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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후 신예기사들에 대한 생각

소인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4.11.29 13:27:40
조회 1150 추천 3 댓글 24
														

혹여 주제넘은 일이 될까 해서 담아만 두고 있었는데 일단 써 봅니다. 제가 뭘 알아서 글을 쓰겠습니까만, 그냥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구나 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1. 나현


나현은 엄밀히 말하면 95후는 아니고 95년생입니다만 편의상 넣어 보았습니다.


장기간에 걸쳐 성장세가 상당히 느렸지만, 성장세가 아예 멈춘 다른 일부 기사들과 달리 조금이나마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가, 올해 들어서 타이틀을 따내고 하면서 10위권 내에 진입했습니다. 앞으로 3년 정도 추이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성장이 계속된다면 국내 10위권 안쪽을 지키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 같습니다.


나현의 특징이라면 강자에게 강하고 약자에게 약한 것을 들 수 있겠습니다. 제가 느끼기로는 나현의 강함은 강자에게 강한 부분에서 드러나는데, 약자에게 약한 것은 아무래도 반면운영 탓이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약자만 안정적으로 이긴다면 한국 5위권까지는 무난히 진입할 것 같습니다.


반면운영이 느슨하다고 해도 이긴다면 큰 문제가 없겠습니다만, 문제는 가끔 지나치게 느슨하다는 것입니다. 형세판단이 누구보다 밝은 나현이, 우세한 판을 지켜내지 못하고 과하게 물러나는 것은 이상한 일입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두 가지 정도의 소설을 써 볼 수 있겠는데...


첫째, 계산으로 커버되지 않는 부분에 대한 판단은 아예 유보해 버리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변수가 있어서 정확히 계산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아예 결정하지 않다 판을 그르치는 경우를 좀 본 것 같습니다. 한 가지 능력이 너무 강한 기사는 거기에만 의존해 버리는 나머지 오히려 옳은 판단을 하기 힘들어지는 것은 아닐까요? 다른 예로는, 커제가 수읽기가 워낙 세다 보니 정작 어디를 둬야 할지 판단을 잘 못 하는 것을 들 수 있겠습니다.


둘째, 이건 소설입니다만, 이것저것 읽고 판단해 보다가 명확한 견적이 안 나오니까 그냥 놓아 버리는 것은 아닐까요? 쉽게 말해 여러 가지 변화와 기대값을 계산해 보다가 귀찮아져서 '아 몰라... 대충 이쯤 둬도 이기겠지...' 하면서 느슨하다는 말로는 커버가 안 되는 수를 두고 판을 그르치는 경우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는 이미지 때문인지 그런 인상도 조금 받았습니다.


형세판단과 끝내기가 좋은데 오히려 기량이 불안정하다는 이상한 점만 극복한다면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2. 신진서


신진서 사범의 재능은 모두가 인정하는 바입니다. 동년배 중국 기사들 중에서도 신진서만한 기재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수를 굉장히 빨리 보고 흔들기가 강력합니다. 다만 아직 강자 반열에 들기까지는 2년 정도 기다려야 할 것 같습니다.


아직 자라나는 도중이기도 하고, 또 그 기재는 자타가 공인하고 있으므로 굳이 길게 쓸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3. 신민준


신민준 사범은 신진서와 같은 해에 입단해서 라이벌(?)로서 상당한 기대를 모았습니다만, 입단 초기에 신민준의 성적이 더 좋았던 이후로 지금은 역전되었습니다.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은 어린 나이이고 입단한 지 얼마 안 되었음에도 성장세가 굉장히 둔화되었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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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사들이 대체로 입단 이후에 성장이 상당히 둔화되는 모습을 보입니다만, 중국 기사들과 과거의 한국 기사들이 입단 이후 빠르게 성장한 것과 비교해 볼 때 이는 상당히 큰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배태일 박사는 그 원인을 속기에서 찾고 있습니다만, 실제로 그런지 어떤지는 모르겠습니다. 국가대표팀 체제가 과연 이것을 극복해낼 수 있을지, 그리고 신민준이 늪에 빠지지 않고 성장할 수 있을지가 문제라고 봅니다.


어쩌면 이세돌 사범으로 인한 기풍 변화가 원인일 수도 있겠습니다. 단기적으로는 기풍에 적응해야 하니 상당한 적응 기간이 필요하겠습니다만, 장기적으로는 큰 자산이 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4. 이동훈


이동훈 사범은 상당히 정체되어 있다가 올해 들어 잠재력을 폭발시키고 있습니다. 명인전이나 갑조리그도 그렇고, 대국 내용도 굉장히 좋아진 것이 눈에 띕니다. 오랜 기간 동안 성장세가 보이지 않아 우려하고 있었습니다만, 다행스러운 일이라 하겠습니다. 아직 경험 미숙으로 인해 좋은 판을 놓치는 모습이 간혹 있습니다만, 이는 얼마 안 있어 자연스럽게 해결될 부분이겠지요.


개인적인 우려는, 박정환 사범을 본받아 바둑 이외의 것은 자제하고 바둑에만 모든 시간을 쏟고 있다는 얘기가 들리던데, 이게 꼭 바람직한 일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확고부동한 1인자가 되려면 바둑기술만으로는 불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바둑 외적으로도 마음의 깊이와 안정감, 바둑을 대하는 태도, 이런 것이 자신의 바둑 기술을 적절하고 안정적으로 대국에 내보이는 데 많은 도움이 되리라 봅니다. 그냥 강자면 모르겠지만, 세계 1인자가 되려면 이창호의 부동심이나 이세돌의 승부호흡처럼 뭔가 바둑 기술로만 설명할 수 없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런 면에서 박정환 사범은 바둑의 기술적인 측면만으로도 최강급이 되었다는 데서 얼마나 공부를 많이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예전에 세고에 선생이 조 국수님 부모님께 보낸 편지의 내용이 떠오릅니다. "큰 바둑을 담으려면 먼저 큰 그릇이 필요하다." 뭐 그 시절이 지금과 같겠습니까만...


5. 변상일


변상일 사범에 대해서 여러 모로 기대하고 있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아는데, 이는 95후 기사 중 (이동훈을 제외하면) 가장 가시적인 성적을 내고 있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결론부터 말해 제가 보기엔 글쎄요... 상당히 성장세도 둔화되어 있구요.


바둑이 좀 질기고 상대를 편하게 해 주지 않으려는 것은 사실입니다만 과연 강자가 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무엇보다 바둑이 좀 조급하달까요, 욕심이 많다고 할까요... 솔직히 갈피를 잘 못 잡겠습니다. 


최근 가장 실망스러웠던 때는 농심배였습니다. 초반에 약간의 욕심을 부리다 대세의 급소를 역으로 맞아 바둑이 한 방에 망가졌는데, 그런 일은 없어야 합니다.


다른 건 모르겠고, 좀 마음을 넓게 가지고 가다듬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6. 한승주


한승주 사범은 기재도 상당히 뛰어나고, 또 바둑이 굉장히 독창적입니다. 바둑도장이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만, 도장이 찍어내는 획일적인 스타일에서 벗어났다는 데 일단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일단은 대국관을 가다듬고, 치명적인 약점으로 다들 지적하는 끝내기를 보완하고, 한 1-2년 정도 더 기다려 봐야 알 것 같습니다. 제가 굉장히 기대하고 있는 기사입니다만, 자칫 잘못하면 그냥 재밌는 바둑을 두는 그저 그런 기사로 끝날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


배태일 박사의 분석에 따르면 장고바둑을 소홀히 하면 22세 부근에서 성장이 끝난다고 합니다. 과연 인과관계가 맞는 분석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상관관계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너무 속기에만 치중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아, 그리고 가끔 인터넷에서 보면 자기 성질을 못 이기는 경우가 간혹 있더군요... 뭐 아직 어리니까 이해되는 부분입니다만.


7. 김명훈


김명훈 사범은 올해 바둑리그에서 발견된 아주 강력한 신인입니다. 나이도 어린 편(97년생)이고, 입단 첫 해부터 이렇게 꾸준한 성적을 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특히 포스트시즌에 오면서 바둑에 물이 올라오는 것이 보이고 있습니다. 풍문에 의하면 연구생 때도 아주 성적이 좋았다고 하는데, 앞으로가 기대됩니다.


제가 느낀 바로는 심적 기복이 적고 바둑에 상당히 안정감이 있습니다. 아직 입단 첫 해라 평가를 내리기는 섣부릅니다만 이 추세로 계속 성장한다면 아주 강력한 기사가 될 공산이 크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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