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을 졸업한 상황에서 부모님에게 책값을 달라는 말을 차마 할 수가 없었습니다."

광주 동부경찰서는 27일 서점에서 취업서적을 훔친 김모씨(27)를 절도혐의로 붙잡아 조사중이다.

김씨는 26일 오후 2시께 광주 동구 금남로 2가 모 서점에서 시가 9만1000원 상당의 영영사전. 토익책 등 취업에 필요한 책 6권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훔친 토익책 등을 신문지 등으로 싸 몰래 가지고 나오려다 서점 주인에게 현장에서 적발돼 경찰관에게 인계됐다.

김씨는 지난해 대학을 졸업한 뒤 취업을 하지 못해 대학 도서관 등에서 일년 동안 공부를 하고 있었던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김씨는 경찰조사에서 "대학을 졸업했지만 취업을 하지 못한 상황에서 시골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부모에게 책값을 달라고 말하기 힘든 처지였다"며 고개를 떨꿨다.

그는 또 "필요한 취업서적 구입을 고민하다 우발적으로 책을 훔치게 됐고 난생 처음으로 경찰조사도 받게 됐다"며 눈물을 흘렸다.

경찰 한 관계자는 "김씨가 취업서적을 훔치다 적발돼 처음으로 전과가 기록될 가능성이 있다"며 "젊은 사람들이 경기불황 등으로 취업난을 고민하는 세태를 보는 것 같아 씁쓸했다"고 말했다.

이형주기자 peney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