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이런 면접도 있었다(1)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기업 유치가 지역경제 활성화의 초석으로 판단하고 유수 기업체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또 각 지자체에서 내놓는 기업이전 시의 혜택과 각종 프리미엄의 이익 때문에 연구소, 공장, 심지어 본사까지 지방이전을 감행했거나 계획하고 있는 기업체도 많아졌다.
하지만 아직은 수도권의 기업체 쏠림 현상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고, 자연스레 일자리의 형태와 수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치우쳐있다. 나도 아내와 아이를 지방에 두고 급기야 서울로 직장을 알아보며 지역을 넘어서는 구직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서울지역에서의 구직활동에는 아무래도 조금 어려움이 있었다. 입사지원이야 메일, 우편 등으로 가능했지만 서류에서 통과되면 면접을 진행해야 하는데, 면접 하나를 보기 위해 소요되는 왕복시간과 적지 않은 교통비는 부담으로 다가왔다. 그래도 어쩔 수 없는 현실에 입각해 열심히 수도권을 포함한 구직활동을 하게 됐다.
시간과 교통비를 소진하면서까지 면접을 보러 가는 데에는 그만큼 절실함도 있지만, 반드시 채용되야 한다는 의지도 크게 작용했다. 하지만, 이런 절실함과 의지를 꺾어버리는 요상한 면접도 많았다.
한 온라인 교육 컨텐츠 회사.
이 곳은 강사의 강의를 영상으로 촬영한 후 홈페이지에서 서비스하는 회사로, 크게 유명하지 않은 회사였기에 면접 전에 홈페이지를 들여다보며 회사의 정보를 열심히 파악했다.
면접일.
약 20분의 대기시간 후 강의실인지 회의실인지 작은 공간으로 들어갔다. 잠시 후 어떤 남자가 들어왔는데 보아하니 나와 같은 면접자였다. 아, 동시면접이구나.
조금 더 시간이 흐른 후 호리한 남자가 들어와서 인사를 건냈다. 이 회사 사장이었다. 자리에 앉은 후 면접 시작.
함께 면접을 본 면접자도 나와 같은 분야의 지원자였기 때문에 살짝 뭔지 모를 경쟁심이 유발됐다. 저 사람보다는 좋은 인상을 줘야 할 텐데.
면접이 시작되고 사장의 질문이 시작됐다. 이런 쪽(자신의 회사에 대한 분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 비전은 어떤 것 같냐, 추가사업으로 무엇무엇을 생각하고 있는데 어떤 것 같냐.
나와 다른 면접자는 번갈아가며 대답을 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며 문득 떠오르는 생각, ‘이 사장.. 내 이력서는 보고 온거야?’
하는 질문마다 다소 추상적이었으며, 자신의 회사에 대한 PR들과 사업비전에 대한 자랑들이 주를 이뤘다. 면접에서 상대를 평가해야 하는 필수요소 질문들은 일체 나오질 않았다. 급기야 약 1시간30분 동안 진행된 면접 후반부로 갈수록 사장의 질문도 아닌, 홍보도 아닌 말들을 나와 면접자는 계속 듣는 시간이 많아지게 됐다.
이건 아니었다. 분명 다단계와 같이 우선 불러놓고 판촉을 벌이는 자리는 아니었다. 하지만 면접자리에서 상대를 파악하기 위한 행동보다 자신의 회사를 과도하게 설명하는, 그것도 면접자들의 이력서도 파악하지 않고 면접을 감행하는 것은 좀 아니라고 생각했다.
나는 지방의 집으로 가야하는 차편 시간 때문에 결국 중간에 양해를 구하고 먼저 나왔다. 그 사장은 명함을 주면서 자신의 회사에 지원할 의사가 있으면 연락을 달라고 했다.
그럼 오늘 장시간에 걸친 그 자리는 무엇이었단 말인가!
일부러 지원자의 반응을 보기 위해 혹독한 시간을 진행한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것과 아니 것의 차이는 이미 분위기로 충분히 파악된다.
* 면접은 면접이지, 회사 홍보의 자리가 아니다. 물론 면접자리에서 회사의 이미지가 절대적으로 좌우될 수 있는 자리이긴 하지만, 주객이 전도되면 안된다. 구직자에게 회사에 대해 간략한 소개 정도는 괜찮지만 과도한 회사홍보만을 하려한다면 안그래도 자신을 조금이라도 더 알려야 하는 구직자 입장에서는 정말 여기가 사람이 필요해서 날 불렀는지, 다른 목적이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 구인을 하는 기업의 면접관은 최소 면접자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파악하는 것이 예의다. 담당직원이 면접자들을 선정한 후 면접관인 임원이나 사장에게 보고하며 면접 당일날 면접자들 앞에서 그 면접자의 이력서를 처음 보게 되는 경우도 있는데, 정말 자신의 회사에 필요한 인력을 채용하고자 한다면 최소 사전정보를 가진 후 상대를 대해야 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면접은 기업체가 구직자를 살펴보는 자리지만, 구직자도 기업체를 살펴보는 자리임을 생각해야 한다.
|
어떤 네이버블로그에 올라온글인데 공감가서 퍼옴
씨리즈물? 뭐 그런거 같음
ㅋ
댓글 영역
획득법
① NFT 발행
작성한 게시물을 NFT로 발행하면 일주일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최초 1회)
② NFT 구매
다른 이용자의 NFT를 구매하면 한 달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구매 시마다 갱신)
사용법
디시콘에서지갑연결시 바로 사용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