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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었다.

얼라료햏 2006.04.11 00:42:22
조회 485 추천 0 댓글 4



인천에 있는 4년제 대학을 다녔어. 토익은 죽어라 노력해도 700은 안 넘더라고. 탱자탱자 놀다가 작년 겨울방학 시작한 이후로 이력서를 넣어보기 시작했어. 젠장. 좀더 일찍 넣어볼 것을. 대기업은 영 없더라고. 중소기업들만 가득했었고, 그래도 내 전공쪽을 택해서 이력서를 넣어봤지. 나중엔 몇 곳을 넣었는지 기억도 안 나더라고. 3.3 학점에, 토익 660 인데 부전공을 중국어쪽으로 했어. 이공계인데 왠지 중국어쪽을 좀 알아둬야 겠더라고... 그런데, 안습인 것은 사회에서 중국어를 별로 쓸데가 없더라. 대부분의 회사들에서 일본어가 더 우대였어. 후회가 막심하더라구. 어쨌든 한 100여곳에 넣어서 면접을 7곳인가 8곳쯤 보긴 했어. LG 필립스랑 LG 이노텍, 하이닉스 같은 대기업은 줄줄이 떨어졌어. 서류가 통과가 안 되더라구. 그런 곳은 나중엔 지레 겁먹고 포기하게 되더라. 그리곤 중소기업, 그나마 이름알려진 곳에 막 넣기 시작했어. 하지만 면접에서 버벅대고, 결정적으로 내가 전공쪽에서 학점이 별로 안 좋아. 주로 교양에서 메꾼 점수이거든. 거기다가 결정적으로 내가 교원자격증이 있어. 나중에 그거 하느라 회사에 신경 안쓰는 거 아니냐면서, 면접 볼 때마다 분위기가 안 좋더라고. 그래서 나중에는 얘기안했는데, 성적표 보면 과목이 나오잖아. 거기에 다 찍혀 나오니까 얄짤 없더라구. 그리고 막상 면접보러가면 신입을 뽑으면서 왜 모터 만져봤냐는 둥, 모터의 구동원리 같은 거 물어보면서 공장에서의 경험 있느냐고 묻는거야. 황당하더라고. 신입이면 그런 경험 거의 없는 게 당연한데.ㅠㅠ 당황해서 버벅대고 또 떨어지고... 자격증도 필기만 합격하고 실기를 못 봤거든. 그러다 보니 공기업 이공계 쪽 뽑는데도 못 넣게 되더라. 공무원 쪽은 아예 공부를 새로 시작해야 하니까 힘들어지고. 거기다가 2월부터 등록금 빌린 거 갚으라고 은행에서 쪼기 시작하더라구. 아버지는 택시운전하셔서 요새 완전 집안이 적자야. 그러다보니 공부할 분위기가 못되더라구. 결국...2월말부터는 내 전공과 관련된 곳을 포기하고, "전공 무관"을 찾기 시작했고, 나중에는 "대졸 신입" 에서 "전문대졸", "고졸"에도 막 넣기 시작하게 되었어... 그러다가 연락이 없으니까 노동부도 기웃거리게 되고... 그나마 여기저기 영어 이력서 쓰는 책 같은데서 이것저것 조합해 만든 영어 이력서를 올려 두었더니, 헤드 헌터한테 영어 면접 가능하냐고 연락이 오더라. 그래서 유창하지는 않지만 가능은 하다고 하니까 소개를 시켜 준대. 그래서 조난 기대하고 준비도 했어. 영어 면접 과정도 학원에서 다니고, 관련 책도 조난 사고, 공부도 하고....십쇼키들. 애프터 연락이 없더라? 담당 헤드헌터한테 전화하면 연락은 해 보겠다, 연락은 해 보겠다, 그러는데 다 뻥이었나봐. 그런 와중에서 다니던 학원에서 내 정보를 팔아먹었는지, 그 학원에서 무슨 외국어관련 잡지를 만들었다나봐, 조난 비싸더라구. 서점에서도 안 파는 걸 나한테 팔려고 계속 전화하더라구. 취직도 안되는데 열받더라.. 어떤 학원이냐고? 참고로 Y로 시작해...알만하지? 그러다가 종근당에 이력서를 넣었어. 제약영업사원 뽑는 건데, 조난 운좋게도 면접을 보러 오라는 거야. 거기서 처음으로 면접비라는 거(만오천원) 받고 눈물을 흘렸어. 같이 면접보러 갔는데 다들 말을 기차게 잘하더라고. 난 완전히 쫄았고, 에라 될대로 되라 생각하고 대답을 막 해버렸어. 약간 삐딱선을 탔지. "지방에서 일할 수 있어요?" 라는 질문에, "전 서울 아니면 싫습니다."라고 해 버렸다니까. 그런데 1차 면접 합격했어. 사장이 직접 2차 면접을 본다는 거야. 나중에 또 나갔지. 그래, 이번에도 건방지게 나가보자. 그런 컨셉을 좋아하나보다..난 바보였어. 사장이 왜 서울만 고집하냐고, 부산은 싫고 미국은 좋냐는 거야. 그런 생각이 썩어빠졌대. 그리고 서울에서만 일하고 싶으면 나보고 회사를 차리래...눈물나더라. 그래도 면접비 두번 챙겼다고 위로했어. 그거는 물론 소주마시는데 썼지 뭐. 그러다가 삼성 에스원이라는 데서 사람을 뽑는다고 해서 넣었어. 인턴사원이야. 대우는 전문대졸이고. 어떻게 면접을 통과했는지 기억도 잘 안나. 어쨌든 하늘이 도왔다고 기분이 째졌지. 그런데, 신체검사에서 부정맥이라는 거야. 그래서 합격을 보류해야 한다나 어쩐다나... 가슴에 휴대용 심전도 측정기를 달고 연수원에 들어갔다니까? 불편해서 연수원 있는 내내 담이 걸렸었다니까? 다행히 부정맥 정도가 심하지 않아서, 그냥 넘어가게 되었고 지금은 인턴 과정 잘 밟고 있어. 어렵게 들어가게 된 만큼, 여기저기 조난 힘들다는 소리 많지만 그냥 열심히 다니려고. 승진이 늦긴 할 테지만, 뭐 열심히 하면 되지 뭐. 여기는 자주 오진 못하지만 항상 격려가 넘쳐나는 거 같아 좋은 거 같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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