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이 진짜 힘들고 가난해
정말 자식이 살면서 느낄 수 있을정도로
그래서 내가 중학교때 난 공부 남들하고 똑같이 해봤자
스타트 동시에 끊어도 좃병신되겠다 싶어서
남들 고1마칠때 검정고시로 고등학교 졸업해버렸어 아예
물론 대학비는 없어서 제꼈고..
그게 17살 봄얘기

아버지가 돌아가시기전에 진짜 친하게지내시던 친구분이 있는데
돌아가시고나서도 우리집 많이 봐주셨거든
근데 이 분이 공장을 하신다?
그래서 이번해 1월까지 거래처열거나 업무 보시는거 옆에서 돕고 그랬어
틈틈히 교과서 사다가 또래들이 하는 공부도 했고
햇수로 따지면 이제 2년 될거야

아무튼 서론이 길었는데
이때까지는 그냥 \'친구 아들이 힘들게 사니까 봐주겠다\'셨는데
내가 진짜 내가 내일처럼 계속 일하고 그런게 아저씨 눈엔 이쁘게 보였나봐

어느날 갑자기 부르시더니
너 스무살부터 지금 새로 내 밑에서 일한다고하면
월 300주고 정말 일 재대로 가르쳐주겠다

이러시는거

솔직히 정말 내 인생 길이고 방법이고 이거 하나라고 믿고 열심히 한거 사실이야 맞긴한데
막상 사람 마음이라는게 \'진짜 덜컥 이게 내 직업이 된다\'하니까
기분이 너무 이상한거야

나 검정고시로 가방끈 안되는것도 알고 다 알지만
이제 나도 이만큼 내가 어머니 동생들 부양했으니까
스무살부터는 내가 배운거로 과외를 돌건, 알바를 하건해서
정말 내가 \'배우고 싶은 공부\'하겠다 이런 맘 있었거든
대학도 가고싶고 (진짜 솔직히..)

내가 지금 여기서 20대 인생 다 받쳐서 일하면
목돈 생기는것도 알고 정말 번듯한 재산 생길 수 있는것도 알아

300 쉬운돈 아니지 근데 ..
내가 내 인생 바치면서까지 내가 앞으로 할수있는 그런 \'미래\'와 바꿀 수 있는지
난 그게 지금 잘 감당이 안된다 이거야

난 지연도 없고 학연도 없고 그렇다고 당당히 이런거 상담할 혈연도 없어
그냥 디시인사이드 디시인사이드 말만 듣다가 두서없이 적어봤는데
형들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어떨지 얘기좀 해줘
꼭좀 부탁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