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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퍙갤문학] 특별편 사랑하기에 떠나보낸다모바일에서 작성

파갤러(175.120) 2025.04.06 13:53:52
조회 139 추천 6 댓글 8

들어가기 앞서 이글은 배카스라는 고닉이 자신의 사연글에 제가 살을 덫 붙인 글입니다.


"이 집엔 작별이 있다는 걸, 그제서야 알았다."

블루.

2020년 11월 25일, 내 방에 처음 생긴 작은 도마뱀 한 마리의 이름이다.

손바닥만 하던 그 녀석은 이제 130cm.

시간이 지나며, 도망치기 바빴던 녀석은 손으로 건네는 밥을 받아 먹을 만큼 익숙해졌다.

물론, 나를 좋아한 건 아니다.

밥 주고, 집 지어주고, 물 갈아주고, 쳐다보며 걱정했던 나를
자주 물어댔다.

상도덕도 없이, 틈만 나면 손을 물고 튀던 녀석.

쌍놈 중에 쌍놈이었다.

그런 녀석을, 이제 보내기로 했다.

마음이 내킨 결정은 아니다.

1년 반, 아니 2년쯤 뒤면 군대를 가야 하고

그때 이 커다란 도마뱀을 대신 맡아줄 사람은 없었다.

부모님께 맡기기엔 너무 컸다.

사납고, 빠르고, 위험하다.

야생 그대로의 본성이 마음 한켠에 있는 존재다.

그래서 생각했다.

차라리 지금, 아직 생생한 지금,

어디서든 사랑받을 수 있을 때 보내는 게 나을 거라고.

새벽, 컴퓨터 앞에 앉아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는

어디서부터가 제정신이고 어디까지가 감정인지 모르겠다.

쓰다 보면 울컥하고, 멈추면 멍해진다.

블루와 나는, 일반적인 ‘반려동물과 집사’의 관계는 아니었다.

“우리 애기~” 같은 말보다,

“야 이 새끼야”, “씨발 좀…”

그런 말들이 훨씬 더 많았던, 그런 관계.

5년 동안 친 사고는 헤아릴 수도 없고

팔 곳곳엔 이 흉악한 도마뱀이 남긴 흉터가 남았다.

그런데 왜 이렇게 슬픈 걸까.

왜, 눈물까지 나는 걸까.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이다.

초등학교 6학년이던 나와

고등학교 2학년이 된 지금까지

한결같이 함께 해 준 생명이다.

어쩔 수 없는 이별이라 해도

막상 그 시간이 다가오니

나는 그저 조용히, 그 마지막을 기다릴 뿐이다.


블루.


형아랑 놀아줘서 고마웠다.

가서도 꼭, 잘 살아라.

그리고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기를.






시 하나 썼다.


처음 널 본 건


손바닥 안에 겨우 담기던
네가 작은 생명이던 날이었지.

눈은 날 경계했고

몸은 늘 도망치려 했지만

나는 너를 사랑했어.

어쩌면, 그때부터 이미.



이제 나는

너를 보내야 해.

너를 사랑했기에

더 늦기 전에 보내야 해.

맹수의 삶을

다시 너에게 돌려줘야 해.





잘 가, 블루.


다시는 돌아오지 않더라도

나는 언제나 너를 기억할 거야.

내 방 한쪽,

너와 나의 시간이

아직 따뜻하게 남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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