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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 바둑의 잔재미

oo(211.58) 2015.05.13 23:07:37
조회 1336 추천 13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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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인터넷 바둑은 20분으로 설정해 놓고 둔다해도 

실수나 마우스 미스가 나오기 마련.

오프 바둑이 찬찬히 생각하면서 한 수 한 수 이어가는 매력이 있음.

시간에 쫓기면서 두는게 아니라 형세판단도 해가면서 두는데도 좋고 막두다가 대마 비명횡사할 확률도 줄어드는 게 사실. 

장고를 해서 큰 수를 내는 게 아니라 하더라도 잔수로 조금씩 이득을 만들어 가는 연습을 하는데도 오프 바둑이 좋음.


그런데 아무래도 오프에서 바둑 둘 곳은 기원 말고 그다지 많지 않음. 

기원 바둑은 아무래도 할배들 연령대가 많은지라 나름의 특징이 있음.

최신 정석이 나온다면 그건 기원 먹이사슬 상층부의 실력자들 바둑에서나 보이고

대개는 구정석 혹은 정석 그자체를 완전히 무시한 원조 한국형 실전 바둑이 많이 보임. 

대표적으로 화점 날일자 걸침에 한칸 낮음 협공을 하면 무조건 중앙으로 한 칸 뛰고 보고 그 뒤에 뜀뛰기 놀이하는 중앙 싸움. 


바둑은 예도의 게임인지라 부모안부 묻는 게임에 비하면 그래도 매너가 대체로 좋은 편.

또 수담이라는 말이 드러내듯 끝날 때까지 일체의 대화가 없이도 즐겜을 할 수 있음.

그러나 얼굴을 마주하고 두는 기원 바둑에서는 대국중에도 혹은 관전자의 끼어들기가 약간의 잔재미를 줄 수도 있는 요소.


승부에 집중하고자 한다면 말 겐세이 등 각종 겐세이를 조심해야 함. 

기원 바둑의 각종 갠세이는 전성기 조국수를 살포시 즈려밟아 줌.

예를 들어 "요즘 젊은 친구들이 너무 잘 둬서 2점을 접을 수 있을랑가 모르겠어" 이런 식으로 방심을 유도하는 것은 아주 기품있는 편인데

사람 신경을 살살 긁는 발언을 하는 경우도 가끔 있고 (아주 심하면 대놓고 무시형)

일부러 돌을 삐뚤게 놓으면서 심리전, 

노래하는 사람, 돌을 짤깍 짤깍 소리내는 사람 뭐 별의 별 유형이 다 있음.


좀 심한 사람은 소매로 반상의 돌을 건드려 돌의 위치를 흐뜨려 놓고 다시 정렬하기도 하고 

악질들은 이런 식으로하면서 사석의 숫자가 바꾸는 인간도 있음.

최악의 인간형은 고스트 바둑왕에도 나오는 계가하면서 돌의 위치를 교모하게 바꿔서 집차이 벌리는 유형 

(실제로 당해본 건 어릴 때 한 번이고 내기 바둑이라면 모를까 이정도 개매너는 어지간하면 보기 힘듬)



이번에 만난 분은 말 겐세이가 특히 심한 분이었음.

시종일관 말이 끊이지 않았음. 극 초반부터 어이구 저런 뭐 이런 추임새가.. 

외목을 두니까 이상한데 두네 어떻게 둬야 하나 뭐 이런 식으로 블라블라

포석에서 앞서가면서 백번으로 반면으로도 상황이 좋게 만들었음. 우상귀 소목 날일자 굳힘 약점에 붙혀서 파고들어가자

각종 혼잣말이 방언터지듯 쏟아져 나옴.

흑이 무리하자 돌을 양쪽으로 갈라냈고 한쪽의 흑은 우변에서 간신히 빗모양 6궁형 형성.

그러나 만인의 기본사활로 백 선 선치중으로 선패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모양.

그러자 이 할배 "젋은 사람 좀 봐줘 잡지 말고 패도 내지 말어"

그런 겐세이에 굴할 내가 아니었음 얄짤 없이 바로 패 직행. 

살려주고 전체적으로 백이 대단히 두터워짐. 

우변에서 중앙으로 향하는 백의 두터움이 형성.

이때는 아예 노래를 시전. "펄펄 눈이 옵니다~ 하늘에서 눈이 옵니다~"

시조창을 연상케 하는 바이브레이션. 

간만에 듣는 추억의 동요에 마음이 동요할 뻔 했음. 


백이 미생인 돌이 하변에 딱 하나 있었다만 전체적으로 두터워서 사활을 걱정할 필요가 없었음.

그래도 흑이 거기라도 건드려 오고 있었음.

그러면서 "무섭지" 드립 여기서부터 살짝 뿜을 뻔 했음.

그러더니 이내 "내가 OO대 교수였어" 드립을 치면서 "학생들하고 농담 따먹기 많이 했지" 

하면서 긴장을 이완시키는 신공을. 그러나 바둑은 아무리 유리해도 한 수 삐끗하면 골로 가니 정신 집중.

결국 하변 약한 돌도 좌변과 무사히 연결 성공.


바둑은 어느새 백이 덤을 받아도 좋은 국면.

끝내기 돌입 초엽 우하귀부터 큰 끝내기가 시작되는데

내가 응수타진 하나 하니까

바로 손을 빼면서 우변에서 비마 달리기 선수 끝내기를 하면서 갑자기

"전라도 끝내기"하면서 크게 외치는 거임. 

더 못참고 빵터졌음. 

추가타 콤보로 "해남 땅끝까지"를 외치면서 선수 끝내기의 재미를 보심. 

기원에 둘만 있었다면 그냥 마구 터졌을 텐데 물 마시며 터져나오는 웃음 킥킥 참느라 혼 났음. 


뭐 이후 살살 물러나면서 두텁게 정리하니까 더 안 되겠다 싶었는지 던지셨음.

"아 전라도 끝내기 좋았는데" 하시면서 피니시 불로우를 날리시더니 홀연히 물러가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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