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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김$% 내 얘기 한번 들어볼래 13번째...

같괱깨(58.234) 2007.10.29 15:00:51
조회 259 추천 0 댓글 2

타군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해병대에는 1주일이라는 가입소 기간이 있다..

그래서 별도의 신체검사를 통해서 귀향자를 선발하는데 귀향하는 애들은 치질이나 허리디스크 뭐 이런 종류의 질환을 가지고 있는 놈들이었다..

난 다행히도 약간의 치질증상 말곤 이렇다할 질병이 없어서 계속 남아서 훈련을 받게되었다..


처음 1주일간은 이런저런 조사만 했는데 별건 아니고 ..

그냥 사회에서 놀다온놈 학교다니다 온놈 ..군대에 지인있는 놈..뭐 그런 잡다구리한거 그런걸 지겹도록 했다..

군대란 어디나 다 똑같은 것 같다..여기도 마찬가지로 빽좀 있는 놈들은 디아이들이 따로빼서 면회도 시켜주고 이런저런 보직으로 빼주기도 하고 그랬다..

딱 사회를 축소시켜놓은 그런 모습이었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나가니 이제 머리를 박박 밀어준다.

이발소에서 내 순서를 기다리는데 이발병 선임들이 머리깍아주는 걸 보니 덜컥 겁이났다..

자기 맘에 조금이라도 안들면 대가리 후려갈기고 욕을 하고 ...

이거 완전 깡패다..

그래서 난 머리를 깍는 내내 어떻게든 안맞으려고 애를 썻다..

물론 나는 조금 밖에 안 맞았다..

머리를 깍으면 이제 본격적인 군사훈련이 시작되는데 그러기에 앞서 보급품이 지급이 됐다.

치약에 양말에 전투복에 ..웬만한 생활물품은 다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맘에 들었던건 역시 쎄무워커 였는데 털이 복슬복슬하니 그렇게 맘에 들수가 없었다.

그리고 심플한 디자인의 보급 운동화...디자인이 생각보다 괜찮았다..

그렇게 훈병이 되기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

이젠 개갈굼과 좃뺑이의 나날이 시작되는거다..

본격적인 훈련 1주차...

제식훈련을 하루종일 받았다..

말로만 듣던 케이투를 지급 받았다..

정말 군대에 왔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그날 야밤에 병사 옆에 있는 공수연병장에서 우리 중대는 따로 총검술을 익혔는데..

디아이: 소대장이 총검술을 알려줄테니까 보고서 잘 배울수 있도록해!

(우리 대대에서 가장 악질교관)

디아이:일단 가장 기본적인 찔러 동작을 가르쳐 줄꺼야!

찔러동작을 한다..역시 디아이다 동작이 딱 딱 끊어진다.

디아이:소총을 앞으로 힘차게 밀면서 상대방의 인중과 목을 노리는거야!

그러면서 왼발은 앞굽이 자세가 되야하고 뒷발을 앞꿈치가 앞에발과 11자가 되게 쭉 펴줘야되 알았나?

훈병들:예.알겠습니다~

디아이가 우리들을 둘러보는데 한놈이 맘에 좀 안들었나 보다..

디아이:야 너 이 개@@야! 너 자세가 그게 뭐야 이 @#놈아 너 앞으로 나와!

그 동기는 덜덜 떨면서 디아이 앞으로 나갔다..

순간 피할틈도 없이 디아이의 개머리판 10단 콤보가 작렬한다.

전쟁영화에서 보는 육탄을 보는 것 같았다..

그걸 보는 우리들은 내가 아니라는 안도감과 함께 극단의 공포심을 느꼈다..

그걸 보고나니 훈련에 임하는 자세 부터가 달라진다..

목소리는 커지고 동작은 날렵해지고 ...

왜???

맞기 싫어서 였다.

그래도 1주차는 이론교육이 조금 많아서 몸은 조금 수월했다.

2주차 부터는 본격적인 앞에서와 같은 스파르타식 교육훈련의 나날 들이었다..

훈련보다 곤혹스러웠던 건 매일 밤 찾아오는 순검시간 이었는데 기본 1시간씩은 끌 정도로 엄했다..화장실에 청소상태가 조금 이라도 불량하면 화장실 청소당번들은 빤스바람으로 빵빠레를 해야했고 보고 형식이 조금이라도 틀릴때면 소대장훈병은 중앙현관으로 뛰어나가서 소대장들의 니킥을 받아내거나 ...대가리를 박거나 뭐 항상 그런 식 이었다..

가장 긴장됐던건 소대장이 랜덤으로 물어보는 암기사항이었는데 그때 제대로 대답을 못하면 곧바로 꼬라박아 였다.

도열해있는 훈병들 사이를 직각보행으로 오가며 물어보는데 누가 걸릴지 몰랐기 때문에 최대한 안걸려 보려고 어떻게든 소대장의 눈빛을 피하곤 했었다..

아..그리고 식사에 대한 얘기를 해볼까한다...

날이 갈수록 우리들의 식사량은 늘어만 갔다..

배식은 식사당번들이 하지만 밥을 푸는 것 만큼은 자율적이었다..

밥을 산더미 같이 쌓아서 먹곤 했는데 디아이(소대장)가 정해놓은 시간에 맞추려면 정신없이 먹어야 했기에 맛이 뭔지 반찬이 뭔지 그런걸 느끼면서 먹는 다는건 사치였다..

지금까지도 의문 스러운게 있다면 그건 반찬에 콩나물이 빠지지 않았단 거다..

콩나물 닭고기국을 먹어본적이 있는가...

콩나물 미역국을 먹어본적이 있는가...

콩나물 고깃국을 먹어본적이 있는가...

아마 대한민국에 몇 명 안될거라 믿는다..

반찬에 콩나물 무침은 항상 빠지는 날이 없었다..

그래서 우리들 사이에서는 왕자식당 지하에 거대한 콩나물 공장이 있다는 루머가 떠돌기도 했다.

아침에 찬우유와 밥을 먹고나면 항상 배가 아팠다..

하지만 화장실도 언제나 만원이었다..

아침마다 화장실에 가면 구린내가 코를 찔러서 너무 괴로웠었다..

아마도 콩나물을 먹이는 것은 일단 잘싸라고 그런게 아닐까하는 조심스런 추측을 해보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진실은 저편이다..

그리고 훈련이 계속되던 어느날 저녁 우리에게 특식으로 맛스타와 건빵이 주어졌다.

배가 고프고 군것질도 못하고 그런것도 있었지만 ..

정말 언빌리블 환타스틱이었다..

그때 먹은 건빵 만큼 맛있는 과자는 지금까지도 못먹어 본것 같다..

건빵이 이랬으니 맛스타는 말할 필요도 없는 거 였고...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천국의 맛!!!!

정말 많은걸 글로 표현하고 싶지만 내 기억력의 한계로 그러지 못하는 것이 아쉽기만 하다.

그리고 또하나 애로사항은...

설거지였다..

훈병시절 6주동안 나는 퐁퐁을 맘껏 써서 츄라이(식판)을 닦아본적이 없었다..

수돗가에 퐁퐁통은 있지만 그안에는 언제나 맹물 뿐이었다..

그렇다고 설거지를 대충하면 식사당번한테 뺀찌 먹기 때문에 대충도 못했다..

그래서 기름이 덕지덕지 묻은 츄라이를 코딱지만한 수세미로 열심히도 닦았다..

보급이 그렇게 나빴는지 일부러 그런건지 알수는 없지만 수세미도 통으로 된건 없었고 하나를 10조각 정도로 잘게 나눠서 쓰곤했다..

근데 그것도 오래쓰다 보니 기름이 껴서 더 이상 수세미의 역할을 하지 못했다.

그래서 닦다보면 오히려 수세미에서 기름이 묻는 경우가 더 많았다.

그래서 생각해낸건 수세미대신에 갱지같은걸 챙겨서 그런걸로 기름기를 닦아내고는 했다.

어떻게든 츄라이검열을 통과해야 했기에 위생이니 뭐니 그런건 안중에도 없었다..

물론 지금 생각하면 그저 웃음만 나오지만....

교회와 쵸코파이에 대한 고찰...

일주일에 한번 있는 종교활동..

어느 군이나 똑같듯이 군대에서의 종교란 초코파이를 얼마나 많이 주느냐로 종교가 구분된다.밖에선 천주교를 믿었건 불교를 믿었건 그런건 중요하지 않다..

오로지 과자 초코파이 음료수다..

당시 가장 좋은 조건은 역시나 교회였다..

가장 대중적이거니와...

일단 돈이 많아 그런지 과자를 오라지게 잘줬다..

앞에 나가서 율동을 따라하면 그 귀한 아트라스를 박스째로 주곤 했으니깐..

교회의 인기는 그 누구도 못 따라갔다...

그리고 예배시간 중에 아줌마가 기분이 좋으면 우리들한테 쵸코파이니 아트라스 하는 것들을 마구마구 던져주고 뿌려주고 정말 최고였다..

내 머리위로 비행하던 아트라스가 내눈엔 황금으로 보였으니깐...

그렇게 일요일은 언제나 풍족했다...

어찌보면 빈곤속의 풍요라고나 할까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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