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바라보기 직전 막장이야.
수개월간 백수짓하다 큰맘먹고 조선소 일 해볼라고 서울에서 짐싸갖고 무작정 통영 내려와 달방 잡았어
그리고 오늘 통영 안정공단이란 곳을 가봤어.

택시가 x동조선해양이란 곳 앞에 내려 줬는데 내린 다음 고개를 든 순간 ㅅㅂ 무슨 아파트보다 더큰 엄청난 배 크기에 쫄았다
삼성도 대우도 아닌 더 작은 조선소에서 만드는 배가 그정도면 대체 삼성 대우 배들은 얼만하단 거야...

가기 전 무슨 협력업체에 전화 한 통 때리고 간건데 배만 보고 쫄아 버렸어. 내가 저런 거 어떻게 만드나...
익명성을 무기로 글쓰는 건데도 쪽팔려 죽겠다.
근 1년간의 백수짓하며 나사 풀릴 대로 풀린 상태라 압박감이 더 컸던 걸까? 방구석에서 그 긴 시간을 굴러다녔으니...
후... 사람들이 둘씩 셋씩 의지해서 조선소 가는 이유를 알겠다. 아 그 압박감이란....

모텔 당번이나 피자집배달원했던 거 다시 해버릴까 하는 생각까지 든다.(창피하지만 내가 이것저것 전전했거든...)
사람은 하던거 계속하게된단 말을 지금처럼 통감한 적이 없어.
저런거 해봤으니 지금 다시 하래도 두려움 없고 자신도 있는 거지.
나름 사회 밑바닥에서 굴러 일의 요령 터득하는 거라던가 그런 거 나름 잘한다 생각하고 어디서든 일 좀 한다고 사장이 좋아하고 그랬어.
그래서 뭐든 배우면 된다 생각했지.
근데 산더미만한 배를 본 순간 갑자기 몰아치는 그 엄청난 압박감이란..... 아 진짜....

전에 했던 저런 것들보단 나이도 있으니 좀더 경력 쌓을 수 있는 기술직을 생각해서 조선소 파트들 나름 알아보고 취부사? 그것 보조부터 시작하자  생각하고 간 건데...

조선소 다니는 횽들 없어? 아무 말이나 좀 해줘 절실해.... 쪽팔리고 한심스러 죽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