횽들아
나는 지금 24살 캐백수야..
스펙이 딸려도 한참딸려서
취업도 못한채 그냥 졸업하게 돼버렸어

유난히 소심한 탓인지 면접에서도 계속 미역국을 마셨지 뭐야..
근데 어제 학교에 잠깐 볼일이 있어서 갔는데
전공과목 가르쳐주시던 교수님이 벤치에 앉아계시더라고

나는 또 그냥 지나칠수가 없어서 안녕하세요 교수님 그랬더니
교수님이 날 모르는 눈치더라
그래서 저 교수님께 3학년때 전공 들었었는데..하니까

말은 알겠다고 하는데 얼굴이 완전 모르겠는 표정 있잖아
근데 또 가기가 좀 그래서 옆에 앉아서 그냥 이것저것 말씀을 좀 건넸는데
완전 뻘쭘한 시츄에이션이 돼버렸어.

결국 교수님은 수업 있으시다고 담에 보자며 급히 가버리시고
나만 벤치에 홀로 남겨졌지

근데 집에와서 자꾸 후회되는거 있지
걍 모른척 할껄..
걍 모른척 할꺼얼!!!!!!!!

내가 어디 대기업에라도 취직해가지고 말할 건덕지나 있으면..
교수님이 날 몰라봐도 이렇게 쪽팔리지는 않았을텐데

걍 반가운 마음에 잠시 내 주제를 깜빡했지뭐야
생긴것도 완전 비호감인데 난..
모르는 학생이 갑자기 들이대니 교수님도 은근 황당하지 않았을까;;

앞으로 나 영어공부때문에 학교 도서관 계속 다닐꺼 같은데
그 교수님 또 마주치면 나 창피해서 어카지

친구놈은 못할짓 한것도 아닌데 왜 그러냐고 그러는데
그냥 내가 너무 부끄러워..
이렇게 새가슴인데 앞으로 직장들어간다 해도 어떻게 버텨낼지 모르겠어..
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