 하늘에 울려퍼지고,
주위를 둘러봤어. 다들 재미있고 열심히 살고 인생을 즐기면서 사는 줄 알았거든.
근데...

그건 내가 생각한 상상일 뿐 현실은 너도나도 하루하루 피곤하게 살다
그냥 잠들뿐...
그 속에서 작은 재미와 행복을 느끼며 소박하게 산다는 걸 느꼈어.

나란 놈 공기 중에 먼지만도 못한 존재란 걸 알아버렸고,
세상은 그런 나를 그저 3달정도 일하면 갈아치울 일회용 부속품 마냥 취급한다는 걸.

난 일회용 용기도,
부속품도 아닌데 말야.
태어난 의미를 모를때가 많아 요즘...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