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공됐는데도 팔리지 않아 매물이 쌓이는 이른바 '악성 미분양 아파트'가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지방뿐만 아니라 서울까지 덮친 악성 미분양 아파트로 인해 부동산 시장 침체가 본격화됐다는 우려가 높아지는 모양새다.
지난해 12월 입주를 시작한 서울 구로구 개봉동의 한 아파트에는 '입주 환영'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있지만 새 아파트다운 활력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인근에 위치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2000만원짜리 발코니 확장 옵션도 공짜로 주고 방마다 600만원 들인 시스템 에어컨, 중문, 드레스룸까지 전부 그냥 드린다고 해도 안 나간다"라고 한탄했다.
단지 내 상가에서도 불 켜진 곳이 없어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풍겼다. 입주를 시작한지 수개월이 지났지만 3개동 317가구 가운데 17~18가구는 여전히 비어 있는 상태다. 분양이 2023년 9월 시작된 점을 감안하면 벌써 2년 반 가까이 주인을 찾지 못한 것이다. 이에 5000만원 마이너스 프리미엄까지 등장했다.
사진=SBS뉴스
그동안 부동산 한파를 유일하게 피해가는 지역으로 꼽혔던 서울에서도 결국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신축 아파트도, 초역세권도 예외를 피해갈 수는 없었다.
'서울 불패'는 이제 옛말인 것처럼 과거와 달리 미분양 주택 수는 2021년 54호에서 2022년 994호로 급증하면서 3년째 900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준공 후 미분양이라는 뜻인 '악성 미분양'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전체 66%에 달하는 633호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최상류층을 위한 극소수의 초고가 아파트 신고가 거래 때문에 현재 서울 지역의 부동산 경기 리스크가 과소평가되고 있다"라며 "특히 미분양 집계는 '자진신고'로 이뤄진다. 알려지지 않은 미분양까지 합치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맞먹는 경기 악화가 진행되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강남 3구 주거용 오피스텔도 미분양 사태 맞이해
사진=SBS뉴스
심지어 강남 3구에서도 이러한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 서초구의 한 오피스텔은 2021년부터 분양을 시작했지만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전체 150여세대 중 절반에 달하는 물량이 주인을 찾지 못했다.
해당 건물은 오피스텔로 분류되긴 하지만, 주거용으로 설계되었기에 시장 호황기엔 '주택'으로 취급되었던 곳이라 더욱 충격이 크다.
강서구 내발산동에 위치한 한 아파트는 발산역까지 1분밖에 걸리지 않는 초역세권이지만 45세대 가운데 12세대는 미분양 상태다. 소규모 단지라 투자자들의 수요가 그리 많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서울서 역세권 미분양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분양사무소 관계자는 "지금 입주 완료된 집은 3세대 정도밖에 안 되고 계약된 집들은 3~5월 잔금 납부를 앞두고 있다"라며 "중간층 시세가 9억원대였는데 지금은 가격을 7억2000만원~7억4000만원으로 낮춰야 계약이 조금씩 들어오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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