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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인기 누리는 '핀테크' 업계, 앞으로 남은 과제는?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10.16 00:09:15
조회 1072 추천 0 댓글 2
[IT동아 정연호 기자]



핀테크 산업이 핫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핀테크란 금융을 의미하는 '파이낸스(Finance)'와 기술을 뜻하는 '테크놀로지(Technology)'가 하나로 합쳐진 단어로, 말 그대로 금융과 기술이 결합해서 등장한 새로운 산업이다. 물론 과거에도 금융에 IT 기술이 활용되긴 했지만, 인터넷 뱅킹·모바일 뱅킹처럼 IT의 역할은 금융 거래를 보조하는 정도에 그쳤었다.

하지만, 전 세계의 금융을 혁신하고 있는 핀테크의 현재 행보는 이와는 사뭇 다르다. 금융 분야는 핀테크로 인해 파괴적인 혁신을 경험하는 중이다. 이에 따라, 금융의 패러다임도 전통적인 금융 기업에서 빅테크(대형 IT기업)를 포함한 비금융 기업의 영역으로 전환되고 있다.

플랫폼 기반의 핀테크 산업



인터넷 전문 은행인 ‘카카오뱅크’는 2017년 7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4년 만에 고객 수 1,700만 명을 돌파하였다. 국민 3명 중 1명은 카카오뱅크를 쓰는 상황이다. 지난 8월 카카오뱅크가 밝힌 바에 따르면, 상반기 말 기준으로 수신(예금) 금액은 26조 6,259억 원이며 여신(대출) 금액은 23조 1,265억 원을 기록했다.

카카오뱅크는 국내 최대 메신저인 카카오톡과 플랫폼을 공유한다(올해 6월 기준 카카오톡 국내 이용자는 4,556만 명이다). 지금까지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광고, 커머스, 모빌리티, 게임, 콘텐츠 등으로 영역을 확대해왔다. 카카오 계열사로서 카카오톡의 수많은 이용자를 공유하면서, 카카오뱅크는 이들을 끌어와 안정적으로 시장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이용자 확보에 필요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단 점이 강점이다.

카카오뱅크는 카카오를 기반으로 한 카카오프렌즈 체크 카드 등의 금융 상품과 마케팅으로 국내 최고 금융주로 자리 잡았다. 아직 시중 은행에 비해 실적은 상당히 낮지만, 카카오 그룹과 시너지를 낼 때 본격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기도 하다. 앞으로 카카오페이와의 협력을 통해서, 간편 결제 데이터를 신용평가모형 개발에 활용해 소비자 효용을 극대화할 예정이다.

토스는 송금 서비스로 모은 고객에게 은행·증권·보험 등의 금융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슈퍼 앱(Super App, 앱 하나로 다양한 비즈니스를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 전략을 취하고 있다. 토스 앱의 가입자 수는 2,000만 명을 돌파했고, 월 이용자 수(MAU)는 1,406만 명으로 금융 연관 앱 중에선 최상위권이다. 무료로 제공하는 송금 서비스가 거액의 적자를 발생시키지만, 이는 고객을 모으는 핵심 사업이다.



계열사인 '토스증권'은 토스 앱에서 주식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며, 3월에 본격 출범한 후 3개월 만에 누적 계좌 수가 350만을 넘었다. 토스뱅크의 신용 대출 상품은 다른 시중 은행에 비해 우월한 연 2%대의 금리, 높은 한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쭉 이어질 성장, 남은 과제는…’

삼정 KPMG가 발표한 ‘은행산업에 펼쳐지는 디지털 혁명과 금융 패권의 미래’는 “IT 리서치 기업인 가트너(Gartner)는 2030년까지 현재 은행의 80%가 폐업하거나, 타 은행에 흡수될 것으로 예측했다. 디지털 전환 과정은 은행 전반에 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새로운 기술로 편의성이 극대화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나, 금융업으로의 진출을 확대 중인 빅테크 등의 신규 진입자가 금융 생태계를 재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으로 주 소비층으로 부상할 디지털 친화적인 MZ(1980~2000년 출생자) 세대는 은행과 같은 전통적인 금융 기관보다 구글·아마존·애플·카카오·네이버 등의 IT 기업이 제공하는 금융 서비스를 더 선호한다. 이들 덕분에 언제, 어디서든 스마트폰 하나로 잔고 확인·이체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되어 서비스 편의성이 많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핀테크는 지점이나 점포 운영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에, 기존 은행들이 유료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매우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데이터 3법 개정, 오픈 뱅킹(하나의 앱으로 여러 은행의 계좌를 조회·결제·송금 이용) 등으로 국내 금융 업계에 데이터 생태계가 태동하고 있으며, 마이 데이터(개인이 산재한 데이터를 한곳에 모아 직접 관리하는 과정) 시행으로 기존 은행이 갖고 있던 고객 데이터에 대한 독점력이 약화됐다. 거래 정보 등의 금융 정보는 고객의 니즈를 파악해 수익을 올리는 수단이기 때문에, 고객 데이터는 은행의 핵심 자산이었다. 이젠 핀테크 업체도 이러한 정보를 활용해 맞춤형 자산 관리나 우대 금리 상품 등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보고서는 “규제라는 진입 장벽의 보호도 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며, 대부분의 경제·소비 활동도 향후에는 모바일·데이터 기반의 플랫폼 서비스를 중심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는 2025년까지 은행은 리테일 부문 수익의 최대 60%를 핀테크 기업들에 뺏길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핀테크 기업은 더는 금융업계의 디스럽터(Disruptor)가 아닌 주류로 자리 잡았으며, 금융업계의 주도권을 놓고 기존 은행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다”이라고 전했다.

한편, 핀테크 기업이 혁신에 대한 기대를 현실화해 성장세를 유지하려면, 서비스 편의성뿐 아니라 고객 데이터와 인공 지능[AI] 모델을 활용한 신용평가모형(CSS)의 정밀함을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금리 대출이란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5~10%대의 금리로 내주는 대출이다. 신용도가 낮을 경우 상대적으로 상환에 대한 위험 부담이 존재하기 때문에, 비금융 데이터도 함께 활용해 중·저신용자의 대출 상환 능력을 검증하는 신용평가모형을 정밀하게 구축할 필요가 있다.

대출을 상환할 가능성이 높은 고객을 잘 선별한다면 중·저신용자는 매력적인 수익원이 될 수 있다. 이를 통해, 일반 시중 은행에서 대출을 받지 못한 고객은 핀테크를 통해서 대출이 가능하거나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게 된다. 금융 거래 실적이 없어 고금리 대출을 받아야 하는 씬파일러(Thin filer)만 국민 4명 중 1명이다. 신용평가모델이 고도화되면, 이들은 자신의 상환 능력에 비해서 지나치게 높은 금리를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

대출 금리 우대 정책이 가능해진다면, 씬파일러 등의 잠재 고객을 유인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이들 중 청년층은 미래의 잠재 고객이 될 가능성도 높다. 만약 플랫폼으로서 많은 이용자를 확보할 수 있던 핀테크 기업이 그에 따른 데이터를 활용해 차별화된 신용평가모형을 갖추지 못한다면, 결국 고객들은 흩어지고 거품도 꺼질 수밖에 없다.

글 / IT동아 정연호 (hoh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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