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적으로 디씨 유저층이 20대인지라 30대인 형이 형이라 부르는거에 거부감좀 넣어두고 들어둬. 형의 생각은 그래. 먼저 형은... 어렸을 때 잠깐 외국에서 살다 온 경험이 있구, 수학적으로 발달하지 못한 머리 덕분에 그토록 가고 싶었던 전자공학과를 못 가고 건축공학과를 가게 되었으며, 역시나 노가다를 하면서 구조뛸거 아니면 수학적 증명은 별 필요 없구나...를 느끼며 일단 학과 선택에 있어서만큼 잘 했다고 봐. 학교는 서울 중위권 대학 다녔고 학교 다닐 때 공부 지지리도 안해서 학점 참 개판같았어. 막판 4학년때 미친듯이 올려서 평점 3점은 조금 넘겼었지. 형도 마지막까지 설계에 뜻을 두고 미친듯이 하다가 보니, 이거이거 돈 쥐꼬리만큼밖에 안주는거야. 역시 설계는 돈많은 부자집 자제들만 하는거구나.. 하고 뼈저리게 느꼈지. 그리고 알아보니 구조쪽이 돈이 좀 되는 것 같더군. 아쉽게도 구조쪽은 영 취미가 없는지라. 그렇게 어영부영 하다가 졸업했어. 막막했지. 집에서 오락하다가 알바하다가... 이대론 살수 없다 싶어서 토익 셤도 보기 시작했어. 형이 어렸을 때 좀 살다와서... 영어는 약간 되거등. 공부는 개뿔... 알바하느라 바빠서 셤만 한 세번 봤는데, 볼수록 요령이 생기드라구. 그래서 775점이란 점수를 얻었지. LC 490 RC 285라는 기가 막힌 점수로 말이지. 수능 볼 때는 외국어영역 40점 만점 받았었는데 말이야. 사실 내가 찍기 능력이 남들보다 좀 돼. 졸업하기 전 건축기사도 어줍잖게 따 놨었고 말이야. 형은 대기업에만 원서를 넣었어. 서류전형은 어느정도 합격은 하드라. 그리고 지금... 오로지 면접 노하우 하나만으로 도급순위 10위권내의 대기업에 취직할 수 있었어. 형의 스펙? 핏. 그냥 평범하면서 준수한 외모와 한 덩치하는 몸, 학점 3.1X에 이르는 좃나 구린 평점, 서울 중위권 대학 건축공학과 졸업, 건축기사 토익 775점. 이것밖에 없어. 형은..학교 다닐 때, 무쟈게 많은 경험을 했거든. 여기에 나열하려면 끝이없을정도야. 극한을 달리기도 했고 택시기사도 해봤어. 학비 버느라 조그만 6층짜리 원룸 현장기사로 뛰기도 했지. 강한 자신감과 웃는 얼굴, 수많은 경험에서 나오는 말빨이 먹혔던 것 같어. 학교 다닐 때 공부 열심히 하긴 해야해. 근데 대학생이면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봐. 중간,기말 전 일주일만 도서관에 쳐박히면 엔만큼 성적 올릴 수 있지 않어? 형은 4학년때 공부하면서 도서관 책상을 수십번도 쳤어. 껄껄 거리면서... 잘 놀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공부하는것도 아니고 어중이떠중이 술먹고 겜방가고.. 이러는 인생들이야말로 진상이지. 형의 말은, 다양한 경험이 대기업 취직하기에 유리하다는거야. 딱 대기업 들어갈 스펙만 만들어놓고서는 자신만의 무기를 갈고 닦으란 얘기지. 어설프게 건축과는 술! 하면서 생지롤하다가 돈백만원 겨우 주는 설계사무실 가서 신세타령하지 말고. 그렇다고 형의 설계가 형편 없던건 아니야. 대전에서 입상은 할 정도의 실력이었으니까 말이지. 각설하고, 건축과 학생들이 이 글을 본다면 행운인거야. 건축과 출신들은 뭐 교수들이 입에 침이 튀도록 말하겠지만, 적당한 뻥을 쳐야하고 말빨이 쎄야 해. 현장이든 설계든. 많은 것을 알아야 하고 그 베이스는 경험이란거지. 형도 디씨에 들락날락거리는 이유중의 하나는, 요즘 젊은 것들의 트렌드를 잡기 위함이지 놀이터로 오는건 아냐. 이 젊은 것들이 20년 후의 나의 고객이 될테니까 말이지. 이정도면 충분히 알아들었으리라 생각하고, 형의 말이 거북해도 걸러서 들어. 호응이 좋으면, 아무래도 형이 사회경험이 새끼손톱만큼 더 많고, 대기업에서 근무하다보니, 각종 설계사무실, 구조사무실과의 연계성도 있어서... 각 분야별 진로향방과 전망을 알려줄께. 1학년때부터 공부한다고 책펴들지 마라. 19~23살의 시간이 아깝지도 않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