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 지방대지만 어엿한 4년제 국립대 토목과 나왔다.

같은 동기들 학교 다닐때 자기 관리 잘해서 서울에 괜찮은 설계회사나 대기업 현채직

또 더 잘된놈은 공사까지 들어가서

현재 돈 4000까지도 우습게 버는놈 허다하다.

하지만 의외로 이놈은 좀 안 풀려서 대기업 건설회사 계약직을 전전하다가

나중에 계약직의 서러움과 미래의 불투명함을 못이겨서

박차고 뛰어 나오더니 저네 삼촌이 조그맣게 운영하는 조선 전기설비

회사에 들어가더라. 그것도 현장직으로

진짜 손톱에 때끼어가며 일요일도 나가고 크리스마스에도 나가고

말이 삼촌이지 삼촌이 조카 잡아 먹는다라는 옛말처럼

조카를 엄청 부리더라고. 역시 아는 사람이 더무섭다고

돈이라도 많이주길하나..보통 관리직은 연봉제지만

현장직은 월급제나 시급제 혹은 돈내기거든? 자기가 일한만큼

벌어갈수 있게끔 해둬서 그래서 몸은 피곤하지만 야근이네 특근이네 하며

채우면 채울수록 많이 벌어가게끔 되어 있는거.

하지만 이놈은 현장에서 기름때 묻히는데 연봉제랜다. 잔업에 야근에 이건 머..

현장직인데 기본 잔업시간까지 정해져 있고 또 잔업수당도 고정이래..ㅋㅋ

게다가 아직 결혼도 못했고 대학때 사귀던 여친과 헤어진이후

애인도 하나 없는데 삼촌이 아는지 모르는지 쉬는 시간조차 안주더라.

진짜 내가 옆에서 지켜보면 화가 치민다. 현재 저네 아버지는 아들놈이 건설회사에서

일하는줄 알고 계시거든? 원래 외삼촌이랑 사이가 나빠서 연락을 전혀 안하는 사이에다

그덕에 지금 지놈이 뭘 해서 먹고 사는지 저네 부모님도 전혀 몰라.

알게되면 호적 파갈꺼라고 하더라.

말은 무슨 기술을 배워서 나중에 나가서 자기 업체 차려서 돈 많이 벌꺼라고 하긴

하는데..그게 말이 쉽냐? 저네 삼촌 나이도 젊은 편이라 사업체 물려주려면

수십년은 더 있어야 할거 같고. 참 암울하더라.

오늘도 일하러 나갔데.. ㅅㅂ 쪼그마한 조선 전기설비 업체에 과장이 기술자면

나머진 전부 시다바리에 뒤모다인거 모르는 넘이 어딨냐? 무슨 지가 기술자라고

나가야 된다느니 자기말곤 나올사람이 없다느니.. 삼촌 눈치 안보는척 하면서

엄청 보고. 그렇다고 사장 조카라고해서 현장에서 사람들이랑 잘 어울리길 하나..

원래 저렇게 살놈이 절대 아닌데 정말 안타깝다.

아 물론 나도 머 떵떵거리고 사는건 아니지만..후.. 절친한 친구로서 보기 안타까워서 한자 끄적.

머 저런곳도 있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