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난 점점점이야. 내 얘기 좀 들어볼래?

난 1980년 12월 추운 겨울에 태어났어.
하지만 태어나면서 좌뇌 손상을 앉고 태어났어.
그로인해 오른팔 경직, 오른손가락 세밀한 움직임 불가.
(컴퓨터 타자 치고 리코더 불고 피아노 치는 것들. 독수리 타법으론 가능)
오른다리 경직, 발목 밑으로 마비. 왼쪽다리보다 짧고 얇음.
눈동자 안 움직임. 양쪽 시력 다 마이너스 안경 안쓰면 생활이 거의 불가능.
쇄골뼈 휘어짐. S자 척추 측만증. 축농증. 내성적. 대인기피증. 
언어구사력 떨어짐.(말하고 나면 정리가 잘 안됨. 자주 버벅거림) 그리고 결정적으로 고졸이지.
소위 말하는 인생 막장이지.

학창시절 때 놀림을 많이 받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그런 아이들은 별로 없었어.
지금 생각해도 신기함. (물론 반에서 괴롭히는 녀석은 한 두명씩은 꼭 있었지.)
내 인상이 선하게 생겨서 그런가? 요즘도 가끔 모르는 사람들한테,
얼굴이 복이 참 많으시네요. 인상이 참 좋으시네요. 라는 소릴 들음.
오늘도 일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그 얘기 들었음. 낄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사회에 뛰어들기가 두려워 직업전문학교를 들어갔지.
지금 생각하면 돈 낭비지 뭐. 친한사람도 없었고 적응도 잘 못했지 뭐. 낄낄..
졸업 후 몇 개월 빈둥되다가 생산직을 알아봤는데 다 퇴짜 놓더라.
대부분 \'알았습니다. 나중에 다시 전화드리죠.\'
이러곤 연락 안 옴. 낄낄...
그리곤 공무원 시험이나 볼 요량으로 한 1년 깔짝되다 포기. 물론 집에서 했지.
학원 다닐 돈이 어디겠나.
(공무원 시험은 머리 나쁘면 애초에 포기해야 된다는 걸 그 때 깨달음.)
그리곤 집에서 한동안 빈둥되다가 몇 군데 알바 전전함.
그리고 지금 한 군데 정착했는데 한 3년 쯤 됐나?(이것도 알바임.)
같이 일했던 녀석들이 다들 자기 꿈을 찾아 떠날 때 가장 착잡하고 쓸씁함.
나보다 어린 녀석들이 다 제 꿈을 쫓아 날개를 펼치려 하는데 난 이게 뭔가? 
하고 회의감이 자꾸 들더라. 낄낄...

지금 현재 아무 생각 없이 사라가고 있다. 우울증 초기 증상일지도...

머리가 나빠서 맞춤법 틀린 부분이 많았을 텐데 거슬리지 않았나 모르겠네.
그리고 긴 글이라 읽기 불편했을 텐데 끝까지 읽어주신 분께 감사드립니다.
취갤횽들. 꾸벅^^
길어서 밑에 3줄 요약 해놨음.



p.s)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나도 장점이 있음.
       술, 담배 안 하고 착하고 인상이 선함.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