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타임스=김우선 기자] 요즘 다시 의학을 소재로 한 드라마와 영화가 뜨고 있다. 사람들이
자주 이용하면서도 그 내면까지는 볼 수 없는 신비스러운 영역이라서 그런지 의학 드라마나 의학 영화는 웬만하면 흥행 내지는 기본 타작 정도는 한다.

하이퍼나이프는 정말 예측 불가 메디컬 스릴러다.
최근에 디즈니플러스에서 메디컬 스릴러 드라마를 오픈했다. 박은빈, 설경구 주연의 하이퍼나이프다. 말랑말랑한 일반 의학 드라마가 아닌
사람을 죽고 죽이는 메디컬 스릴러물이다. 우리가 흔히 봐왔던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나 중증외상센터
같은 보통의 의학 드라마나 영화와는 결이 다르다. 하이퍼나이프는 과거에 촉망받던 천재 의사였던 세옥(박은빈)이 자신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스승 덕희(설경구)와 재회하며 필치는 치열한 대립을 그린 예측불가 메디컬 스릴러이다. 여기서 예측불가에 방점이 있다. 스토리를 예측할 수 없다는 건 극명하게 호불호가 나뉠 수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보통의 의학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숭고하고 존경받는 의사 영웅이 등장한다. 하지만
이 드라마에서는 영웅이 아닌 반사회적인 인격장애, 사이코패스가 등장한다. 사제지간의 훈훈한 스토리는 딴 세상 이야기이고, 데칼코마니 같은
두 사람의 잔혹한 장면만 가득하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인간의 ‘광기’는
과연 어디까지일까 궁금했다. 광기가 너무 지나쳐서 일반인들의 상상을 뛰어넘는 스토리 전개가 극 재미를
오히려 반감하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특히 장세옥으로 분장한 박은빈의 사이코패스 연기는 소름이 돋게
만든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때로는 눈물
그렁하게 펼쳤던 그의 연기와는 너무도 다른 모습이기에 더욱 그랬다.

둘 다 똑같은 데칼코마니 사이코패스다.
하이퍼나이프의 포스터 타이틀은 ‘죽도록 증오하고, 아끼는 나의 데칼코마니’이다. 칼은
누가 잡느냐에 따라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한다. 하이퍼나이프는 세옥과 덕희의 애증관계를 통해 극단의 이중성을 보여준다. 데칼코마니처럼 똑닮았다. 존경심을 넘어 경외의 시선을 보냈던 세옥은
몇몇 사건을 통해 증오로 변하고 멸시와 냉대로 일관했던 덕희 또한 간절함을 호소한다. 자신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스승을 위해 다시 칼을 잡느냐 마느냐의 기로에 선다.
덕희 또한 자신의 뇌종양을 제거할 의사로 세옥을 선택하게 된 배경도 이중성에 기인한다. 세옥이 사람을 죽일 수 있는 미치광이 사이코패스임을 알면서도 뇌에 대한 이해와 집착, 그리고 자신과 비견될 정도의 수술 실력을 가진 적임자라는 판단에서다.
드라마를 보다 말고 잠깐 하이퍼나이프가 무슨 뜻인지 찾아봤다. 수술
도구 중 하나란다. 사전을 보면 고강도 초음파 치료 기술을 활용한 비침습성 수술기기라고 하는데 절개
없이 체내 병변을 제거하거나 시술하는 의료기기다. 요즘엔 미용 시술부터 종양 제거, 암 치료 등에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풀이해보면 하이퍼나이프는 칼처럼
정확하지만 칼보다 부드러운 현대 의학기술을 나타내는 상징적인 용어라는 점에서 드라마의 제목으로 채택됐지 않나 싶다.

박은빈이 열연을 펼쳤지만 공감대를 얻어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하이퍼나이프가 영화에서 상징하는 건 완벽한 수술 기술이 인간적인 의료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걸 말해준다. 칼은 인간의 생명을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는 이중성을 갖고 있고, 수술을 선택하는 순간 의사는 신과 같은 권한을 갖게 된다는 걸 드라마는 보여주려고 했다.
8화로 구성된 하이퍼나이프는 주마다
2회씩 오픈되는 관계로 4주에 걸쳐 나눠서 시청했다. 일반적인
평가는 2화까지 보고 흥미를 잃었다는 의견이 다수다. 시청자에게
재미 요소가 아닌 자극적인 드라마에 불과했다는 평이 많다. 3월 19일에
첫 공개를 해 이제 한달 정도밖에 안돼 섣불리 판단할 수 없지만 중증외상센터처럼 엄청난 흥행을 하긴 힘들어 보인다. 기본 타작? 글쎄다.
<ansonny@review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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