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징크스를 얘기해 줄께.. 난 알바건 직장이건 하튼 뭘 시작하는날 비오면 얼마 못가.. 연애도 그랬고.. 일도 그랬어.. 군대 조차도.. 비 오는날 갔다가 다쳐서 나왔고.. 졸업하고 그해 4월에 어떤 회사 들어갔어.. 첫 출근날 비가 개같이 오더라.. 이때만해도 별 생각이 없었어.. 하튼 사내 커플이 되고 그럭 저럭 잘 지내다가 여친님이 정직님하랑 바람이 났어.. 그 꼴 못보겠드라.. 그년이 대놓고 나보고 너랑 같은 회사 다니기 불편하다 이러더라.. 욱하는 성질에 때려쳤지... 아니 그때도 사랑했었어...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 불편하게 하면 안된다고 생각했지... 그리고 진짜 안드로메다 백수 생활을 시작했어.. 글고 그냥 아무거나 하자는 심정으로 야간일을 선택했어.. 역시 출근할때 비오더라.. 추척추척.. 낮까지 맑던 날씨가.. 밤되니.. 밤에 혼자 일하는거라 무척 쓸쓸하고 외롭고 그랬는데 견딜만 했어.. 그러다가 업무 형태가 바뀌고.. 야간에 교대직을 한거지.. 재수없이 주말엔 주간에 근무.. 이러다가 몸이 씹창이 나서.. 결국 병나서 6달만에 나올수 밖에 없었어.. 이땐 혼자 서울에 사는게 너무 슬프더라.. 막 집에 가고 싶은데.. 갈수도 없고.. 혼자 아퍼서 그리고 쓸쓸해서 진짜 엉엉 울었다.. 이때 처음 징크스가 떠오르더라.. 그동안 비가 올때 시작한 모든 것들이 머릿속에 지나가는 거야.. 몸좀 추스리고.. 한 인터넷 업체에서 계약직 구해서 들어갔는데.. 그날도 비가 오는거야.. 그때 생각했지 아 불길하다.. 예상은 적중.. 회사 사정 악화로 계약직 불가 할것 같다더라.. 결국 알바 한달(이때 월드컵 기간이라 일손은 급했거등)하고 끝났지 뭐... 그리고 친구가 방송일 해보지 않겠냐고 하더라.. 난 체질적으로 방송일 안 맞아서(대학때 알바하면서...) 꺼렸지만.. 놀면 뭐해 일자리 구할 동안이라도.. 그래서 들어갔어.. 대부분 알고 있던 사람들이라 불편하진 않겠다 생각했지.. 그런데 왠걸.. 출근하는 날 지하철에서 내리니 비가 오더군.. 비 맞고 출근했지.. 그리고 그날 저녁에 취객한테 밀려서 지하철 선로에 떨어지고 죽을뻔 했어.. 몸은 크게 안 다쳤지만 왼쪽 팔목이 심하게 아퍼서 일을 못할 정도로.. 지금은 집에서 놀고 있어.. 스스로 핑계라고 변명이라고 생각하지만.. 난 비가 싫어졌어.. 아직도 다친 손목은 많이 아퍼... 그리고 이젠 뭐 할 생각도 거의 없어지고.. 다른일을 하게 되더라도 첫 출근날 비가 온다면.. 맘 속으로 이상한 생각 할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