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영업직인 저의 하루 일과....
아침..5시50분 알람소리....패쓰... 10분 뒤 다시 울리는 알람에 일어나 무의식적으로 TV를 켜고 매경방송을 틀어 놓는다.. 눈은 떠지지 않지만 매경에 나오는 어제 미국 증시가 어떻게 되었는지를 확인한다..
자취방 20인치 TV인지라 깨알같은 글씨는 잠결에 잘 보이지도 않는다..
한 10여분 날 너무나 사랑하는 벨벳 커버의 침대와 라텍스 베개, 따뜻한 전기매트를 매정히 박차고 일어나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지각...ㅡ.ㅡ
요즘 장세가 뭐 같다. 솔직히 두렵다. 그렇게 좋다고 외치던 우량주들이 고점대비 30%이상 물려버렸으니.. 종목을 바꾸기도 겁난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옷을 주섬주섬 입으며, 마지막으로 향수를 살짝 뿌리고 집을 나선다..
처음에는 무조건 6시 40분 까지는 지점에 도착하려고 노력했었는데..요즘 7시를 살짝 넘기기 일수이다.
막내라서 제일 먼저 지점 문을 따야하는데...고참이 먼저 와 있다. 눈치 함 주는거 살짝 웃으며 넘긴다.
고참들 컴퓨터 켜고, 객장 컴퓨터 켜고 본격적으로 회의 자료를 출력하기 시작..
7시 30분.. 지점사람들이랑 체조 후 구호를 힘차게 외치고...
7시 50분...본격적으로 영업회의 시작..
보통 8시 30분 까지 이어지는 영업회의에서는 그 전날 미국시장 분석을 시작으로...전날 특징주, 그리고 가장 중요한 오늘 어떤 종목을 매매할 것인지에 대해서 논의한다.
회의 끝나고 담배 한 대 빨고 전투는 시작된다...
어제 미국 시장이 많이 올라 동시호가에는 무조건 질러야 된다...그래서 선택한 종목.. 지주사들, 조선주들과 인터넷주들. 관심종목에 등록을 해 놓고 일임계좌들 바로 들어갔다..
어라...그런데 종목을 잘못 택했다. 시가가 고가였다..이런 제길슨..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지수만 유지하고 내가 들어간 종목들은 조금씩 밀리기 시작한다... 어떻게 할 것인다... 오후장을 볼것인가..아님 손절 하고 고객한테 전화할 것인다...에라....선물시장을 살피니 영...방향성이 없다..차라리 손절범위에서 터는게 그 상황에서는...
이렇게 10시 까지 온갓 생각들과 울려대는 주문전화를 응대하고.....시장 동향을 살피고..정신없이 시간이 지나가면 10시 30분.. 담배한대 잠시 빨고....밥먹기 전까지 시황이랑 레포트 검색....그리고 고객들한테 전화하고....
밥은 보통 조를 나누어서 먹는다..보통 20분...이러니 살이 찔 수 밖에...중국이나 일본처럼 점심시간에 휴장했으면 좋으련만...오랫동안 자릴 비울 수 없으니...장이라도 좋지 않으면 체하기 일상이다. 항상 서랍안에 까스 활명수 박스체 넣어두고 먹고 있다..
오후 2시..이제부터 또 시작이다. 2시만 넘어가면 종목들이 날뛰기 시작한다.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3시..이래저래 매매를 마친다. 고객들한테 전화를 해야 하는데...한 5~6통 전화를 돌리니 3시 30분.
객장 TV를 끄고 전광판 스위치를 내린다..
담배 한 대 빨면서 고참들이랑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오늘 비가 오니... 나가기가 싫다...... 신규라고 하나 터와야 되는데... 걍 계좌들 살피면서 고객들한테 전화하기 시작한다..
오후 5시 30분..다시 회의다...오늘 종목들에 대한 분석..빡쎄다..그리고 배고프다..
7시.. 업무창구 애들 챙겨서 밥을 먹고... 8시 다시 지점에 들어와 잠시 놀다가....내일 무엇을 매매할 것인지에 대해서 고민한다..
10시..드디어 퇴근.. 집에 오면 걍 멍하니 있다...
10시 이전에 퇴근하면 솔직히 할 것이 없다..왜...그렇게 해 본 적이 별로 없어 어색하니까....
- 증권사를 지망하시는 분들이 아셔야 할 것들..
- 출근시간...그 어느 직업보다 빠르다는 것..보통 6시 30분 이전에는 출근 완료 해야 함.
- 하루 근무시간이 최소 15시간은 된다는 것...지점별로 차이는 있지만..개인적으로 한 달에 18번은 지점에서 저녁을 해결하고 있으며, 20일 영업일 중 9시 이전에 퇴근은 일주일에 한 번 정도였음.
- 자가 운전 필수...처음으로 지점에 와서 들은 말이 \'차있냐?\' 였음..유예풀리기 전에 바로 차 뽑음.
- 솔직히 술 많이 마심
- 영업직원은 브로커임..결국 주식 매매로 먹고살아야 하는 직업..장기투자다 뭐다 다 필요 없음..실무에 있어서는 매매가 없는 1억 계좌보다 매매가 잘 이루어지는 1천만원 계좌가 소중하게 됨.
- 그렇다 보니 시세에 신경을 쓰게 됨.. 스트레스 엄청 받음..
- 주말에 하루정도 출근해서 DM을 만들거나..페이퍼워크를 진행..ㅎㅎ
1년 지다다 보면 동기들 사이에서도 빈부의 격차가 심해짐..월급 300 달랑 받는 동기가 있는 반면 한 달 1000만원 정도 받아가는 동기가 생기기 시작...
개인사업자라고 해야 할까..노력과 약간의 운이 정말로 필요한 직업...
마지막으로 힘들지만 자부심 가질 수 있는 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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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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