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 좋은 가치지. 근데 여러 가치 중 하나이고, 목적이냐 수단이냐 나누면 수단적 가치에 불과함.

근데 이 나라는 공정이 절대선으로 여겨지고 있음. 전근대적인 과거제도의 환상때문일 수도 있고, 50년대식 공채제도의 환상 때문일 수도 있고, 적극적 우대조치에 반발한 (부모 용돈 받아쓰던 대학생때까지만해도 지들이 사회적 강자라고 착각한 멍청이들)때문일 수도 있음. 결국 공정이란 명목하에 국가가 직무표준을 만들고, 기업 채용에 과거시험 공무원시험마냥 수만명이 몰려 필기시험을 치고, 면접을 2-3번이나 보는 해괴한 광경이 펼쳐지는 중임.

공정이 가장 중요한 가치일 때는 모두가 같은 루트로 같은 목적지를 향해 전력질주할 때 뿐임. 즉, 각자가 자신의 길을 따라 간다면 공정은 그리 중요한 가치가 아님.

조국씨가 가재 붕어 개구리로 살아도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야한다고 했을 때, (그가 그의 딸과 무슨 짓을 한건 논외로 하고 저 말만 두고 봤을 때) 가재 붕어 개구리들이 분개하는 걸 보고 어이없음도 있었지만, 계급상승의 환상에 사로잡혀 다같이 불행해지는 한국사회의 본질을 꿰뚫는 말이었는데, 저기 분개해서 사다리 걷어차기 운운하는 점에서 안타깝기도 했음.

결국 오늘도 가재 붕어 개구리들은 자기 몸 갈아가며 소와 말 옆에서 100m 달리기를 연습중임. 미래는 뻔하지. 스스로의 노력이 부족했다며 또 스스로를 비관하며 방에 틀어박히거나, 세상이 불공정하다는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음모론자, 사회불만세력이 되거나.

그나마 최근에 대졸 놀았음 400만 어쩌구 하며 사태가 헬조선 타령하던 때, 코로나 암흑기 때보다 심각하다는게 드러나며, 뭔가 문제가 있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늘어나고는 있다만.. 너무 늦었다. 90년대, 00년대 초반생들은 어쩔 수 없고, 이후 세대는 자신의 삶을 살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