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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한때 애증을 느끼던 남자를 존경하게 되기까지앱에서 작성

JonMOX(39.7) 2025.02.05 13:38:30
조회 228 추천 6 댓글 3




"Shall we say, The Moxley era has begun in AEW."





나는 딘 앰브로스라는 레슬러에게 애증이 있었어. 실드라는 스테이블 자체가 WWE의 하나의 역사가 되었으며 미래를 이끄는 신세대 레슬러들을 만들어냈다라는 것에 부정하지 않지만, 각각의 멤버들 자체는 그렇게 호감이 들지 않았었습니다. 그들 중에서도 애증이 심했던 인물을 꼽자면 딘 앰브로스였었다.





브렛 하트, 숀 마이클스, 심지어 로디 파이퍼와 더스티 로즈에 평론가인 데이브 멜처는 물론이고 그 막나가는 CM 펑크에게까지 단순한 립서비스라고 보기 힘들었던 호평을 받은 인물. 하지만 프로모와 카리스마에 비하여 세스 롤린스와 트리플 H와의 명경기 말고는 특출난 경기가 그다지 없다고 나에게 받아들여진 인물이 딘 앰브로스였고, 여성들에게 인기를 끌만한 비주얼을 빼면 제대로 된 브롤러라고 보기도 힘들었었어. 이런 사람이 어떻게 2010년에 레슬링 옵저버에서 최고의 브롤러 2위를 차지한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로.





그렇게 그의 과거의 흔적들을 찾아보게 되면서 WWE에서의 커리어와 개인적으로 비교를 하게 되었는데,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높은 레슬링 회사로 온 레슬러가 인디 시절에 비하면 나아진 게 무엇인가와 나빠진 것이 무엇인지가 너무도 명확하게 돋보이더라고.





나빠졌다기 보다 나아진 점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보였던 것이 NXT의 전신인 FCW에서였는데, 실드라는 스테이블의 해체 이후에는 인디 시절에 비하면 그 새디스틱함과 광기 그리고 각본의 힘을 빌리지 않고서 오로지 자신의 기지만으로 만들어내는 프로모들의 맛이 굉장히 옅어져가는 느낌이 들었지. 로디 파이퍼가 왜 WWE에게 이 재능있는 레슬러를 낭비하냐는 뉘앙스의 발언을 한 것이 이해가 가더군.





그럼에도 불구하고 WWE 챔피언에 등극했을때의 모습을 보면 AJ 스타일스와의 꽤 괜찮은 경기를 제외하면 과연 단체의 최고의 위상에 걸맞는 사나이이긴 한 것인지 의심이 들었다. 물론 여기엔 웰니스 정책으로 인한 로만 레인즈의 전선 이탈로 WWE에서 꿩대신 닭이란 느낌으로 궁여지책을 내세웠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라는 동정적인 이야기도 있었지만, 실제로 WWE 챔피언이란 위상을 전혀 신경쓰지 않고 브록 레스너와 로만 레인즈를 더욱 내세우는 티가 팍팍 나기도 했었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돌프 지글러와의 대립이 파퀴아오와 메이웨더 급이었단 건 부정할 수 없었어. 전설의 경련 리액션은 딘 앰브로스의 사상 최악의 흑역사이기도 했고.





그러다 딘 앰브로스의 MRSA 소식을 접하게 되었고, 크리스 해링턴에 의해 2018년의 거의 모든 기간을 공백으로 보냈음에도 2015년부터 2018년까지 하우스쇼를 포함하여 WWE에서 경기를 치룬 횟수 1위의 레슬러가 그였음이 밝혀지면서 안타까움을 느끼게 되었다. 소식을 접하면서 그가 WWE 챔피언에 올라섰을 당시의 경기와 프로모들을 다시금 돌려보기도 했었지. 단체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는 그의 눈빛과 얼굴은, 무언가 공허한 분위기가 느껴지더군. CZW의 존 목슬리가 보여줬던 투혼이나 실드 시절의 신세대 레슬러로서의 열정이 너무도 덧없이 사그라든 느낌이 들었다.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라는 사실이 과연 그에게 있어 마냥 행복한 일이었을까, 이따금 허무함이 느껴지는 딘 앰브로스의 얼굴을 바라보면 자신과 어울리지 않는 틀에서 어우러지고자 애쓰는 모습이 보여지면서 애증은 점점 안타까움으로 변질되었어. 이런 감정은 납득이 가는 거친 비주얼로 벌크업하여 복귀한 이후에 더 심해졌는데, 누가 생각했는지 모르겠지만(빈스일 가능성이 높겠지만) 형편없던 광견병 주사와 가스 마스크 프로모는 물론이고 납득이 가지 않는 대립관계(EC3, 나이아 잭스 등)를 실시간으로 감상하면서 였어.





결국에 그가 레슬러라는 직업에서 아예 은퇴하겠다라며 WWE와 작별을 알렸을땐, 그가 세계 최고의 업계에서 일하는 동안에 그 어떤 캠프 파이어보다도 훨씬 커다랗고 강하게 불타오르던 열정이 점점 사그라들어 촛불로 변하여 이윽고 꺼져버리는 일을 당한 것 같단 감상에 씁쓸해졌었어. 많은 관심과 애증을 가졌던 남자의 마지막을 지켜보던 나는, 어느샌가 슬픈 감상에 젖어있었다. 애증을 느꼈고 좋아함보다 싫어함의 비중이 많았던 남자에게 거짓말같이 몰입해있던 나는 어느샌가 WWE 유튜브 채널은 물론이고 WWE 네트워크의 구독도 취소하고 있었다.





그리고서 깨닫게 된 것은, 2010년대에 이르러 내가 WWE를 보게 된 것은 2000년대에 언더테이커라는 레슬러라는 존재 하나때문에 WWE의 쇼를 매일같이 꼬박꼬박 챙겨보던 어린 시절의 나처럼 딘 앰브로스라는 레슬러가 무엇을 해낼지가 궁금해져서 항상 챙겨보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한국 야구 팬들의 심정이란게 이런 것인가라는 생각도 문득 들었고.





그러다 작년, AEW의 소식을 접하였으며 존 목슬리라는 이름의 트위터에 올라온 영상 하나가 실시간 SNS 트렌드를 장식하였단 것도 알게되었다. WWE시절엔 계정만 파놓고서 전혀 활동도 안하던, SNS나 인터넷과 친해보이지 않던 그 남자의 행보라기엔 매우 놀라웠었죠. 이윽고 AEW 더블 오어 낫씽의 실시간 감상 중, 마지막 엔딩에서 JR의 경악이 섞인 코멘트와 함께 인디 시절의 비주얼과 이름으로 회귀한 남자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스프레이로 거칠게 그린 MOX라는 글자의 검은 조끼와 군복 바지. 능글맞음과 광기가 단번에 느껴지는 눈빛. 무엇보다도, 케니 오메가와 그가 서로 막싸움을 펼치는 충격적인 모습. 나는 그 날 밤에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을 정도의 충격을 받았다. 아마도 레슬링 역사의 백과사전이 나온다면, 충격적인 순간들 중 하나로 첫 더블 오어 낫씽의 엔딩이 기재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그리고 WWE 네트워크는 물론이고 WWE와 관련된 것에 아예 척을 지게 된 나는 신일본과 AEW를 감상하기 시작하였고, WWE에서 불평불만만 내놓다가 발전없는 모습만 보여줄지도 모르지 않느냐란 우려들 속에서 그의 행보를 지켜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그 우려들은 어디까지나 우려에 불과했다란 것도 알게 되었지.





WWE에서 프로모와 인기를 빼면 과연 아이콘이라 불릴 자격이 있을지 의심이 들던 남자는, 어느샌가 AEW와 신일본에서 많은 명경기와 훌륭한 프로모들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저 남자는 심지가 꺼진 촛불로 다시 불을 붙이다 못해 그 어떤때보다도 거대하게 불타오르는 불꽃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데이브 멜처와 브라이언 알바레즈는 2019년과 2020년의 목슬리를 높게 평가하였고, 특히 이시이 토모히로 그리고 스즈키 미노루와의 경기는 레슬링 옵저버 유튜브에 아예 따로 리뷰의 일부분이 영상이 올라올 정도였다. 이시이 토모히로와의 경기는 목슬리 커리어 사상 최초로 레슬링 옵저버에서 5성의 별점을 받기도 하였지. WWE라는 네임벨의 명성에 힘입어 역사의 한 줄에 기록되는 것으로 그쳐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신세대 레슬링의 역사가 되어 AEW를 이끌어가는 모습을 지켜보기까지의 몇 년. 나는 어느샌가 애증을 느꼈던 남자를 진심으로 응원하고 존경하게 되었다.





앞으로도 존 목슬리라는 레슬러의 행보를 지켜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그의 열정 덕분에, 레슬링을 향한 관심이 나 또한 다시금 커지게 되면서 신일본과 AEW를 감상하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게 되었다. 큰 애증을 느꼈던 한 레슬러에게, 열정을 포기하지 않고 스스로 역사를 만들어나가고 있는 AEW의 챔피언에게 진심으로 존경을 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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