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아부지 연세가 어느정도 때 얘긴지는 모르겠지만말야. 그냥 울아부지 젊었을 때,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이야기니깐 그렇게 알고 읽어봐. 기보가 없어서 아쉽네. 그래도 실화니깐 믿어줘. 어느 동네인지 몰라도 장미아파트 근처에 양상국 사붐이 운영하는 기원이 있었데. (지금도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야) 거기서 1급끼리 리그전을 했었더래. 우승자는 양상국 사붐과 넉점 놓고 지도대국을 가지는 영예를 안는다나. 좌우간 당연히 울아부지도 1급이었으니깐, 바둑에 심취했었으니깐 참가했지 머. 그래서 첫판을 두는데 바둑판 4분의1이 몽땅 날라가버린거야. 완전 뚜껑 열리는거잖어. 리그전에서 첫판을 미끄러지면 계속 밀릴 가능성이 있다고. 근데 울아부지가 포기하지 않았어. 오히려 일부러 곤마를 만들었대. 곤마를 만들어놓고 보니깐말야. 상대가 그 곤마를 잡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히는거야. 그래서 비실비실 허허실실 작전을 전개하다가 뜻밖에도 처음에 죽었던 대마가 살아났어. 대국결과는? 말할 것도 없이 울아부지의 승리지 머. 거기서 사기가 올라가서 리그전 1위먹었어. 그리고 양상국 사붐과 넉점놓고 대국했는데 역시 초반에 양상국 사붐의 계략에 휘말려 당했다더라고. 근데 또 울아부지는 포기하지 않았어. 그래서 여차여차 해서 억척스럽게 안간힘 발휘해서 양상국 사붐을 이겨버린거야. 양상국 사붐은 울아부지가 대견스러웠는지 상품으로 고급 바둑판을 하나 줬다나. 근데 세월의 풍파 속에, 집안의 여러가지 사정 땜시 그 바둑판이 지금 어디로 갔는지 행방불명이래. 좌우간 내가 해주고 싶은 말은 포기하지 말라는 거야. 대마가 죽고도 이기는 경우가 많거든. 특히 18급 하수분들은 형세분석기만 믿고 두다가 이긴 바둑을 진줄 알고 돌던지는 경우도 있더라고. 제발 그러지마. 바둑은 죽었던게 다시 살아나기도 하잖아. 희망을 가지고 두다보면 급수가 올라갈꺼야. 울아부지 요즘근황을 말하자면. 약 20년 정도 바둑 끊었다가 6년전부터 많은 인터넷 바둑을 거쳤지. 오로에서 4단, 5단 왔다갔다 하다가 탈퇴했고. (소문에 의하면 오로 7단이 기원 9급이라는데. 이거 알어? 기원은 급수를 잘 안올린다는거. 그래서 기원 9급 중에는 무늬만 9급에 실력은 1급인 사람도 많데. 믿거나 말거나) 타이젬에서 4단하다가 또 탈퇴했고. 넷마블 9단까지 두다가 탈퇴했고. (왜 자꾸 탈퇴하냐고? 울아부지 맘이지 머) 지금은 슈퍼스톤에서 6단 두고 있어. 확실히 예전이 전성기였고 지금은 퇴보했는지도 모르겠어. 기원1급이셨던 분께서 지금 인터넷바둑 6단이니깐. 그래도 혹시나 보고 싶으면 슈퍼스톤에서 bbakssen이라는 6단을 찾아봐. 슈퍼스톤에서는 접속 안하면 대화명 검색안되니깐 그렇고 알도록 하고. 언제 탈퇴할지 모르니깐 그렇게 알도록 해. 아무튼 모두 바둑 열심히 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