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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갤 정전방지를 위한 상해대첩글하나

느리(220.88) 2007.08.05 01:45:44
조회 500 추천 0 댓글 6


\'신산(神算)\' 이창호의 기적

2004년 11월 29일 농심신라면배 국가대항전의 제 10국...

모든것이 절망적이었고 이제 더이상 희망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그도 그럴것이 한국이 우승하기 위해서 한국은 5연승이라는 3%의 남짓의 바늘구멍을
통과해야 했고, 그것도 중,일의 내노라하는 바둑고수들을 상대로 거두어야 하는 5연승
이니 만큼 보통은 그 희망의 끈을 놓고 포기하는것이 수순에 맞을 듯했다.

하지만 한국인들은 그리고 한국의 바둑팬들은 아직도 희망의 끈을 쉽사리 놓지 않았다.
혹시 그라면... 혹시 이창호라면... 이라는 기대는 10년동안 계속되어왔고 또 항상 지켜
졌기 때문이다.

그런 한국인들의 기대와 희망을 양 어깨에 가득히 얹은채 석불 이창호는 대회장으로
들어선다.


믿었던 부장 최철한9단이 일본대표 조치훈9단에게 무너지고 이제 남은건 일본기사 2명,
중국기사 3명... 그 모두를 자신이 혼자서 상대해야 한다는 너무나도 부담스러운 자리임
에도 불구하고 그는 아랑곳없이 의연하게 그저 자신이 가야할길을 걸어나갈 뿐이다.

마치 그의 별명중 하나인 \'석불(石佛)\'처럼...





제 6회 농심배, 농심배는 한국의 유일한 국가대항성 기전인 진로배가 1997년 중단되자
그 뒤를 이어 이어지는 대회다. 한,중,일의 내노라하는 기사들이 5명씩 출전 한번씩 번갈
아가며 바둑을 둬서 최강을 가리는 이 대회는 연승제로 이어지는 대회규칙과 3연승하면
연승상금을 주고 특히 오직 1등 국가만이 상금을 독식한다는 특유의 룰때문에 더욱더
긴장감 넘치고 명승부가 많이 양산되는 대회가 되었다.

그 이전 5회의 대회중 한국은 믿기어렵겠지만 5회의 대회 상금을 모두 싹쓸이했다. 이말은
5회 연속 한국이 우승했다라는 것. 중국, 일본등은 출전에 의의를 두고 괜히 헛품만 팔았
던 것이다.


대회 우승국/준우승국

제1회 ─ 대한민국 / 중국
제2회 ─ 대한민국 / 일본
제3회 ─ 대한민국 / 중국
제4회 ─ 대한민국 / 중국
제5회 ─ 대한민국 / 일본


준우승국만 일본, 중국이 번갈아가며 바뀌었을뿐 우승국에 있던 이름 넉자는 항상 동일
했다. 그리고 그 여섯번째, 계속 그 동일한 넉자를 다시 우승국에 새겨넣으려했던 한국은
가장 큰 위기에 직면하게 되었다.

한국은 한종진5단, 안달훈6단, 유창혁9단이 먼저 출전했으나 단 1승도 거두지 못한다.
그뒤 최철한 9단마저 1승만을 거두고 무너지며 이제 한국에 남은 기사는 이창호 9단...
최종주자인 이창호에게 남은 상대는 중,일의 내노라하는 프로기사 5명... 그 5명을 뚫고
우승하기란 바늘구멍 뚫고 지나가기보다 더 어렵고 힘든 일이었다.

더구나 이창호는 당시 최철한9단과의 국수전에서 3대0으로 완패하는등 1승 5패의 슬럼프
를 겪고 있었기에 아무리 세계최강 이창호 우승의 보증수표 이창호라고 해도 그가 한국을
이끌어 우승을 할것이라고는 아무도 확신하지 못했다. 다만 \'그래도 이창호니까.. 그래도
혹시...\' 라는 논리적이지 못한 막연한 기대만 남았을뿐...

어쩌면 이때 중국과 일본의 기사와 바둑팬들은 한국은 제쳐두고 이제 우리 두나라중 누가
우승할것인가 그 힘싸움에만 여념이 없었을런지도 모른다.





11월 29일 중국 뤄시허 9단에게 1승 그리고 해가 바뀌어 2월 23일 일본 장쉬 9단에게
2연승, 그뒤 이창호는 하루도 제대로 쉬지못하고 연일간 계속 내놓라하는 강자들과 진검
승부를 벌여야만 했다. 그러나 바둑판앞에 있던 그는 예전의 \'신산(神算)\' \'돌부처\'의 모습
그대로 였고 점점 대국상황은 누구도 믿기 힘든 3%의 기적을 향해 조금씩 달려나가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2월 26일, 중국과 일본이 놀라고, 한국의 바둑팬들도 놀랄 기적이 일어
났다. 마지막으로 나온 중국의 왕시 9단에게 이창호는 257수 흑 불계승을 거두며 5연승
을 달성 한국을 벼랑끝에서 구해내며 한국에 6연속 우승을 안긴것이다.





‘한 사내 관문 지키니 만 명도 뚫지 못한다(一夫當關 萬夫莫開).’

한 중국 신문이 이창호의 5연승을 두고 실은 기사다. 이백의 ‘촉도난(蜀道難)’ 한 구절을
인용해 이창호라는 관문이 촉(蜀)으로 가는 길목 검각(劒閣)만큼이나 험난하다는 얘기를
하고 있다.
장판교앞에서 천하호걸 장비가 가로서서 고함만으로 조조의 대군을 돌아서게 했다면
이창호는 바둑판앞에서 돌부처처럼 자리잡고서 그 조용한 위압감으로 중국과 일본의
내노라하는 프로기사들의 공격을 막아내었다.






한국의 이창호는 또다시 기적을 만들어냈고 \'그래도 이창호니까...\' 라는 기대역시 다시금
재현이 되었다. 그 기적적인 5연승으로 이창호의 역대 농심배 전적은 14전 전승이 되었다.
국내 예선까지 포함하면 30연승, 1997년 제5회 진로배 때 서봉수가 세운 9연승, 80년대 벌어진 중·일 수퍼 대항전서 중국 녜웨이핑이 4년간 거둔 11연승 이 모든기록들은 잊혀진
기록이 되고 말았다.

오죽하면 중국의 한 일보는 "계란으로 바위치기"라고 했으며 한 중국의 프로기사는
"우리도 가끔은 이창호를 이긴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이 오면 이창호는 우리에게 절대 지지 않는다" 라며 변명아닌 변명을 했을까... 또 중국 주장은 "이 바둑이 끝나고서야 하늘
높은 줄 알았다"라고 탄식했을까...

말 많은 호사가들에게 이번 상해대첩은 을지문덕의 살수대첩이나 이순신의 한산도 대첩
에 견주기도 한다. 물론 그저 재미있으라고 그리 비교한것일테지만 그만큼 상해대첩은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그리고 세계의 수많은 바둑팬들을 쇼킹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 상해대첩은 아직도 이창호는 건재하다라는 것을 보여주었고 한국바둑팬들에겐 기쁨과
환희를 중국, 일본 바둑기사들과 바둑팬들에겐 절망과 두려움을 가져다 주었다.



다음은 이창호의 5연승이후 다른 프로기사들과 팬들의 반응들을 퍼온것이다.

* 일본팀 주장 왕밍완 9단

...... 개막식에서 그는 자신은 이번에 이창호 9단과 대국할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다. 어제 왕레이 8단이 패하자 농담 삼아 “정말로 이창호 9단과 두어야 하는가? 하느님 맙소사! 지금 나는 당장 비행기표를 사서 장쉬 9단과 함께 돌아가고 싶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 중국팀 부장 왕레이 8단

...... 그의 태도는 명확했다. “다른 이유는 없고 오직 실력차이가 있었을 뿐이다.” 비록 일부 의견은 흑이 중반에 이르기 전까지는 형세가 괜찮았다고 말하지만 왕레이 8단은 완패라며 “대국 전체적으로 나는 전혀 기회를 찾아볼 수 없었다.”라고 했다. “이번 대국에 대해서 가능한 대비를 했지만 어째서인지 내가 원하는 방향을 멀리 벗어나 버렸다”고 고백했다......

* 중국기원 부원장 화이강 8단

...... 이창호 9단이 도달한 바둑 경지는 진작부터 승부 자체를 초월하였고 앞서의 좋지 못했던 성적은 그의 정상적인 발휘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만약 이창호 9단이 쉽게 외부의 영향을 받았다면 그가 10년 넘게 세계제일인자 자리를 지켜올 수 없었을 것이다. 연패는 이창호 9단과 같은 기사에게 있어 정상적인 일이다. 이는 아마도 그가 보통사람을 초월한 승부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

* 중국포탈 바둑란에 올라온 중국바둑팬들의 게시물 중 하나

...... 이와 같은 일이 계속 된다면 농심라면이 중국에서 더이상 팔리지 않게될 것이니 농심회사에서도 스폰서로서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할 필요가 있다. 스폰서사의 권한으로 내년부터 이(창호)국수의 출전을 막는 것이 어떨까? 아니 이창호에 한해서 연간 출전할 수 있는 국제 대회 숫자를 제한하는 것이 좋겠다. .....


* 같은 게시판에 올라온 다른 의견 중 하나

...... 내년 부터 농심배의 진행방식을 한국팀대 중일연합팀의 대항전으로 바꾸는 것이 좋겠다. 중일의 기사 10명과 한국기사 5명이 대결하는데, 한국기사는 두명을 연달아 이겨야 이긴 것으로 해야 한다. 그래야 대회가 공정하게 진행될 수 있다. ......




모든 세계의 바둑팬들이 동경하고 존경하고 또 시기하며 질투하며 한편으로 두려워하고
경외하는 인물, 세계최강을 넘어서 이제 지존의 경지, 신의 한수에 가장 가깝게 다가간
기사, 그게 바로 \'석불(石佛)\' 이창호다.


* 이창호 9단

...... 기자회견에서 한국 단장인 김인 9단이 \'거의 한국 우승을 포기했다\'라고 했는데 이9단은 어떻게 생각하는지?(이 멘트에 대해 모 기자는 한국의 허허실실 전술이라고 표현함)
어떤 뜻으로 말씀하신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선수 입장에서는 절대로 포기할 수 없다. 나 개인의 문제가 아닌 팀원들과 한국의 명예가 걸려 있는 만큼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것이다. (23일 저녁 - 2연승 직후 - 인터뷰에서)


이날을 어찌 잊을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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