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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김#$ 내 얘기 한번 들어줄래 15번째

같괱깨(58.234) 2007.11.02 14:02:22
조회 215 추천 0 댓글 3

입대하기전 동영상에서 목봉체조라는걸 보긴 했지만 목봉구보라는건 전혀 듣보잡이었기 때문에 나는 상당히 혼란스러웠다.

그래도 일단 살아남기위해 있는 힘을 다해 뛰었다.

8개조가 목봉을 들고 먼지를 일으키며 뛰어가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일단 반환점을 돌고 그때부터 업치락 뒤치락 상위권에 들기위해서 본격적인 레이스가 벌어졌다.

난 ..아니 내 동기들은 죽을힘을 다해서 뛴 덕에 가까스로 3등에 입상해서 좀 쉴수가 있었고 입상을 못한 조들은 다시 목봉구보를 실시했다.

그렇게 험난했던 과실자 훈련을 마치고 우리는 식사를 하기에 앞서 병사앞에 도착했다.

훈련병 생활의 하이라이트...어머니노래 앵콜시간이 돌아온것이다.

좀 짬이되는 디아이가 어머니은혜를 부르라 시킨다..

디아이:지금 이순간도 너희 어머니들은 너희들을 군대에 보내놓고 걱정하고 계신다..이제 어머니 은혜를 조금 알겠는가?

자 지금부터 어머니를 생각하면서 어머니은혜를 부른다.

어머니 은혜!하나 둘 셋 넷~

우리들:높고 높은 하늘이라 말도 많치만 나는 나는 높은게 또 하나 있지 낳으 시고 기르시는 어머니 은혜 푸른하늘 저 보다도 높은 것 같애 ~

전후좌우 앞뒤에서 울고불고 난리도 아니다..

나도 어머니은혜를 부르는데 솔직히 스승의 은혜하고 헷갈려서 그냥 립씽크만 했다.

원래 텔레비전나 그런데서 보면 이장면에서 울어야 하는게 정말이지만 나는 감정이 메말라서 그런가 암만 쥐어짜려고 해도 눈물이 안나왔다..

그래도 정황상 나만 안 울수는 없기에 억지로 한두방울 짜냈다.

근데 냉혈인간 같던 디아이가 우리들을 보면서 눈물을 흘린다.

그 모습은 아직도 잊을수가 없다..디아이가 눈물을 흘리다니 ㅡ,,ㅡ;;

어머니 은혜도 은혜지만 난 배고픈게 더 급했다.

눈물겨운 장면을 마치고 나서 우리들은 식당으로 향했다..

우리가 과실자 훈련을 받는사이에 이미 다른 동기들은 식사를 다 마친뒤였다..

암튼 식당에 입장을 하니 디아이가 너네들 고생했다면서 씨익 쪼갠다..

그러면서 고생한 댓가로 특별히 맛스타를 주겠단다..앞에 동기들은 안줬다는 부연설명과 함께....아직도 기억한다 그 오렌지맛 맛스타~

우리기수 6주동안 과실자훈련은 그게 처음이자 마지막 이었다.

어떻게 생각하면 재수가 없었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다른 동기들은 경험하지 못한 진한 추억 하나 더 만들었다고 생각한다.물론 그때는 아니었지만..

두서없이 쓰느라 순서가 조금 뒤죽박죽하지만 조금 양해를 바라면서...

훈병때 중요한건 병과선택이다..

병과를 어떻게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2년간의 팔자가 뒤바뀐다.

타군과는 다르게 우리는 일단 지원할 때 보병,특기병으로 지원을 해도 그걸로 결정이 되는게 아니라 훈단에서 지원하는 병과로 결정된다.

이렇게 병과를 결정하는 날이 오면 각 병과에서 세일즈맨?이 파견되서 조금이나마 우수한 인재를 선발하려고 갖은 이빨과 구라로 훈병들을 꼬신다.

의장대 영업맨은

우리 의장대에 오면 해군배타고 세계일주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고,또 밖에 공연같은걸 많이 다녀요.특히 대학교 같은 곳도 가기 때문에 그곳 여학생들로부터 전화번호 적힌 쪽지도 많이 받고 그래요.

그리고 의장대 군기가 빡세다고 그러는데 전혀 그렇지 않고 외려 분위기가 좋습니다.

의장대는 팀워크가 중요하기 때문에 서로 빡세게 하면 팀워크가 이뤄질수가 없어요.

구타 저변문제는 전혀 걱정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기타 헌병대나 다른 병과 영업맨들도 왔었는데 잘 생각은 안나고 ㅡㅡ;;

한편,운동신경이라고는 쥐%만큼도 없는 나는 여학생의 전화번호라는 영업맨의 이빨에 현혹되어서 무언가에 이끌리듯이 앞으로 나아갔다.

나처럼 여학생 전화번호에 홀린 놈들이 꽤 많았다..이 순간은 동기가 아니라 경쟁자다.

영업맨은 자신의 성과에 흡족해하며..

4명 뽑는데 인원이 많이 꽤나 많이 왔네요.ㅎㅎ

맘같아선 여러분 다 데려가고 싶지만 그럴수가 없으니 간단히 테스트를 해서 합격자를 추리도록 하겠습니다.

테스트는 팔굽혀펴기 40회로 하겠어요!!

팔굽혀펴기 40회인지 생선회인지 기억은 잘 안나지만 ...

자!엎드리세요.실시~

훅훅,,,헉헉,,....

잠시간의 정적이 흐르고 ...

자 이제 됐습니다.일어나세요..

이제 제가 호명하는 사람은 한 발짝 앞으로 나오세요~

저기 맨 끝에 훈병

저기 중간에 훈병

저기 앞에 있는 훈병

마지막.....

ㅎㅎ 기적과도 같이 손가락이 나를 가리킨다..

나는 내심 웃음 참으면서 앞으로 나아갔다..

아니 자네 말고 그 옆에 훈병 말야~

이게 뭔 개쪽인지 18 내가 더뤄워서 의장대 안간다..

어디 의장대가 해병댄가 퉤퉤퉤~

암튼 병과의 수시모집은 그렇게 나의 패배로 끝났고...그날 적성검사를 끝내고 며칠이 지난 어느날 우리는 진짜 자신의 병과를 선택하기 위해 다시 모였다.

디아이:저번에 뽑힌 사람들은 오늘 해당되지 않으니깐 저기 밖에 나가서 작업을 하도록한다.

디아이:자 칠판에 병과 번호하고 분류해놓은 거 보이지? 이제 설명을 할테니깐 잘 듣고 선택할수 있도록해~

나이가 지긋하신 상사아저씨 한분이 와서 비교적 차근차근 설명을 해주신다..

난 수시모집에서 떨어진후 조금 낙담을 하긴 했지만 언제까지 그럴수는 없었기에 다시한번 내 나름의 기준을 세우기 시작했다..

해병대는 연평도,백령도,김포,포항 크게 4가지 부대로 분류하는데 일단 섬에가면 휴가나오기가 지라알같고 졸라게 쳐맞는다는 흉흉한 소문이 떠돌았고...

김포에 가면 무한근무에 3만빳다를 맞고 전역한다는 그런 말이 있었고..

포항에 가면 지구3바퀴를 돈다는 우스개 소리가 있을 정도로 훈련이 많단다..

난 일단 절대로 섬에 가고 싶은 생각은 없었으므로...

그렇다고 포항에 있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포항은 집에서 너무 멀었기 때문에 ㅡㅡ;;

그러니 내가 설정해놓은 상황은 잘될 경우 김포...

최악의 상황은 포항 이었다..

근데 나의 이런 조건에 부합하는 병과는 없었다..

사령부,기무부대 이런건 있었지만 그런건 이미 빽있는 놈들이 다 내정되어 있기 때문에 난 해당사항이 아니었다.

썩 만족스럽진 않지만 그래도 나의 조건에 어느정도 부합하는 병과가 있긴했다.

상륙장갑차 라고 해병대에만 있는 장비라는데 부대가 김포하고 포항밖에 없다고 했다..

이거라면 내 꿈을 실현시켜줄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1지망에 이걸 써넣고 2지망은 보급 3지망은 생각 안난다.

지원하는 놈들 머릿수를 보니 정원에 미달이었다..

난 확신이 들었다..이거구나 김포에 가는구나~

며칠 후...

최종 발표가 있었다..

난 포항이었다..이런 #$ 뭐 같은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반반의 확률인데 왜 난 포항인가??

난 또 한번 좌절했다..

비탄에 잠겼지만...그것도 잠시였다..인간은 적응하는 동물 아닌가..

적응이고 자시고 솔직히 훈련이 빡세서 그런거 생각할 시간도 없었다.

말로만 듣던 총검술이니 도수체조니 집총체조니 배우느라 한시라도 긴장의 끈을 놓을수 가 없었던 어느날 저녁...

항상 그랬듯이 그날도 대충 씻는둥 마는 둥하며 순검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그러다 뜬금없이 디아이가 오늘은 관품함 밑 소지품 검사를 할테니 음식물이나 담배 짱박은거 있는 놈은 알아서 미리 다 내놓으란다..

난 담배를 피우지도 않았고 음식물 짱박을만큼 간땡이가 큰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그냥 깨작 깨작 관품함이나 정리하고 있는데 내 옆에 있는 동기는 고개를 푹숙이고서 부시럭 부시럭하며 뭔가를 열심히 하는 듯 했다.

걔가 뭘 하건 말건 난 그냥 순검이나 빨리 끝내고 잠이나 자빠져잤으면 하는게 바램이었다.

어느덧 순검시간이 다가왔고 우리 훈병들은 복도에 도열에서 살벌한 긴장감을 느끼고 있었다.

중대 순검~순검~

필씅~

필씅~

중략...

그렇게 간단한 대대장 훈병의 순검신고가 끝난후에 디아이들이 내무실을 돌기 시작했다..

내 옆에...나....내 앞번호 동기...

디아이가 내 앞번호 동기 앞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참고로 그 디아이는 키는 작았지만 악과 깡으로 똘똘뭉친 전형적인 디아이였다.

귀엽게 생긴 얼굴과는 다르게 성질이 드럽고 목소리도 오라지게컸다..

아무래도 신체적인 핸디캡을 성질로 커버하려는 것 같았다..

디아이:너 이 개#끼야 뭐 쳐먹었어~

동기:아닙니다..아무것도 안 먹었습니다.

디아이:이 18놈아 너 나랑 장난해~뭐 쳐먹었어 빨리 말해 쳐 맞기 전에

동기 :(겁나 쫄아서)정말 아무 것도 안먹었습니다.

디아이:뚜껑이 열렸다..이 18놈아 증거가 있는데 계속 어기장 놓겠다..이거지 어디 한번 죽어봐라 이 개#끼야~!

(동기는 모르고 있었다..자신의 입가에 생크림이 묻어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렇다..동기는 아까 관품함 검사를 한다는 말에 짱박은 크림빵을 허겁지겁 먹어치웠고 경황이 없는바람에 자신의 입에 크림이 묻었다는걸 망각했던 것이다.

난 태어나서 사람이 사람을 그렇게 패는건 처음 봤다..

일단 그 디아이는 동기놈을 끌어내서 이단옆차기와 싸대기 콤보로 내무실 중간에 온수기 물통이 있는 곳까지 끌고 갔다..

순식간에 디아이는 꼭 지 키만한 그 스텐레스 온수기를 들어서 그걸로 내 동기를 내려 찍었다...내무실 분위기는 완전 공포분위기였고..

불쌍한 내동기는 쳐절하게 울부짖었다..

근데 그 눈물은 오히려 디아이를 더 자극했고 동기는 그후로 수분간을 더 맞아야 했다.

그러게 혼자먹지말고 나한테도 좀 나눠줬으면 둘이서 나눠맞으니 좀 덜했을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낮 크림빵 때문에 복날에 개패듯이 맞은 동기는 순검이 끝나고 이불을 뒤집어 쓰고 엉엉 울었다..다른 동기들이 와서 위로를 해줬지만 어디그게 위로한다고 될일이가....

나도 조금 달래기는 해봤지만 전혀 효과가 없었다..

아직도 생생한 그 날 저녁...

난 침상에 누워서 이런저런 생각을 해봤다..

그래도 결론은...군대는 뭐 원래 @같은 곳이니깐 참아야 한다는 뭐 그런것 이었다..

옆에서 울고 있는 동기 때문에 나도 마음이 무거워서 쉽사리 잠이 오지 않았다..

지금은 한명의 사회인으로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을 그때 그 동기야...

그때 말야...

크림빵 좀 조금 나눠주지 그랬냐...

나 사실 너 맛있는거 먹는거 다 알고 있었어..

나 그거 졸라게 먹고 싶었는데 워낙 맛있게 먹길래 달란말을 못하겠드라...

아무튼 동기야 잘먹고 잘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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