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4 class=tit_article>취업만 되면 다 잘될줄 알았는데... </H4>

"부모님께서 IMF 겪으실 때 이런 심정이셨을까요? 솔직히 요즘 하루하루가 두렵네요"

올해 대기업에 취직한 20대 신입사원 A씨는 요즘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이다. 사상 초유의 취업난을 뚫고 대기업에 입사했다는 기쁨도 잠시. A씨의 회사는 최근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 팀 하나를 정리했다. 이에 따라 A씨와 평소 친하게 지내던 3년차 선배도 졸지에 구조조정을 당했다.

경기침체의 직격타를 직접 목격한 A씨는 "취직하기 전에는 취직만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입사한지 6개월도 지나지 않아 이런 경기침체의 영향을 직접 느끼게 되니 그저 불안할 뿐"이라고 하소연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경기침체에 따른 감원, 감산의 여파는 신입사원들도 빗겨가지 못하고 있다. 극심한 취업난을 뚫고 취업에 성공한 신입사원들이 경기침체 직격탄을 맞은 산업현장에서 \'추운 겨울\'을 처음으로 맞이하고 있는 것.

또 다른 신입사원 B씨는 작년 미국에 대규모 본사를 두고 있는 외국계 기업에 입사했다. 외국계 회사라는 특성상 사원 복지가 국내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뛰어났던 B씨의 회사는 그러나 올해 사원에 대한 지원을 대폭 줄였다. 이에 따라 회사에서 나오던 교육지원비가 더 이상 나오지 않아 B씨는 오전에 다니던 영어학원도 그만두게 됐다. 매년 연말 호텔을 빌려 열렸던 송년파티는 올해 간단하게 음식점에서 저녁만 먹는 것으로 대체됐다.

그는 "어렵다 어렵다 말로만 들었지만 이렇게 실제 몸으로 느껴지니까 두렵다"며 불안감을 표현했다. B씨는 회사로 부터 남은 연차 사용도 종용받아 오는 26일부터 내년 4일까지 \'떠밀리듯\' 기나긴 겨울 휴가를 갖게 됐다.

부동산 업계에 종사하는 C씨의 경우는 더 하다. 올 하반기 입사한 그는 며칠전 회사로부터 30% 연봉 삭감 통지를 받았다. 추가적인 삭감이 있을 예정이며 3개월 후 구조조정에 들어간다는 소식도 함께였다. 그는 "신입사원의 경우는 월급도 적은데 여기서 30% 이상 삭감한다는 것은 곧 회사를 그만 두라는 말 아니겠느냐"며 "해고 당하기 전에 다른 직장을 찾아보고 있는데 채용 공고 나는 곳도 거의 없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수백개의 취업 원서를 낸 끝에 한 회사에 계약직으로 들어간 D씨도 최근 회의에 참석한 고위 관계자에게 "회사에 업무가 겹치는 인력이 많아 내년 1월 사내 조직개편에서 인원 조정이 있을 예정이며 정직원에 대한 인원조정은 거의 없을 것"는 말을 들었다. 실질적으로 계약직 사원이 가장 먼저 구조조정 대상이 된다는 이야기.

D씨는 최근 업무 시간 중 틈나는대로 취업 사이트를 방문하고 있다. 그는 "간신히 취업해서 이제 끝이라고 생각했는데 또 다시 취업난 속으로 뛰어들어야 한다니 이제는 다 포기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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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혜신 기자 ahnhye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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