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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김@# 내 얘기 한번 들어볼래 21번째... 회상

같괱깨(219.254) 2007.12.01 23:37:49
조회 223 추천 0 댓글 5

잠시 휴가얘기는 접어두고 ...

전편에서 빼먹었던 나의 쫄병 잔혹사를 다시금 끄적여 봅니다..



위로휴가를 갔다온 일병을 달기 조금 전의 어느 날 이었다...

내가 내무실 28기 선임인 박성호해병에게 좀 잘못을 했던것같다.

사실 뭐 그렇게 잘못이랄 것도 없지만 28기 선임은 나를 거의 증오하는 수준으로 싫어했으므로 그냥 뭐하나 재수 없게 걸렸던 것 같다.

점심을 먹고 30기 안해병과 근무를 진입하려는 와중에 식사당번인 28기 박해병이 안해병에게 지시한다..



....."야! 안해병아 너 이따가 저새끼 좀 초소에서 굴려라 알았냐?

.....18 쫄병 색히가 기합만 졸라 빠져서 말야...

근무를 진입하고 나서 1분후 난 그를 증오했다..3시간 내내...

당시 한 낮의 날씨는 35도에 육박하는 폭염이었고 게다가 그 근무는 주간4직과5직을 겸하는 4시간의 말뚝 근무였다.



간단한 근무 교대를 마친후에...

안해병:야 이 개색히야 초소 안에 들어가서 대가리 박어라~

우리 초소는 해안가에 있어서 밖에 잘 노출 되었지만 초소가운에 조그마한 사각형의 지붕달린 방??이 있었다.


난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방에 들어가 대가리를 박았다.

낮에는 과업을 하니라 간부들도 순찰을 잘 안오고 초소에 관심을 갖는 사람도 없었다.

그리고 일단 그 방안에 들어가면 그안에서 뭔일이 일어나는 지는 아무도 모른다.


안해병:넌 이 시발롬아 이제 갓 일병단 색히가 정신을 어디에 팔고 다니길래 허구헌날 말나오게 하고 ....오죽하면 박해병님이 나한테 널 기합잡으라 그러겠냐...


똑바로 하겠습니다..

내가 할수 있는 가장 적합한 말이었다..

안해병:똑바로 하긴 뭘 똑바로해 임마~대가리 똑바로 안박을래?

그러면서 워커발로 철모를 툭툭찬다..


안해병은 햇빛을 피해서 방의 입구에 서있었다..

사실은 햇빛을 피하기 보다는 나를 가리기 위한것 이었다.


대가리를 박는것도 힘들었지만 그것보다 힘든건 한손은 허벅지를 한손은 소총을 잡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이건 불문율이었는데 초소에서 기합을 받다가 소총을 땅에 떨어트리면 그 순간 졸라게 맞는것이었다.


1시간 정도 됐을까 난 한계에 이르렀다..땀은 비오듯이 흘러서 런닝구 빤스는 젖은지 오래였다..그래서 난 잠시 쉴시간을 벌기 위해 소총을 떨어트리는 동시에 무릎을 꿇었다..

초소 근처에 우리중대의 주차장(중대원,간부들이 정비를 하는 장소)이 있으므로 안해병이 초소안에 오래 못있는다는 걸 이용한 노림수 였다.


안해병:온갖 욕을 퍼부우며~~야 빨리 똑바로 안할래~

난 당황하는 말투로 버벅거리며 예...알겠습니다..똑바로 하겠습니다...

이러면서 무릎을 꿇은 자세로 옷매무새를 추스르고 목관절을 풀은뒤에 다시 본연의 자세를 취했다..


그렇게 두시간을 버티니 이건 세상에 지옥이 따로없다..

내가 있는 지금 여기 이곳이 바로 생지옥이었다..

내내 난 이 고통의 순간은 가고 좀 있으면 편안한 취침시간이 올 것이다...라며 내 자신에게 최면을 걸었다..



사실 따져보면 내가 지금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게 된 것은 군대에서 부터가 아닌가 싶다.

그렇게 라도 최면..자기암시를 걸지 않으면 난 정말 정신을 놓아버렸을지도 모르겠다.

3시간쯔음 됐을까...



안해병:야 일어서라~

난 그말과 함께 초속50미터의 속도로 일어났다..

안해병:벽에 기대서 철모 좀 벗고 바람 좀 쐬어라...


그렇게 난 안해병이 베푸는 자비에 감사하며 바람을 쐬었다...

그때 얼마나 시원하고 상쾌하던지 ...난 그때 이후로 그렇게 시원한 바람은 쐬어본적이없는것 같다.

바람은 내 얼굴의 땀을 닦아주었지만 가슴속에서 흐르는 내 눈물까진 닦지 못했다..

짧은 휴식후에 난 초소브리핑과 목소리등의 문제점으로 인해 안해병은 철모로 내 머리를 수차례 강타했다..


물론 그것도 아프긴 했지만 그래도 철모를 썻기 때문에 그나마...그나마 좀 견딜만했다..

그 일 이후로 안해병도 나의 열렬한 안티팬이 되었다.



그리고 일병을 달고나서 있었던 일이다..

군대에서는 의레 암암리에 구타가 자행되는 공간이 있다..

내무실 문 뒤쪽 구석탱이,식기세척장,화장실 대변칸,야외 샤워장,이발소,목욕탕...

사실 때릴라 치면 어디서나 때렸지만 우리 부대에서는 주로 위에 장소에서 스킨십이 이루어졌다.


그건 아마 타군도 마찬가지 일거라 생각한다.

아무튼 밀폐된 장소에서 스킨십을 당할때는 그 공포가 배가된다..

특히 난 목욕탕에서의 그 일을 아직도 기억한다..그 날을 ...

내가 전입할때부터 중대의 실세는 상말(상병오장)21기 선임 3명(원래 4명인데 1명은 병원에 있다..나중에 오셨음..)이었다.


각자 카리스마와 스킨십,병장들의 신뢰를 등에 업고 중대를 좌지우지 하고 있었다..


우리 내무실 상호해병도 난 겁나게 무서웠지만 그래도 상호해병은 내가 거의 아들뻘 되는 기수 였으므로 나에게 직접 손을 대는 경우는 없었다.


내 윗선임까지는 오라지게 맞았다는데 난 운이 좀 좋았다..


일의 발단은 이랬다..

주,야간에 중대 상황병 근무를 서는 선임들은 대개가 상병,병장 선임이었다...

그리고 야간에 근무자를 깨우는 것도 상황병 선임들의 임무중 하나였다.

쫄병때는 긴장할 일이 많지만 특히 밤에 근무 진입을 하기 위해서 일어났을때는 반드시 나를 깨워준 상황병선임에게

일병~같괱깨 ..요렇게 관등성명을 대고

상황병 선임에게

필승~수고하십니다.

라는 경례를 꼭 해야했다.

그리고 반드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서 해야했다.

그렇게 해야 기합이 빠졌다는 소리를 안듣기 때문이었다.


난 ..내 기억으로는 난 이런것에서는 그닥 실수를 한적이 없었던 것 같다.

그렇지만 그건 그냥 내 생각이었을 뿐 이었다.


그날은 목요일...목요일은 우리중대가 목욕탕을 이용하는 날 이었다.

여느날처럼 정신없이 씻고 나갈 궁리만 하고 있었다..얼른 가서 순검청소 준비를 해야 했기 때문에 목욕탕 들어서자 마자 얼렁 따신 물을 끼얹고 잽싸게 머리를 감으려하는 찰나...

목욕탕 한쪽에 있는 사우나실에서 21기 김광수 해병님이 날 부른다..


얌마!너 일로 와바~

일병~같괱깨...난 웬지모를 두려움에 휩싸이며 잽싸게 뛰어갔다.

얌마!너네 내무실 니 위로 내 밑으로 한명씩 여기 사우나실로 들어오라고 해라!

빨리 불러와 알았냐???


눈치가 없던 나 였지만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니 어떤일이 일어날지 대강 짐작이 되었다.

(참고로 광수해병은 복싱과 봐디빌딩을 즐겨하는 다부진 체격에 한 성격하는 해병이었다.)

시키는거 하기 싫었지만 난 어쩔수 없이 내 윗선임들을 한명씩 불렀다..

그 순간 난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의 기분이 대략 이해가 갈것 같았다.

일단 28기 박성호해병에게 갔다..


박성호 해병님!

왜??

김광수해병님께서 사우나실로 잠깐 들어오시랍니다.

순간 날 한번 훑어보곤 알겠다는 눈빛을 하며 사우나실로 들어간다..



한 5분정도 지났을까...

사우나실 문이 열리며 박성호해병이 나온다....

약간 통통해진 두 볼과 붉으스름한 목언저리...

난 더욱 움츠러 들었다..

날 보더니 한마디 한다..


야!내가 18 다른 색히한테 맞았으면 최소한 너한테 뭐라고 한마디는 했겠지...

그런데 내가 왜 아무말 안하는지 아냐??

저 색히는 개 시레기야 그래서 내가 아무말 안하는거야~~알았냐??


불행중 다행인거라 생각했다...날 가만 안 둘줄 알았는데..


다음 차례는 33기 찬호해병이었다.

나의 안티팬랭킹1,2위를 다투는 찬호해병...

그러나 다행히도 근무를 가있어서 패스~

찬호해병이 들어갔다면 난 정말 어디 한군데 부러졌을지도 모른다...



그 다음차례는 41기 영호해병 이었다..

맞후임 잘못 만난죄로 몇 달째 갈굼과 구타에 시달리는 참 선량한 해병이었다..

모든걸 체념한듯 사우나실로 들어갔다...

몇분이 지났을까....

볼이 잔뜩 부어오른 영호해병이 내게 들어오라며 손짓한다..


난 이제 죽었다...

난 이제 죽었다...

난 이제 죽었다...


이렇게 속으로 만세 삼창을 했다.


뽀오얀 수증기 사이로 한껏 달아오른 광수해병의 실루엣이 보인다..


이윽고...


야~김영호!넌 후임색히 똑바로 안갈키냐??개쫄병 색히가 졸라게 기합만 빠져서 선임이 깨워도 관등성명도 안대고 경례로 똑바로 안하고 ...@!#$!@%$#@%


그리고 전광석화같은 잽펀치로 영호해병의 좌우뺨을 강타한다..

스트레이트훅으로 가슴쪽도 가격하고...

오른발킥으로 허벅지를 걷어찬다..


내 머리 속은 패닉상태가 되었다..다음은 내 차례인데...좃 됐구나....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쌍욕과 함께 펀치가 작렬한다..

느닷없이 당했기에 아프고 안 아프고 못 느꼈다.

기억나는건 맞는 중간에 윽! 소리 냈다고

몇 대를 덤으로 더 맞았다는 것이다..

실컷 몸을 푼 광수해병이 나간후 영호해병과 단둘이 남았다..

아유18~야이 18놈아~

절규에찬 영호해병의 목소리가 사우나안에 메아리쳤다..그러나 더 이상의 어떠한 구타는 없었다..난 맞선임을 정말 잘 만났었다..뒈지게 맞아도 할말이 없는 상황이었는데...

목욕을 하고 정신없이 청소를 하고 순검을 받고...잠자리에 들기전에 침상에 걸터앉아 있었다..영호해병도 내 옆에 앉아있었다...



헉 ..그런데 광수해병이 우리 내무실에 들어온다...

시바 또 맞는건가...그러나 그의 손에는 마데카솔이 들려있었다..

야 김영호!입벌려...그리곤 입안의 상처에 연고를 열심히 발라준다...


그리고 내게 연고를 발라주면서

얌마!괜찮냐? ...넌 임마 좀 잘해봐~

니가 자꾸 그러면 니 선임이 고달픈거야 임마~잘해!



병주고 약주고 ...

기분이 참 묘해진다...

선임의 마음이란 것은 저런 것일까??

때리고도 미안한 마음에 마데카솔을 발라주는 그런 것인가....

많은 생각 끝에 나온 결론은 ....

에휴 내팔자야~ 잠이나 자자..

그러나 선임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은 가실길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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