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서른..
건축설계한다. <- 벌써 느낌 온 형들도 있을거야.

졸업하고 한 2년하다가 몸이 너무 안좋아서 그만두고
한 1년 잡다한거 하면서 시간 보내고..그
러고 다시 시작한지 6개월 지났는데
또 몸이 망가져가네..

차라리 돈이라도 많이 주면 돈보고 버티겠는데..
아는 형들은 알거야. 이바닥 거의 최저라는거..
진짜..어디가서 연봉이야기하면 그냥 고개숙이고 있어

거기에 도무지 미래가 안보여..
이 일하는 사람들의 \'경제적 수명\'도 그다지 긴거 같진않더라
30대 중후반에 결단을 내리지 못하면 어디 가지도 못하고 그냥 고만고만한데
옮겨다니다가 마흔 좀 넘어서는 눈치봐서 나가야할거 같더라고...

제일 문제는..더 이상 이 일에 흥미나 보람을 전혀 찾을수가 없어..
맨날 야근에 박봉에 치이다보니..다른 생각은 안나..
그저 남들만큼 받고, 남들쉴때 쉬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밖에는 안들어.

..내 형제들은 잘풀렸어. 전문직에 종사하는데,
부모님의 태도도 달라지더라.
동생들한테는 은근히 뭔가 해주길 기대하는 눈치인데
나한테는 이제 기대를 안하더라고..겉으로 티를 안내서 그렇지 그런게 느껴져..
그런거보면 은근히 자존심도 상하고, 스스로가 자꾸 초라해져가

아침에 출근하는데 거울보니 꼴이 참..
후즐근한 옷차림에 얼굴은 엉망진창...
배는 점점 나오고 탈모는 시작되서 이마는 넓어져가고..
나 장가나 갈 수 있을까?

이렇게 살다가 장가가봤자, 마누라 애새끼만 졸라 불쌍할것같아.
망해도 혼자 망해야지.
여자랑 애새끼가 무슨 죄냐..쩝..

내 유일한 낙이라면 티비오락프로 다운받아놓고 보고 또 보는거야..
유일한 취미생활이자 낙이지.
에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