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살 되고 어른 되었다며 좋아할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10년이란 세월이 지나가 버렸어
그때는 미래에 대한 불안 같은것도 없고 그냥 아르바이트 하면서 시간만 낭비했어
군대 갔다 오고 나서도 딱히 하고 싶은 일이 없어서 그냥 되는대로 흘려보내며 살았는데
나이 먹고 나니 그때 내가 취직이라는 것에 대해서 좀 더 진지하게 생각했다면
최소한 지금처럼 막막하지는 않았을 거라는 후회가 드네

나이 서른
고졸학력에 배워놓은 기술도 없고
내세울만한 경력도 모아놓은 돈도 없어

그렇다고 집이 부자인 것도 아냐
 까놓고 말해서 가난해
그야말로 막장이지
그동안 취갤 막장이란 횽들 많이 봤는데
창피한 얘기지만 솔직히 나만큼 막장도 드물더라
나이가 서른인데 아직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뭔지도 모르고
술집, 노래방, pc방, 물류창고 짐꾼, 퀵서비스  같은
고용보험과는 거리가 먼 아르바이트만 전전하며 살아서
고등학교 졸업 이후로는 이력서에 적을만한 것도 하나 없어

집에선 나가서 뭐라도 하라고 성화인데
지금 와서 국비지원으로 학원을 다닐까 알아보니 
국비로 배우는 기술들이 평생 직업으로  삼기엔
무리가 있는 기술들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라
이것도 솔직히 망설여져

내가 취업보호 대상자(아버지가 유공자)라서 
가산점 5%(예전엔 10%)를 받을 수 있으니
9급 공무원 시험을 보라는 얘기도 들었는데
어릴적엔 흘려듣고만 있다가 막상 알아보니  
9급 공무원 시험 나이 제한이 서른 살이라네
군대 갔다온 기간 포함해도 33살까지인데
그 안에 합격 못하면 정말 인생 끝장날까봐
도전도 못하고 있어

취갤에 가끔 조선소 간다는 횽들처럼
나도 차라리 그럴수라도 있으면 좋겠는데
몸도 안 좋으신 아버지 혼자 계셔야 되서
그것마저도 여의치 않네

나 대체 어떻게 하면 좋을까?
나이 서른에 배울 만한 기술이든 백수 탈출 경험담이든 뭐라도 좋으니까
누가 좀 도와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