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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터운 실리형

dd(180.71) 2015.02.05 00:30:05
조회 997 추천 8 댓글 6

입단대회가 끝났다.

인적사항에 '두터운 실리형' 이라 적힌 이들이 눈에 띈다.

하기야 기풍도 옛말.

요샌 기풍으로 나타나는 특출난 장기보다는, 약한 부분이 없어야 한다.

그러나 생각해본다. 두터운 실리형..

두터운 실리형은 뭘까.


획일화의 산물이라고 본다.

이창호가 만들어낸 그 소름끼치게 차가운 안정성에 기반한 이기기 위한 바둑.

'내가 잘 둬서 이길게요' 보다는, '니가 못 둘 때 그걸 틈타 이길게요'.

바둑을 대하는 태도, 승부에 대한 사고방식이 완전히 달라진다. 

물론 이겨야 산다. 치열한 경쟁과 바늘구멍. 자신이 개발해 본 수, 실험적인 수를 구사할 바보는 없다.

신수는 등장한 후에 이틀이면 한중 대표기사들이 결론을 내준다.

자신이 직접 칼질로 돈까스를 썰어봐야하는데,

다른 이들이 칼질해서 육질을 알려준다.

정보의 전파는 빠르고 도장 지도사범들은 그것을 알려준다.

'이거 흑이 나쁘댄다. 이렇게 두지 마'

이세돌이 일갈한 뒤로 '창의성' 떡밥은 끊이지 않았다.

'당장 이겨야 하는데 어떡하느냐' vs '이러니까 신예들이 개판이고 미래가 안 보인다'


모 전직 프로게이머는 '스타에 리플레이 기능이 추가되었단 것은 어쩌면 하향곡선의 출발점'이었다고 말했다.

'Video kill the radio star' 처럼, 리플레이는 스타일리스트들을 죽였다.

각 빌드의 장단점은 낱낱이 해부되었다. 

이러한 분석은 진보를 가져오긴 했지만 초기 스타리그에서 볼 수 있었던 짜릿한 승부는 사라졌다.

모두가 양산형이 되었다. 누구나 앞마당을 먹고 시작하고, 맵을 양분해 200을 채워 남북전쟁을 펼쳤다.

설령 상대가 극단적 선택을 한다고해도 대부분 그것을 막아낼 수 있었다. 그것이 빌드의 진보였다.


내 편견일 수도 있겠지만. 신예들의 프로필에서 '두터운 실리형' 이 보이는 순간

'얘는 입단하긴 했지만 위로는 못 뜨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체제가 그렇게 만들었든, 도장 생활이 그렇게 만들었든 무언가 번뜩임이 부족해보인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하기야 천하를 호령해야만 꼭 바둑기사인가.

안정적으로 랭킹 30위권 유지하며 바둑리거 4~5지명 정도로 선발되어 살아가도 나보다 연봉이 쎄다.

위에 언급한 내용도 대단한 것이긴 하다.

어쩌면 나는 아이들에게 너무 큰 것을 바라고 있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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