ㅠ
이거 처음 나왔을 때가 중1이었음
하나씩 사서 동생이랑 누가 카이바덱 쓸 건지로 싸우면서 오레룰로 하다가
강철의 습격자에서
이거 두 개 먹고 내가 듀얼킹인 줄 알았음
동생한테 절대 안 졌거든
데몬소환은 제물 2장 필요한 블매보다 훨씬 소환하기 쉬웠고
성방 한 방에 동생 필드 싹 날리고, 동생 울면서 안 한다고 하면 달래서 또 날려서 맨날 울렸음
그러다가 학교에서 유딱 하는 애들을 만남
5명 있었는데 다 비슷한 수준이라 이기고 지고, 그날 뭐 뽑았는지 자랑하고 그랬음
근데 씹덕 5명이 카드 칠 곳이 마땅치 않아서
점심시간이나 학교 끝나면 학교 옥상에 가서 하곤 했음
일찐애들이 옥상에 올라와서 담배 피우면 움찔했는데
걔들은 관심도 안 가지더라
그래서 한쪽에선 담배 피우고 한쪽에선 유희왕 했었음
근데 당연히 그 평화는 오래 가지 못했음
3학년 형들한테 발견되면서 카드 뺏기고 딱지 칠 장소도 잃어버림
그때 우리 5명은 유희왕 소모임을 만들자는 아주 신박한 발상을 했음
학교에서 취미활동부로 인정받으면 공인된 장소에서 안전하게 딱지를 칠 수 있을 거란 러브라이브 같은 발상이었음.
딱지를 치고 싶었던 씹덕들은 100명한테 유희왕 오피셜 카드 게임 동아리에 찬성한다는 서명을 받으러 돌아다녔음
거짓말 안 치고 70명 서명 받아서 담임 선생님한테 제출하니까
젊은 여선생님이었는데 난감해하시다가 이런 건 맡아줄 선생님도 있어야 하니까 어렵다고 거절하셨음
그래서 선생님이 해주시면 안 되냐고 했다가 혼나가 교무실에서 쫓겨남
청춘 애니메이션처럼 분명 성공할 거라 생각했던 씹덕들은
실의에 빠진 채 다시 장소를 찾았고 이번엔 체육관하고 본관 사이 수돗가에 자리를 잡았음
방학 중에도 모여서 칠 정도로 그때 우린 유희왕에 진심이었음
세계 대회에 나가자는 꿈을 키우면서 자랐음
하지만 1년이 지나고 2학년 1학기가 시작되고 얼마 안 있어
북평중학교 듀얼 킹의 자리를 넘겨줘야 하는 일이 발생했음
한 개새끼가 일본어로 적힌 카드를 가지고 왔는데
이것들이었음
당시엔 마법의 지배자가 발매가 안 돼서 이게 뭔데 씹덕아 했다가
그거 내꺼 시전당해서 울면서 졌음
저 개새끼들 때문에 난 씹덕 무리에서 패배자가 되었고
일판 카드 가져온 개새끼는 새로운 듀얼킹으로 인정받았음
옥상도 뺏기고 동아리 꿈도 좌절되었지만 듀얼킹으로서의 자존심마저 버릴 순 없었음.
매일매일 쳐발리니까 내 발언력은 사라지고 모두 개새끼한테 꼬리를 흔드는 행태가 너무나 치욕적이었음
수돗가에도 안 가게 되고 잃어버린 명예를 되찾기 위해
어머니한테 일본 카드 사고 싶다고 일본 가자고 했다가 뒤지게 쳐맞았다
(나중에 일판 카드 사이트를 알게 돼서 부탁드렸는데 어머니는 복잡하다고 안 사주셨다)
대신 2004년 5월 즈음이었나
한국에도 마법의 지배자가 발매된 순간 또 한 번 얻어터질 각오로 생일 선물 대신 마법의 지배자 한 박스를 사달라고 조름
무슨 일인지 한 상자는 아니지만 10팩이나 사주셨고 난 압수를 뽑았음
그때만 해도 카드군은 없고 굿스터프 카트를 얼마나 많이 확보하느냐의 싸움이라
난 같은 카드로는 절대 안 진다고 생각해서 도전했고
이 카드를 처음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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