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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맨, 내가 사직서를 쓴 이유

1(124.50) 2007.06.16 19:11:50
조회 764 추천 0 댓글 3

노동환경이 가장 열악한 분야중에하나가 IT 분야다. 그래서야근기사를 쓸 때마다 IT 종사자분들의 하소연 댓글이 참 많았다. 집에는\'옷 갈아입으러갔다온다\'고하고 \'침식을 회사에서하고 있다\'는 등 정말 야근에서는 그 어느 업종도넘보지못할최악의 환경이었다. 급기야 얼마전 회사를 그만두었다는IT 종사자의 메일 한 통을 받았다. IT 분야에서7년간일했는데,이 절망적인 노동환경이 도저히 나아질 기미가 안보여인간답게 살고 싶어 나왔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는 이 세상을향해 쓴자신의\'편지\'를 소개했다. 그 편지는 이 사회의노동환경에 절망한 한 노동자의 비명이었다.  

 

그가 세상을 향해서 쓴 편지와 인터뷰를 올린다.    

 

 

# 내가 IT를 그만둔 이유... 

 

참오랜 동안 프로그래머라는 직종에 있었던 것 같다. 2000년 큰 꿈을 안고 신입 프로그래머로 첫 직장에 취직을했다.그때가20대초반의 7월. 그땐 직장에서 날밤 새면서 프로그램 짜는 사람들이 이상해 보이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멋져보였다.어디서부터만들어진 선입관인지 모르지만 그게 진정한 프로그래머의 모습이라고 생각했다.

 

한달 풀출근하고 추석도 출근하래서 안나갔더니 원청 대기업의 수석이 우리 회사 사장한데 업무 비협조라고 시말서 쓰라고 한다. 

 

어려서부터 뭘 만들길 좋아해서인지 내손으로 만든 프로그램을 납품한다는 생각에 2~3달 동안 매일 2~3시간씩만 자면서 개발을 했다. 그러면서 스스로 자랑스러워했고. 난 이런 거 개발한다고 좋아했다.

그 회사엔 기숙사가 있었는데, 출퇴근하는 나에게 왜 기숙사에 안들어오냐고 했다. 그땐 그냥 별 감흥이 없었다.

 

그렇게 3년을 지내고, 이번엔 서버 쪽 개발이었다. 메신저 서버 개발이었는데, 첨 들어가자마자 2달 만에 완성하란다. 개발자는 단 두 명. 그때 난 개발이 다 그렇지 했다.

 

이번에 모바일 회사에 들어갔다. 입사 첫날 밤 11시 퇴근을 했다. 1년 동안 일요일 쉰 게 손가락에 꼽는다. 어쩌다 사무실 공사로 6시 퇴근을 하니 적응이 안 되었다. 뭘 해야 할지도 몰랐다. 퇴근은 매일 밤 10시가 넘었다.

 

20대 중반을 넘긴 나이에, 국내 최고의 대기업 외주 업체로 폰을 만들러 미국 출장을 갔다. 아침 9시 출근 밤12시퇴근이정해졌다.일주일에 하루는 완전 날밤 샜는데, 그런 날은 아침 7시 퇴근해서 오후 3시 출근했다. 휴일은 한달에하루.빨래할시간도 안준다.  

 

그런데 바뀐 갑의 담당자 왈 "디자인 다시 하고 서비스기획 다시 하죠" 자기들이 컨펌한걸 다시 하란다. 그리고 그 지옥같은 일정이 다시 한달 반복되었다.   

 

재작년 이 회사 폰파트에 입사한 선배에게 전화 해보니 전화 할 때마다 회사 침실이다. 중국 출장 갔다고 해서 연락해보니, 중국에서도 그런 식으로 일하고 있다.

 

한달 풀출근하고 추석도 출근하래서 안나갔더니 원청 대기업의 수석이 우리 회사 사장한데 업무 비협조라고 시말서 쓰라고 한다.

 

그리고 지난 3년간, 이동통신회사 블로그 서비스를 싹 다 모바일로 바꾸는 작업을 했다. 처음 프로그램을 만들 땐 2주동안집에3일만갔다. 그것도 옷 갈아입으러. 그리고 사무실에서 날밤의 연속. 그렇게 1차, 2차, 또 다른 프로그램.사무실인근에여관방을잡아놓고 새벽 4시 퇴근 9시 출근했다. 당연히 주말은 없다. 3달짜리 프로젝트를 하루도 안 쉬고 4시간자며했더니겨우 테스트일정에 맞춰 개발했다.

 

그런데 바뀐 갑의 담당자 왈 "디자인 다시 하고 서비스기획 다시 하죠" 자기들이 컨펌한걸 다시 하란다. 그리고 그 지옥같은 일정이 다시 한달 반복되었다.

 

이젠 지겹다. 그래서 사표 던졌다.

 

도데체가 왜 프로젝트는 항상 급한 건지. 왜 항상 일정은 왜 반도 안 주는 건지. 왜 10명이 개발할 거를 세 명이개발하는건지.왜당연히 야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지 일정에 왜 당연히 야근이 들어가는 건지. 왜 주말, 국경일이 존재 하지않는건지.회사사규에 "회사가 주말출근과 야근을 요구할시 직원은 흔쾌히 동의한다."라는 게 왜 있는 건지.

 

내가PL로 일하면서 프로젝트를 겨우 겨우 잘 맞춰서 6시 칼퇴근을 몇 번 했는데 그 다음 연봉협상 할 때"그때별로힘들게일안했자나?" 라고 한다. 야근을 하지 않으면 열심히 일하지 않는 직원이란 건가. 일을 어떻게 하든야근하는직원은연봉이오르고 시간 내에 마치고 일찍 가면 인정 받지 못한다. 야근 수당이나 주말 출근 수당은 회사 사정상 줄 수없다하고추가로근무한 시간을 평일대체가 된다거나 하는 것도 없다. 결국 개발자에게 돌아오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미래를 바라보고 주식시장 상장을 바라보고 일하라고 하는데 이런 상황에서 상장했다고 해서 과연 날밤 샌 직원들에겐 뭐가 돌아오겠나. 장담 할 수 없다. 

 

요즘 개발자가 금값이라 개발자 구하기 힘들다. 6 명이 할 프로젝트를 2명이 하게 되었다. 사람을 뽑아 달라고하니,면접보곤쓸만한개발자에게 터무니없는 연봉을 제시한다. 결국 개발자 구하는 데만 두 달이 넘게 걸렸다. 그러고선 개발 일정못맞춘다고닥달한다.개발자 몸값이 올라갔으면 그만큼 올려서 구해야 하는데 이놈의 연봉 수준은 몇 년전 수준 그대로다. 연봉 몇백더주고 몇 억짜리프로젝트일정을 맞추는 게 중요한 건지 몇 백을 아끼는 게 중요한 건지, 간부들이 똥인지 된장인지구분도못하고있다. 

 

개발자들이 매일 밤 12시까지 일하는 거 보고 프랑스 사람이 노동부에 신고를 해서 프랑스 노동부가 영업정지를 내려, 아예 법인을 해체하고 다른 나라로 옮겼다고 한다.   

 

이제 서른을 넘긴 나이 c/C++ 8년차가 되었다. 내 위에 중년을 바라보는 개발자들이 있다. 그들은 여전히 새벽퇴근과날밤새기주말출근을 당연히 받아 들이며 살고 있다. 내가 보기엔 그들은 이제 야근을 즐기고 있는 거 같다. 그냥 그런문화에젖어서오히려 야근에불만을 가지는 사람들을 ‘부적응자라’고 판단하기도 한다.

 

난 TV나신문에서한국의남편들이 세계에서가장 가사 노동 참여 시간이 적다는 뉴스를 볼 때마다 막 화가 난다. 독일 9시전 출근 3시퇴근이다.미국9시 출근 5시퇴근이다. 호주 4시반이면 짐 싼다. 캐나다 영국 별반 틀리지 않다. 내가 아는 개발자들 대부분은한달에야근안하고 퇴근 하는 날이손꼽는다. 이 상황에서 어떻게 자기 개발을 하고, 가사노동에 참여한단 말인가? 홍길동의분신술을익혀야하나?

 

모바일 프로그래머 마지막 연봉은  4천만원 가까이 되었다. 퇴사하기 얼마 전엔모회사로부터4,500만원의 연봉을 제시 받았다. 제법큰 회사였고 안정된 회사였다. 하지만 가지 않았다. 직원 한 명이퇴사해서새로사람을 구하는 거였는데, 바로 그 퇴사한 직원과업무를 같이 할 기회가 있어 회사사정을 잘 알았기 때문이었다. 그회사에서9시출근해서 밤 12시 퇴근했다고 한다. 한달에 이틀쉬었는데, 그 휴일마저도 건너뛰기 일쑤였다고 한다. 크리스마스와기타국경일모두 다 출근했고, 설날도 하루만 쉬었다고 한다.

 

4,500 만원? 5,000, 6,000을 줘도 안 간다.

 

시간만 축나는 게 아니라. 건강과 젊음까지 갉아 먹는다. 그렇게 일하다 난 매달 약을 먹어야 하는 알러지성 폐질환까지얻었고내뒤에서쟤는 왜 저렇게 빌빌대고 혼자 일찍 퇴근 하냐는 임원들의 수근거림을 다른 사람을 통해서 듣기도 했다.결국그런노동환경에서 나말고도 건강에 피해를 입는 사람들이 계속 나타나는데도 다른 건강한 사람들도 있지 않냐며 모른척한다.공기청정기 하나 놔주지않는다. 이게 한국의 IT 회사다.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 내가 꿈꾸는 6시 퇴근, 주 3일 영어학원, 아내와 아들과 저녁식사, 주말에 운동, 가족과 나들이. 한국에서 IT 개발자로 있는 한 그건 꿈이다. 꿈.

 

8 년만에 휴식으로 아침에 약수터 도서관 책보기, 저녁엔 농구, 가족과 식사 아들과 놀아주기 같은 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하고 있다. 당연히 회사 다니면서도 할 수 있는 일인데, 난 이게 너무나 감사하다.

 

몇 년전 프랑스의 한국대기업 현지 법인이 사라졌다고 한다. 개발자들이 매일 밤 12시까지 일하는 거 보고 프랑스 사람이 노동부에 신고를 해서 프랑스 노동부가 영업정지를 내려, 아예 법인을 해체하고 다른 나라로 옮겼다고 한다.

 

미국출장 시 갑자기 출근하지 않고 호텔에서도 사라진 개발자가 메신저로 로그인을 사직서를 제출한 일도 있다. 어느 여 개발자는 1년 여의 하드코어한 노동에 못견뎌 호텔화장실에서 벽에 X를 칠하고 미쳐버렸다는 얘기도 돌았다.

 

2004 년 미국 텍사스로 폰개발 출장 시 인근 대만 폰 제조사들도 있어서 대만 개발자들을 근처에서 볼 수 있었다. 우리는 9시 출근 밤 12시 퇴근하는데, 그들은 5시 퇴근해서 근처에서 농구를 하고 있다. 

 

예전 미국 출장 때 미국 회사의 개발자들이 5시 퇴근 하면서, 저녁 먹으러 가는 우리 볼 때의 눈빛, 다 퇴근해 텅 빈건물에서매일 새벽 1시까지 일하다 퇴근 하는 우릴 바라보는 그 백인 할아버지 경비원의 눈빛,  잊을 수가 없다.

 

현지의 한국인 미국 영주권자 시민권자들은 5시 퇴근하는데, 한국에서 출장 온 우린 왜 매일 새벽 퇴근인지. 금요일오후3시만되면파티 복장과 반바지에 런닝화 신고 나타나는 사람들보며 우린 왜 저렇게 될 수 없을까 생각했다. 내 미래,5년이지나고,8년,10년이 지나도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 그렇게 할 수 없다면 이 나라와 이 업계를 떠나서라도 찾아 가겠다. 

 

IT 개발자. 그만둔다.

 

 

 

# IT맨과의 인터뷰

 

 

 

언제쯤 직장을 관두셨는습니까? 부인께서 걱정을 하시지 않으셨습니까?

 

올해 5월 중순에 그만두었습니다. 아내는 결혼 후 가장 잘한 일이라고 좋아했습니다. 아내도 힘들어 짜증 부리는절받아주기지쳤고,프로젝트만 하면 밤샘하고, 몇 일에 한번 들어 오는 것에 지쳤더군요. 이 기회에 건강을 되찾으라고도 합니다.

 

두 달 걸리는 프로젝트를 3주만에 만들어 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결국 이런 경우엔 개발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실제 프로그램 외에 그 담당자 인사고과용으로 demo만 돌릴 다른 프로그램도 같이 개발하기도 하죠. 

 

일을 그만두시고 애기와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을텐데, 어떻습니까. 애기가 달라진 점은?

 

15개월 된 아들이 있는데, 그동안 몇 번 황당한 경험 했습니다. 7~8개월 쯤인가 일주일만에 집에 들어갔더니아들이낯을가립니다.돌이 지났을 때도 몇 일만에 집에 가고, 퇴근 시간이 매번 12시를 넘기다시피 하니 아들이 아빠를 어색해하더군요.

 

그만두고 난 후 요즘은 항상 안고 밥 먹고 샤워도 같이 하며 놀아주니까 너무 좋아합니다. 몇주간그렇게 하니까 이젠 밥먹을때는저한테 와서 먼저 안기기도 합니다. 아내는 집안일도 도와주고 주일에 한번은 혼자 외출도 하고하니좋아하고요.

 

앞으로 어떤 일을 구상하고 계십니까.

 

여러가지 많았는데 3가지로 줄였습니다. 첫번째, IT를 계속 한다면 무조건 이민을 갈겁니다. 두 번째, 그전부터관심있던자산관리,금융쪽으로 공부를 해서 전직을 할 생각도 있습니다. 세 번째, 맘 맞는 회사동료들과 창업도 얘기하고 있습니다.한두달 쉬면서충분히 알아보고 결정을 하려고 합니다.

 

동료 중에 비슷한 이유로 직장을 관두신 분들이 많습니까? 관두신 분들은 대개 어떤 식으로 자리를 잡으십니까?

 

비슷한이유로 그만두는 분들이 늘고 있습니다. 빵집을 차리거나 장사를 하죠. 예전 대학동창도 비슷한 이유로그만두고옷장사를하고있는데, 일요일도 없이 힘들긴 하지만 밤을 새서 하더라도 자기 수입이니까 할맛 난다고 하네요. 음식점쇼핑몰로전업한사람들도그렇게 얘길합니다. 하지만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다시 돌아오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IT만 하던 사람들은이것외엔다른 건전혀 생각을 못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리고 며칠 뒤에 같이 근무하던 친한 동료들도 몇 명 같은이유로퇴사한다고합니다. 

 

큰 대기업의 뛰어난 기술자들이 왜 외국으로 기술을 빼돌릴까요? 그들이 왜 부모형제 있는 자라온 이 땅을 떠나서 다른 나라로 갈까요?

  

사직서를쓴 이유”의 내용을 보니, 야근의 적잖은 부분이 막 뎀비는 것, 그러니까 사전기획의 실패에서 비롯된 것이 많은것같습니다.앞서해외에 계신 교포분들 얘기도 선진국은 업무를 서두르면 실수가 벌어졌을 때 개선 비용이 더 많이 들어간다생각하기때문에철저히기획한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해주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처음IT를시작한8년전과비교해 나아진 게 없습니다. 어디까지 구현한다는 범위와 기간 및 인력배분에 거짓이 많습니다. 폰제조로미국출장갔는데,국내최고의 대기업이라는 회사가 기능 구현 및 일정에 대한 기획서도 없었습니다. 국내 최일류대기업마저그렇게허술하리라곤생각못했습니다. 마지막 근무했던 업체의 경우 사전 기획에 대해서 신경을 쓰긴 하지만,confirm!!해서만드는기능조차도변경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그래도 납품기한은 그대로입니다.

 

기간 또한항상어처구니없게짧습니다. 예를 들어 9to6, working day기준 두달 걸릴 프로젝트를 그냥 한 달로잡습니다.기획단계에서야근과, 주말출근이 들어가는거죠. ‘갑’쪽에서 너무 IT에 대한 지식이 없어서 그럴 수도 있지만, 심할 때는갑의담당자가자기 인사고과반영하기 위해서 두 달 걸리는 프로젝트를 3주만에 만들어 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결국 이런경우엔개발자체가 불가능하기때문에 실제 프로그램 외에 그 담당자 인사고과용으로 demo만 돌릴 다른 프로그램도 같이 개발하기도하죠.

 

인력도 참여 인원은 10명이라고 하곤 실제 투입된 인원은 4명인 경우가 비일비재 합니다.더욱이 그 일만 하는 게아니라.다른프로젝트와 양다리 걸치는 일도 많습니다. 결국 불가능한 기간과 없는 인력으로 프로젝트를진행하다보니 비용이 더들어가게됩니다.정상적인 설계가 되어야 하는데 나중엔 그냥 짜집기나 땜질식 개발이 됩니다. A버그를 해결하게되면 B버그가생기게되죠.A버그를 잡을 때 발생될 side effect를 생각하지 못하게 되는 겁니다. 나중엔 너무 스트레스를받아,결국엔개발자도그냥 될 데로 되라 식이 됩니다. 이러니 개발기간은 늘어지게 되고 비용은 증가 하죠.

 

외국회사에서근무를 해보지 않아서 잘은 모르지만 아는 개발자를 통해서 들은 바로는, 일정자체가 근무시간을 기준으로하고,세부적인기능까지구현일정을 잡아 정확한 인력을 투입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 기획단계가 개발기간 중 가장 길다고합니다.할당기간을보면 기획>구현>검증 이 되는데 우리나라는 구현>검증>기획이라는 기형적인형태가됩니다.노동강도가0~10까지라면 외국은 4로 쭉 가다가 개발 끝 무렵이나 중간 큰 문제가 발견됐을 때만 잠깐7정도로올라간다고하더군요.그러나 한국은 제가 경험해본 거의 대부분의 프로젝트는 시작부터 끝가지 항상 7 이상이었습니다.

 

경영진이나 간부들은 이런 열악한 IT 근무환경에서 일하는 직원에 대해 다독임이라도 있는가요.

 

제가 겪은 경영진의 마인드는 ‘개발자 또 구하면 돼지 뭐!’ 이런 식입니다. 몇 주씩 연속으로 날밤 새면서개발하고있는데고작탕비실에 강장제 한통 갖다 놓는 게 끝이더군요. 새벽 4시에 근처 여관으로 퇴근을 하면 다시 출근을하더라도오후4시정도는쉬어야 하는데, 그거 안봐줍니다. 그냥 정상 출근입니다. 회사의 생각은 "우리가 여관비 대주고근처에서재워줬지않았냐?" 이런식입니다. 초강도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회사는 얘기 합니다. "프로젝트 끝나고 refresh휴가줄께."두달을매일 날밤새기와 주말 풀출근을 하고 겨우 3일 받죠. 그러면 회사는 refresh휴가 가고 좋겠네 합니다.

 

실질적으로 직원들이 느낄 수 있는 보상은 거의 없습니다. 있다 하더라도 몇날 몇일을 날밤새며 근무한 거에 비하면새발에피죠.회사에서개발자를 보는 인식은 같이 가야할 팀원, 서로서로 윈윈하는 관계가 아닌 그냥 싸게 사용하고 버릴 도구정도입니다.

 

이 살인적인 야근 등의 노동환경을 방치하는 이 사회에 한 마디 해주십시오.


그만둔 가장 큰 이유는 이런 문화가 외국처럼 변화할 기미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IT가 우리나라를 먹여 살릴 먹거리라고 떠드는 국가에서조차 개발자들의 처우 개선이나 노동법의 적용엔 인색하거나 아예 무시하고 있습니다.

 

다른 분야도 비슷하지만 폰분야는 정말 혹독하기로 유명합니다. 전 세계 다른 기업들의 체계잡힌 기획에무조건노동력투입으로따라가는방식은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점점 한국의 사람들도 돈보다는 삶의 질을 따지게 되는데 지금고등학교중학교,대학교를다니는 사람들이 저렇게 일을 할까요? 제 주위만 봐도 IT학과를 나온 사람 중 개발자를1~2년하고포기한사람이80%이상입니다. 요즘 신입개발자 10명중 8명은 전업한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그게 현실입니다.

 

큰대기업의 뛰어난 기술자들이 왜 외국으로 기술을 빼돌릴까요? 그들이 왜 부모형제 있는 자라온 이 땅을 떠나서다른나라로갈까요?신문에선 연일 ‘매국노’니 ‘밤새서 열심히 개발해야할 개발자들의 정신력이 없어졌다’ 라니떠드는데,그럴 때마다 저는이게 이나라 한계구나라는 생각을 합니다. 나라를 위해서 힘든 군대까지 갔다온 제 애국심은 이제 온데간데없이사라졌습니다.

 

전 개발자라는 일을 너무 좋아합니다. 그러나 이제. 더이상은 이일을 지속할 생각이 없습니다. 정말 내일 아침 나라에 무슨 혁명이라도 나서 개발자들의 처우가 확 개선되어 다시 이땅에서 개발자란 일을 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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