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할 이뤄놓은거 하나 없이 시간이 훌쩍 이렇게 흘러버렸네요.

인문고졸에 자격증도 없고 나이는 스물다섯입니다.

지방에 있는 4년제 대학을 1년 마치고 군대를 다녀와서 이일저일 알바식으로 하다가

공무원공부를 하다보니 어느새 이십대중반이 되어버렸네요.

뭐라도 하나 배워보려고 7월부터 직업학교를 다니기 시작했는데 과가 웹디자인입니다.

고등학교때 시교육청에서 홈페이지대회에 나가 수상을 했던 것을 생각해서 어느정도 적성에 맞다 판단해서 선택한 결정이었죠.

알고보니 이쪽 직종이 급여가 굉장히 적더군요. 1200부터 1600까지가 신입연봉인데다

지방이라서(전남 광주) 그나마 일자리도 얼마 없습니다.

가뭄에 콩나듯 올라오는 채용공고를 보자면 디자인계통이라 그런지 거의가 여자만을 뽑더군요.

아무래도 여자가 디자인감각이 더 있고 경리나 잡일같은 것도 병행할 수 있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게다가 이쪽 수명이 서른 중반까지가 마지노선이라더군요.

그래서 요새 남자인 저로서는 고민이 많습니다.

생산직에 취업해보려고도 생각을 많이 해봤습니다.

그러나 광주는 워낙에 일자리가 없네요. 있어도 2교대 용역이 전부입니다.

2교대근무는 오래 버틸 수 없을거라 판단해서 아예 생각지도 않고 있습니다.

3교대 근무만 되도 당장이라도 할텐데..

윗지방은 어떤가 안산교차로를 뒤져봤더니 그다지 다른 상황은 아닌 것 같더군요.

만약에 있다해도 기숙사가 제공되지 않으면 근무가 불가능하기때문에 참 답답합니다.

다니던 대학을 마저 졸업해야 할까요.

그러자니 대학 학비가 감당이 안되는군요.

홀어머니에 동생은 타지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는 상황이라..

쉽사리 공부를 더해야겠다고 생각을 마무리지을 수가 없습니다.

대학을 나오면 기회가 더 많아진다고들 하지만

실상은 대학을 나와도 연봉 1800에 비전이 없다고들 하는 중소기업에라도 취업이 쉽지는 않을 거라고 봅니다.

제가 사실 하고 싶은 분야는 무역쪽에 취업을 해서 일을 배운 후에 훗날 자신감이 생기면 조그마한 오파상이라도 차릴 생각이었습니다만..

그놈의 대학 문턱을 넘기가 너무 힘겨워보이기만 합니다.

어차피 대학 나와도 연봉도 별 차이 없어보이는데 비싼 학비 몇천만원 들여서 졸업장 딸 바엔

그냥 지금부터라도 돈을 벌자라는 생각이 지배적입니다.

무엇보다 지금 너무 힘들어하는 어머니에게 더 큰 부담을 안겨드릴거란 생각과

이런 제 생각이 맞는지도 100%확신을 하지 못하겠기에 자꾸 망설이고만 있는 상황입니다.

조금만 더 열심히 살았더라면...지금 이런 상황까진 오지 않았을텐데 하는 아쉬움과 미래에 대한 막막함에..

항상 제 얼굴과 마음엔 어두은 그늘만 그득합니다..

그래도 희망을 버리진 말자고 되뇌어 봅니다만 주위에선 다 죽겠다는 소리밖에 안들리니 도무지 희망의 끈을 부여잡기가 참 힘이드네요.

지금이라도 직업학교를 그만두고 알바를 해서 돈을 모아 대학 복학을 생각해야 될까요.

아니면 이왕 시작한거 직업학교를 수료하고 어떻게든 그 쪽 분야로 일단 취업을 해서 천천히 또 다음을 준비해야 될까요.

그것도 아니라면 기숙사가 있는 공장에 취업해서 돈을 벌어서 가장 역할을 해야 할까요.

열심히 달리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제가 달려야 할 길이 어디인지를 모르겠어서 무기력에 하루하루를 보내는 지금 시간이..

지금 이런 시간이 참 아깝기만 하네요.

어떤 선택이 가장 후회없을 선택일까요. 인생이 딱 삼세번만 되어도 좋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