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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김#$ 내얘기 한번 들어볼래 ..시즌11 트라우마의 시작

같괱깨(219.254) 2007.10.20 01:02:37
조회 246 추천 0 댓글 2

음....그렇게 주사위는 던져졌다.

나는 이 기쁜소식을 가장 먼저 어머니와 아버지,할머니,누나에게 알렸다.

부모님이나 누나는 뭐 그냥 그렇구나 하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할머니께서는 ...

(참고로 나의 할머니는 내가 젓먹이 시절부터 나를 무지하게 이뻐하셨다.고모의 자녀들도 있었으나 나이 40넘은 외아들이 늦장가를 들어서 얻은 귀한 손자라서 그런지 물고 빨고 난리도 아니셨단다.뭐 대다수의 할머니들이 다 그랬겠지만 우리 할머니는 손주들 사랑이 유난히 특출났다.경로당에서 노인잔치라도 할때면 본인은 먹을생각도 안하고 떡이니 고기등을 비닐봉지에 바리바리 싸들고 와서는 손주들을 먹이곤 하셨으니깐...그래서 어린 우리남매는 할머니가 경로당에서 오실때면 항상

"할머니 맛있는 거?"

하고 물어보곤 했다.

그래서 난 지금 내가 이렇게 큰건 전부다 할머니가 먹여서 키워놓은거라 생각한다...

아무튼 그렇게 할머니가 애지중지하면서 키운 손자였다.)

"아이구,그 다른데도 있는데 왜 해병대를 가니?"

"해병대가 하도 엄하다고 오죽하면 개병대라고 하잖니..."

그렇게 걱정 하시길래 난 할머니께

"할머니 요즘 군대는 많이 좋아져서 안그래요~"

하고 안심을 시켜드리곤 했지만 그래도 할머니는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셨다..

어쩌면 내가 해병대를 간다는 것 보다 이제 손주를 2년간 옆에두고 볼수 없다는 사실에 더 슬프셨을 것이다.

일단 집에는 이렇게 통보를 했고..

다시 또 보고를 해야 할 곳이 있었는데 그 곳은 다름아닌 헬스장!

류형,김형,이형:야 너 합격했냐?

나:예! 형 저 합격했어요..4월8일에 입대하래요.ㅋㅋ

그러자 형들은 나에게

류형:야 거기 포항 서문앞에 가면 빽찰모 쓴 새끼들이 너네들 굴리려고 졸라게 기다리고 있을거다!

김형:야 근데 넌 좀 얼레벌레해서 고생 좀 하겠다..

이형:굍깨야 내가 처음에 훈련소 들어가서 잠자리에 누워서 내무실 천장을 보니 아휴~진짜 암담하더라~너도 아마 그럴껄?

형들의 반응은 이랬고 그 말들도 다 맞는 말이었다..

난 그리 약삭 빠르지도 않았거니와 숫기도 없었고 좀 굼뜨고 어리버리한 면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도 이렇게 내가 이러한 놈이란 걸 알았지만 그래도 군대도 사회에서 일할 때 했던 것 처럼 그냥 열심하면 되겠지 하고 애써 올라오는 불안감을 떨쳤다.

아무튼 내가 합격한 것 때문에 헬스장은 뻥 좀 더 보태서 축제분위기였다.

내가 합격한 걸 관장님이 더 기뻐하셨으니깐 ㅡ,ㅡ;;

그리고 며칠후 난 류형,김형,이형과 근처 호프집에서 송별회를 하게 되었다.

당시에 난 태어나 처음으로 폭탄주라는 걸 마셔봤다..

처음 주문한 3천에 소주를 두어병 섞어서 그냥 주는 데로 받아마셨다.

그땐 그냥 군대를 간다는 사실에 웬지 의무적으로 그렇게 마셔야 될것 같아서였다.

그리고 어찌보면 대선배들이 따라주는 건데 졸병인 내가 그걸 거부한다는게 있을수도 없는일이고 .....

폭탄주를 몇잔 마시니깐 이건 뭐 내 세상이다..

한마디로 기분이 좋쿠나~

형들이 미션을 준다..

김형:야 여기 3천잔 비운거 줄테니깐 여기 매장 한바퀴 돌면서 술동냥 가득 받아와라 알았냐!!(역시 ㅡㅡ;;곤조가 있는 김형이었다.)

나는 술의 힘을 빌려 미션을 감행했다.

나:저기 안녕하세요.(살인미소한방 날리고)술드시는데 죄송하지만 제가 군대를 가서 그러는데 술 좀 보태주시면 안될까요?

이렇게 말하니 별 무리 없이 미션을 완수했다.

근데 이걸로 끝이 아니다.

류형:야 너 저기 가운데로 가서 나 몇월 몇일 몇기로 입대한다고 큰소리로 다 말해라!

까라면 까야지 별수 있나...

나:안녕하세요.저는 같굍깨구요.21살입니다.다른게 아니고 제가 2003년4월8일 해병대에 병 제9#$기로 입대하게 되었습니다..(뒤에말은 잘 생각이 안난다)

이렇게 하니 술집에서 박수가 쏟아지는 구나..

내가 태어나서 그렇게 박수 받은 건 처음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박수를 받고 있는데

저어기 구석에 낯익은 얼굴이 하나 보였다.

임@# 고3때 내 짝이었다..맨날 학교에 와서 자빠져 자던 순한꼴통이었다..

그놈이 눈알이 튀어나올듯이 날 쳐다본다..

이자식 좀 많이 놀란거 같다..물론 나를 아는 사람이라면 놀라 자빠지지..

난 속으로 그래 볼테면 한번 봐바 임마!

그래서 몇초간의 눈싸움? 끝에 난 내 자리로 돌아왔다.

속이 울렁거린다.오줌도 마렵다.

화장실로 가서 우웨엑*3 을 했다.

한바탕 게워내고 나니 기운이 쏙빠진다..아무턴 내가 뻗어버린 탓에 술자리는 종결을 짓게 되었고 애꿏은 이형이 나를 집까지 부축하고 오느라 고생을 했다..

다음날 쓰린속과 띵한 머리 그리고 뭔지 모를 공허감이 나를 지배했다...

아씨 속은 쓰린데 엄지쪽에 통증이 느껴졌다.

손을 보니 어딘가에 베인 자욱이 있었다.

아 맞다..어제 술을 마시다가 내 좌석 밑에 오바이트를 하고 맥주잔도 깨먹었었지 ...

그래 기억이 났다..난 어젯밤에 쌩쇼를 한 것이다..

아 젠장 내가 왜 그랬을까??

하는 후회가 물밀듯이 물려올무렵 전화벨이 울렸다..

이형이었다..

이형:야 너 어제 잘잤냐?ㅋㅋㅋ너 임마 어제 장난 아니었다..몸은 좀 괜찮아?손은 별로 안다쳤어?

나:.................................................................................................................................

이형:그래 알았다..오늘 푹쉬고 내일 헬스장 나와라~

과음을 하고 일어나니 목이 매우 말랐다..

난 냉장고를 열고 포도주스를 꺼내 벌컥 벌컥 마셨다..

어찌나 달던지~흡사 훈병때 먹었던 맛스타의 맛이랄까?

아무튼 그렇게 하루를 또 쉬고...다음날 헬스장을 갔다..

이상하게 운동기구가 눈에 안들어온다...그냥 아무것도 하고 싶은 생각이 안들었다..

아~이런게 시한부 인생이라는 건가??

참 우습지만 그 당시 내 느낌은 그랬다.

막상 날을 잡아놓고 보니 하루하루 보내는 게 아쉽게만 느껴졌다.

아쉽기는 했지만 사실 난 사회에 더 있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물론 내가 지원한 것도 있지만 일단은 나와 친했던 친구들이 군대로 ㄱㄱ씽 했기 때문에 마땅히 할 일도 놀거리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서 어느덧 4월초 꽃피는 봄날이 오고 21살의 봄날도 며칠 안남았었다..

마지막으로 헬스장에 들러서 관장님 그리고 아저씨들게 인사를 하고 나오려 할때

해병대 까마득한 선배이신 이미 해병대를 전역한 아들이 있는 열쇠가게 사장님께서 나에게 오시더니 잘 갔다오라며 만원짜리 몇장을 쥐어주신다.

아 해병대라는게 이런건가....정말 가슴이 뭉클할 정도로 정이 느껴졌다..

본인도 열쇠가게와 노동일을 겸하실 정도 형편이 좋지 않은데 이렇게 큰돈을 피 한방울 안섞인 남에게 준다는게 정말 쉬운게 아닐텐데 ...

난 너무 감사해서 정말 몸둘바를 몰랐다..

그 상황에서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고맙단 말과 군생활 잘하고 나오는 것 그뿐이었다.

그렇게 헬스장은 마무리를 지었다...

6일날...

포항은 나와 어머니 둘이 내려가는 걸로 결정이 났다..아버지는 나이도 있고 또 그런거 따라다니는거 싫어하는 성품이라 그냥 집에 있기로 하셨다..

우리집은 자가용이 없어서 교통편은 고속버스로 해결 하기로 했다..

7일날....

할머니께서 눈물을 흘리신다..난 울지마시라고 달래긴 했지만 그게 통할리 만무했다.

20년간을 키워온 손자가 곁을 떠난다니 참 서운 하셨을 것이다...

그렇게 할머니께 건강하시라고 신신당부를 하고 부모님과 함께 나는 집을 나섰다.

잠시후 전철역 입구에 도착했다..

아버지는 입구에서 좀 멀리 떨어져서 잘 갔다오라고 하신다..

입구에 서서보니 늙수레한 노인이 손을 흔들며 서있었다..

우리 아버지가 이렇게 늙었구나...그제서야 실감이 났다..

계단을 내려가며 얼핏 보니 내가 내려가자마자 눈을 훔치시는 것 같았다

아마도 역까지 안들어오신 이유는 아들 앞에서 눈물을 보이기 싫어서였을까??

세상 누구보다 사납고 다혈질인 아버지가 눈물을 흘리셨을까??

이런 의문이 내 머리를 맴돌았지만 ...일단은 포항을 가는게 더 중요한 문제였기에 난 그 의문을 머릿속에서 지우고 말았다....

마지막으로 본 고향하늘은 우중충했다..

마치 2년간을 예고라도 하는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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