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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김#$ 내 얘기 한번 들어볼래 12번째 얘기

같괱깨(218.50) 2007.10.27 16:20:57
조회 231 추천 0 댓글 4

지하철에 내던지듯이 몸을 싣고 어머니와 함께 버스 터미널로 향했다.

차는 2시쯤에 출발하는걸로 택했다...

근데 도착시간은 7시가 넘는다..

쳇 뭔놈의 동네가 저리도 뭔지 ㅡㅡ;;

난 내심 불만이 있었지만 그런다고 해결될 문제도 아니었거니와 사실은 군대라는 곳에대한 일종의 기대감이라는게 그땐 조금 있었기 때문에 5시간이라는 먼거리는 그리 문제가 되지 않았다.

버스를 타고나서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했다..

오늘 저녁엔 뭘 먹어야 할까 ...군대라는 곳은 어떤 곳일까...훈련은 얼마나 힘들까..

이런 오만 잡생각이 다 들었다..

해가 중천일때 출발한 버스는 어느덧 해가 지고 어둑해진 저녁무렵에야 도착했다.

이곳이 말로만 듣던 철강의 도시 포항이구나!

초딩때 포항제철을 방문한 이후로 두 번째로 오는 포항이었다.

포항이면 그래도 꽤 큰도시인데도 지방이라 그런지 저녁7시 인데도 길거리에 가게나 가로등은 벌써부터 불이 꺼져 어둑 어둑 해있었다.

일단 나는 어머니의 손을 꼭 붙잡고 밥 먹을 곳을 찾았다..

젠장 뭔노무 동네가 마땅히 밥먹을 만한 식당 찾기가 힘들었다..

나도 군대가기전에 맛난것 좀 먹고 싶었는데 진짜 먹을만한 곳이 없었다..

그래서 그냥 그런건 포기하고 눈에 보이는 고깃집 비스무레한 식당에 들어갔다.

몇 년이 지났는데도 그날 거기서 먹은 메뉴는 아직도 기억한다..

불고기 돌솥밥 이었는데 맛은 뭐 그냥저냥 먹을 만했다..

그렇게 어무니와 저녁식사를 하고 있는데 옆테이블에 팔각모를 쓴 군인들이 들어와서 앉는다.모자에는 브이자와 다이아몬드가 제각각 달려있었다.

무슨얘기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나름 즐겁게 식사를 하는 모양이었다.

난 군대에 대한 정보를 1그램이라도 더 건저 볼까 하는 마음으로 그들의 대화에 열심히 귀를 기울였지만 그 사람들이 하는 말의 거의 대부분을 못알아 들었다.

하긴 군대도 안간놈이 그말 들어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나~

그렇게 밥을 먹는둥 마는 둥하며 식사를 마치고 어머니와 함께 오늘밤 하루 묵을곳을 찾아나섰다..

서울은 거리에 널리고 널린게 모텔인데 여기 이동네는 그런거 찾기가 쉽지않았다..

닝기리 지방은 역시 지방이구나 ㅡㅡ;; 그래도 고르고 골라서 그 중에서 제일 괜찮은 여관을 하나 골라서 들어갔다.

입대하기 전에 꼭 던킨도넛츠를 먹고 싶었는데 그 동네는 그런건 없었다..

그래서 슈퍼에가서 과자 몇봉지를 사다가 여관방에 앉아 까먹으며 어머니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그때 무슨 얘기를 했는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그냥 일찍 잤다..

민간인으로의 마지막 밤은 그렇게 지나가고 있었다..

다음날 아침 졸린눈을 비벼대며 일어나 대충 얼굴에 물을 찍어바르고 어쩌고 저쩌고 하니 벌써 정오가 가까워왔다..

아...정말 몇시간 안남았네.

일단 어머니와 난 발걸음을 재촉해서 부대 서문으로 향했다.

군부대 앞에는 내 동기가 될 아해들과 부모들 및 기타 친척들로 북새통이었다.

그러고보면 난 상당히 단촐하게 입대하는 편 이었다..

남친입대한다고 눈물 흘릴 여친도 없었거니와 포항까지 내려와줄 친구들도 없었으니 말이다.

노점상 아주머니들이 시계니 뭐니 사라며 붙잡았지만 난 그런것에 대해서는 이미 사전에 충분히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전혀 현혹되지 않았다.

입대전에 먹는 마지막 최후의 만찬은 갈비탕이었다..

사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부대앞 식당이 뭐 다 그런거 아니겠는가?

갈비탕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콧구멍으로 들어가는지 모를 정도로 내마음은 심란하기만 했다.

막상 나는 마음의 준비를 했다고 믿었지만 어디 그게 마음대로 되나...

최후의 만찬을 마치고 어머니와 난 부대안에 있는 허름한 강당에서 시청각자료를 시청했는데 그냥 뭐 군대에 대한 짤막한 흥보 동영상 이었다.

그리 영양가 있지는 않았지만 그냥 지켜보았다..

짧은 교육이 끝나고 난 후에...

하얀색 하이바를 쓴 군인아저씨들이 우리들을 한데 다 모은다..

그리고 부모님께 작별의 인사를 하라고 시킨다.

어머니도 나도 딱히 눈물을 흘리거나 그러진 않았다..

그저 태연히 서로를 향해 손을 흔드는 것 그 이상 그 이하도 없었다..

자~하나에 왼발 둘에 오른발입니다.

제자리에서 제가 구령을 넣으면 걸어보겠습니다~

하나~ 왼발 둘~오른발

하나둘 하나둘 하나둘....

자 이제 앞으로 갑니다..

저를 따라오십쇼~

자 앞으로가

하나둘 하나둘 하나둘 하나둘 하나둘 하나둘

그렇게 계속되는 디아이의 구령에 맞춰서 떨어지지 않는 어색한 발걸음을 하나 씩 옮기고 있었다.

디아이는 우리들을 허름한 강당같은 곳으로 데려가서 그냥 맨바닥에 앉히고서는 명단을 확인하고 간단한 인적사항 같은걸 확인후에 식당으로 데려갔다..

말이 식당이었지 사실은 다 스러져가는듯한 허름한 콘크리트 건물이었다.

왕자식당이라는 이름이 전혀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

군대에서의 나의 첫 식사는 군대리아 였다..

기름때가 묻어서 미끄덩 거리는 식판에 탄내나는 스프와 반동강이낸 패티 그리고 딸기쨈에 부실한 소스 한봉지 쌀로 만들었다는 빵이 전부였다..

영 내키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난 먹어야 했기에 억지로 먹었다..

밥을 먹고는 우리가 머무를 병사로 향했는데 ...

병사 마져도 식당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내무실에는 커다란 2층침상이 양옆으로 두 개가 있는데 침상이란 말이 좀 민망할 정도로 부실했다..

덕지 덕지 칠한 황색 페인트에 다 찢어진 장판에 냄새나는 침구류...관품함이라 보다는 장작에 가까운 관품함 ...

참으로 열악하디 열악했다..

뭐 한건 없지만 피곤해서 난 일찍 잠을 청했다..

눕고 나니 내 눈에 들어오는건 깜깜한 나무천장 뿐이었다...난 1층에서 잤기 때문에...

거기에는 자그마한 글씨로 이런저런 훈병들의 애환이 적혀있었다..

아~~깜깜했다..말그대로 그냥 깜깜했다..

이 상황에서도 잠이 오는구나...

군대에서의 첫날밤은 그렇게 지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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