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열사2는 1과 메인PD가 다르지. 이명우PD가 안 맡고 부감독 박보람이 PD였음. 헌데 박PD도 연출 못 하는 사람은 아니거든? '악의 마음을 읽는 사람들'이라고 스브스 갓작 드라마 연출도 했던 분임. 그런데 열혈사제는 1편 본 사람은 알겠지만 '유치할 거 같은데 현실풍자를 합쳐서 대박 난' 작품이고, 이런 거 연출하는 데 도가 튼 감독이 이명우거든. 이분이 열혈사제 말고 이런 류 작품 대박 냈던 거 하나 대 볼까? '소년시대'. 이거도 본 사람은 알지만 유치한 소재 성인들한테도 신선하게 어필하는 데 성공한 작품임. 그런 이PD가 열사2에 불참했다? 여기서 작품의 맛을 깎아먹고 가는 거지. 그럼 이PD를 안 데려온 주범은 누구일까? 박보람 PD? 박재범 플롯스토어? 내 생각엔, 스브스가 아닐까 싶어.

그 뇌피셜의 근거 하나. 김남길은 이번에 상 받을 때 배우들 고생했다, 시간 없었다는 논조로 수상소감 말했지. 이전에도 스브스가 시즌2 계획 급조해서 배우들한테 알렸다는 소식도 있던데 이럼 작가진도 PD도 배우들도 촉박하게 준비해야 되지.

뇌피셜 근거 둘. 이번 시즌2는 1보다 편 수가 너무 줄었어. 전 시즌도 20회는 했는데 12회? 1편이랑 연결고리 만들거나 빌드업 쌓으려면 최소 16회 이상은 편성해야 했다고 봐. 박재범 작가가 황철범이랑 롱드 못 넣은 거랑 게코들 VS 쏭삭 못 넣은 거도 이게 이유 중 하나였을 듯. 열사2는 큰 스토리가 있고 전작처럼 빌드업이 필수인 작품인지라 수사반장 1958 때처럼 한 편에 한 에피소드 있는 형식으로 갈 수도 없었지. 열사1만 봐도 나쁜 녀석들 1, 수사반장 1958처럼 한 편마다 사건 하나 해결하는 방식이 아니라 카르텔 윗대가리들 티키타카로 이어지는 거대한 음모의 빌드업, 그리고 선역과 악역 감초들의 분위기 환기 및 떡밥뿌리기 계속하다가 중후반부에 판뒤집기랑 떡밥회수 하는 맛이 열사1의 진수였잖아. 전술했듯 시즌1 반가운 얼굴들 카메오 출연이나 의외의 활약하는 거까지 넣으려면 더 많은 편수가 필요했다고 봐.

그런데, 대작 분위기 큰 작품을 방영기간 맞추려고 회차 줄이는 악수를 둔다? 이거 예전에 스브스가 둔 악수랑 똑같거든. 천원짜리 변호사라고 한 3년 전? 그때 했던 남궁민 주연 드라마가 있었어. 그때도 14~16화 편성될 예정이었던 이 드라마는 결국 후반에 결방을 밥 먹듯이 하더니 12회로 단축방영되고 허무하게 끝났지. 그러고 나서 스브스 금토드라마 중 총체적 난국 시리즈인 '소방서 옆 경찰서' 시리즈가 시작됐어. 이번에 스브스가 같은 짓거리를 또 한 거지. 3년 전엔 남궁민, 이번에는 김남길을 방패막이로 삼아서.

거기다가 이명우 PD는 예전에 스브스에서 열혈사제 찍고 나서 스브스 퇴사한 적이 있는데, 이거 때문에 스브스가 시즌2 찍을 때는 이명우 못 데려오게 막은 걸 수도 있지 않을까? 진실은 아직 알 수 없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