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디펜스 게임을 상당히 즐기는 편이다. 몰려오는 적을 막아내며 전략적으로 덱을 구성하는 것도 좋고, 각 스테이지마다 변주되는 조건과 전개에서 흥미를 느낀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디펜스 게임은 최종 덱이 구축된 이후에는 조작 없이도 안정적인 플레이가 가능해 손이 덜 가게 되고, 결국 방치 플레이처럼 변질되곤 한다.
그런 의미에서 ‘거북이 라이더’는 꽤나 색다른 인상을 준다. 이 게임은 취향이 갈릴 수는 있어도, 끝까지 손이 바쁜 능동적인 플레이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
거북이 라이더
‘거북이 라이더’는 솔레냐 게임즈가 개발한 디펜스 로그라이크 게임이다. 이 게임은 깨어난 ‘야수’에 대한 소식을 알리기 위해 전초기지로 달려가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용자는 전초기지까지 갈 수 있도록 해주는 탈것이자 파트너인 ‘거북이’를 살려가며 전초기지까지 도착해야 한다. 거북이의 체력이 모두 닳으면 게임이 끝난다.
레벨업, 공식 한국어 지원이지만 번역이 어색하다
이 거북이를 살리기 위해서는 다가오는 적들을 모두 쏴 없애야 한다. 적이 있는 방향으로 마우스를 클릭하면 공격이 나간다. 적을 처치할수록 캐릭터는 레벨업하고, 3가지 스킬 중 하나를 선택해 성장할 수 있다. 같은 속성의 스킬 5개를 모으면 궁극기까지 해금된다. 번개 속성 궁극기는 번개를 떨어뜨려 넓은 범위를 타격하고, 얼음 속성 궁극기는 눈폭풍으로 적을 매우 느리게 만드는 식이다.
여기까지는 일반적인 로그라이크와 다르지 않지만, 이 게임은 채집 요소를 추가해 차별성을 뒀다. 적을 처치하는 와중에도 배경에 있는 사물들과 상호작용해 자원을 채집해야 한다. 반짝이는 표시가 뜨는 물체가 상호작용할 수 있는 요소들이다.
전부 상호작용할 수 있는 부분이다
채집으로 얻는 자원들은 체력 회복은 물론 향후 업그레이드까지 연계되기에 상당히 중요하다. 예를 들어, 사과가 열려 있는 나무와 상호작용하면 거북이가 사과를 먹고 체력을 회복하고, 낚시 포인트에서는 물고기를 낚아 먹게 된다. 길을 막는 통나무나 광석도 캐서 없애줘야 전진이 가능하기 때문에 빠르게 처리해줘야 하며 통나무나 광석의 부산물은 향후 캐릭터 강화에도 활용되어 하나하나 클릭해 수집해줘야 한다.
또한 게임에는 하늘을 떠다니는 반딧불이나 공중에 무작위하게 등장하는 ‘정수’ 같은 아이템도 있어 긴장감을 놓칠 수가 없다.
참고로 별도의 조작 없이 클릭하면 그 방향으로 공격이 날아가기 때문에, 일일이 우클릭으로 채집 모드를 껐다 켰다 하며 채집과 공격을 전환해야 한다. 이 덕분에 덱의 공격력이 갖춰진 이후에도 플레이는 방치되지 않고 끝까지 손이 바쁘게 움직인다. 아무리 덱이 강해도 거북이가 갈 길은 뚫어줘야 하고, 체력은 회복시켜 줘야 한다.
마을
업그레이드도 하고
이벤트도 즐긴다
스테이지를 무사히 넘기면 마을에 도착하는데, 여기서는 체력 회복 아이템을 구매하거나, 미니게임을 통해 장기적인 업그레이드 재화를 확보할 수 있다. 채집한 자원을 활용해 채광 속도 향상, 보조 인원 추가 등의 기능도 이곳에서 구매하고 설정할 수 있다. 재정비를 소홀히 하면 다음 구역을 넘기기 전까지 성능이 크게 체감될 정도의 강화는 하기 어려워지므로, 마을에서 준비를 단단히 하고 가야 한다. 업그레이드에 필요한 자원이 딱 하나 모자라면 피눈물이 난다.
업그레이드 기회는 적은데 게임의 난도도 제법 있는 편이다. 게임은 총 세 개 구역, 각각 세 개 스테이지로 구성되어 있으며, 거북이가 살아남아 끝까지 도달하면 엔딩을 볼 수 있다. 처음에는 엔딩까지 도달하기는 상당히 어려운 편이고, 여러 번의 도전 끝에 최적의 빌드를 마련해야 한다. 게임을 클리어하면 무한 모드가 해금되지만, 이외의 추가 콘텐츠는 거의 없어서 일부러 개발진이 콘텐츠 소비 속도를 조절한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인 업그레이드를 하다 보면 쉬워진다
하지만 적을 빠르게 처리하거나 능력을 시너지 있게 잘 고르면 생각보다 더 멀리 갈 수 있어서 난도가 조금 있는 게임을 선호하는 이용자라면 오히려 흥미롭게 도전해 볼 만하다.
전반적으로 완성도는 준수하지만, 개선이 필요한 점도 눈에 띈다. 상호작용 가능한 오브젝트의 가시성이 떨어져 이용자가 이를 놓치기 쉽다. 특히 희귀 정수류는 너무 작고 빠르게 움직여 노트북과 같은 화면이 작은 환경에서는 알아보기가 어렵다.
하얀색 테두리 같은 걸 그려 배경과 물체를 확실하게 구분하거나, 크기나 움직이는 속도를 조절해 시인성을 높여야 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클릭을 여러 번 요구하는 구조에 비해 클릭이 자주 씹히는 현상도 피로도를 높인다. 로그라이크 특성상 반복 플레이가 기본인데, 조작의 불편함이 누적되면 쉽게 지치게 된다. 채집 모드와 공격 모드의 전환도 버벅거림이 종종 발생해 보다 확실한 조작감의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요약하자면 ‘거북이 라이더’는 손이 바쁜 디펜스 로그라이크로, 독특한 채집 시스템이 인상적인 게임이다. 가격도 비싸지 않아 간단한 킬링타임용으로 괜찮고, 앞으로의 업데이트에 따라 성장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이 게임이 모바일 버전으로 출시된다면 손이 바쁜 구조와 직관적인 인터페이스가 터치 조작과 잘 맞아떨어질 것 같다.
‘거북이 라이더’가 아쉬운 조작감과 시인성 부족과 같은 단점을 개선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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