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원래 03학번으로 수능조져서 집 근처 지잡갔었는데 집에서 재수는 절대안된다고 해서 그냥 등록했어.

1학기 끝나서도 방학때 반수한다고 해도 절대 안된다고해서 결국 1년 다녔지. 1년 끝내고 나서 겨울에 제대로 공부한다고

하니까 겨우 허락해줬어. 고3때 평균 320점은 꾸준히 나왔었거든.

나 같은 경우 학교도 학교지만, 새삼 다시 정석이며 성문기본영어며 보니까 모르는게 엄청 많았던거야.

스스로 내가 이러고도 대학에 있을자격이 있나? 싶은 자격지심이 생겨서 대학공부를 하기위한 기본자격을 갖추기위해

공부를 시작했어.

그해 겨울방학때부터 조금씩 준비했지. 방학때는 수학은 개념원리+실력정석 연습문제 풀고 영어는 성문기본영어 두개만

했어. 방학때는 조금 여유있는것 같으니까 괜찮네 싶었는데

문제는 3월달에 학교들이 개학하니까 원인모를 불안감이 엄습하는거야. 밑에 누가 소속감이라고 했지? 

혼자 사투한다고 생각하니까 미치겠더라고. 집-도서관 왔다갔다하면서 뭐 말할 사람도 없고....그 스트레스가 엄청나 진짜

대학때 친구들 생각나고 보고싶고....

조금씩 적응해나가다가도 한번씩 외로움이 발작을 일으켜. 무기력해지고... 그나마 세상이 좋아져서 인강이란게 있어서

생독학보다는 좀 낫지 싶더라 

수학은 원래 좀 했었는데, 영어는 중3이후로 공부해본적이 없었어. 제일 자신없고 기피하는과목 인데 억지로 해야하니

잘 알지도 못할 문법용어 써 있는 책을 읽어내려가는데, 진짜 아스팔트에 헤딩하고 있는 기분들더라. 

막막함에 대한 비유가 아니라 아예 모르는것을 , 그것도 별로 알고싶지도 않은것을,혼자 통제하면서 이해하려고하면 머리에 물리적인 고통이 느껴져. 피가 잔뜩 몰리는 느낌?

혼자 모든 시간관리해야되니까 강박관념도 생기지. 학교처럼 쉬는시간,수업시간 타종이 울리는것도 아니고 내가 항상

의식하고 있어야됨.

그렇게 뺑이치고 그래도 운이 좋아서 수학,영어는 각 1,2등급(96%,90%) 나오더라. 처음 수능때 4,5등급이었지  과학은 망쳐서 한양대는 못써보고 중앙대,부산대 두군데만 기계공학과 써서 붙었어.

참 할짓은 못되더라. 재수좋아서 점수라도 오르면 다행이지만 까딱 자기관리 잘못하면 학교도 못가고 친구들도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