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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를 말하면서 책임은 회피하는 작품 – 진격의 거인의 윤리적 빈틈모바일에서 작성

진갤러(106.101) 2025.03.30 06:19:26
조회 275 추천 15 댓글 0
														



『진격의 거인』은 자유를 집요하게 반복하는 작품이다. 주인공 에렌 예거는 "자유를 원했기 때문에"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고, 그를 둘러싼 인물들과 세계 역시 모두 자유를 쟁취하거나 박탈당하는 투쟁 속에 놓여 있다. 그러나 이 작품이 말하는 자유는, 철학적으로 말하는 자유와는 명백히 어긋난다. 자유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라야 한다. 그런데 『진격의 거인』은 그 책임의 문제에 있어 매우 미온적이며, 심지어 구조적으로 책임을 분산하고 회피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이 작품은 역사적 유사성을 통해 현실의 특정 국가—특히 일본—의 전쟁사를 연상시키면서도 그에 대한 책임 서사는 피해간다. 대표적인 예로 '부전의 맹세'는 제2차 세계대전 후 일본이 체결한 '부전 조약'과 유사하며, '섬 안의 인류'라는 설정은 일본이 전쟁 당시 국제 사회로부터 고립된 상태를 반영한다. 작품은 "침략하지 않으면 침략당한다"는 이지선다를 결정론적으로 강요하며, 마치 일본의 침략 전쟁도 불가피했던 것처럼 보이게 한다. 또한 세계 지도가 반전되어 있고, 해가 서쪽에서 뜨는 '거울세계' 설정은 현실의 왜곡된 반영처럼 보인다. 이러한 서사는 일본의 제국주의 과거를 피해자 시점에서 재구성하며, 대중이 역사적 책임보다 감정적 공감을 먼저 하도록 유도한다.


이러한 서사 구조는 마치 한 만화가가 "미대에 떨어진 콧수염 아저씨가 친구들을 위해 학살자가 되는 이야기"를 그려놓고, 그것이 히틀러를 의도한 것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역사적 요소를 이토록 촘촘하게 끌어와놓고서, 그것이 현실과 무관하다는 듯 행동하는 태도는 창작의 자유를 가장한 책임 회피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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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문제적인 점은, 작품의 이러한 플롯이 『진격의 거인』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실제 역사에 대한 재평가로 쉽게 이어지게 만든다는 데 있다. 픽션과 현실을 혼동하게 만드는 이 구조는, 작품을 감상하는 과정에서 일본의 과거 침략 전쟁에 대한 이해를 흐리게 만들며, 피해자와 가해자의 구도를 뒤섞는 효과를 낳는다. 이는 단순한 오해의 여지가 아니라, 구조적으로 현실의 역사적 책임을 정서적으로 희석시키는 장치로 작용한다. 결과적으로 『진격의 거인』은 역사 왜곡과 윤리적 판단 흐림이라는 이중의 왜곡을 유도하며, 허구라는 명분 뒤에 숨어 현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서사를 전개하고 있다.




첫째, 작품은 결정론을 통해 책임을 흐린다. 에렌은 시간의 흐름을 거슬러 과거와 미래를 조작하고, 그 결과로 발생하는 수많은 죽음과 파괴를 "이미 정해진 것"이라 말한다. 이 결정론은 단지 세계관 설정이 아니라, 에렌의 선택에 대한 윤리적 판단을 회피하는 장치로 기능한다. 선택은 했지만, 어차피 일어날 일이었기 때문에 나는 책임이 없다—이런 논리는 자유의 의미를 훼손한다.



둘째, 『진격의 거인』은 책임을 집단으로 분산시킨다. 에렌을 막지 못한 동료들, 에렌을 만들어낸 사회, 에렌을 낳은 세계 모두가 어느 정도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식의 논의가 반복된다. 하지만 이런 집단적 책임 담론은 결국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상태로 이어진다. '모두의 책임'은 때로 '아무의 책임도 아닌' 상태를 만들고, 그 안에서 에렌은 비극적 영웅으로만 남는다.



셋째, 작품은 비극적 영웅 서사를 통해 책임을 낭만화한다. 에렌은 자신의 행동이 도덕적으로 옳지 않다는 걸 인식하면서도 그것을 감내하려 한다. "지옥에서 기다리겠다"는 그의 마지막 대사는 책임을 지겠다는 선언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집단 학살의 도덕적 무게를 낭만화하며 정서적으로 소비하게 만드는 장치다. 지옥이 있는가? 이는 실제 윤리적 책임을 짊어지는 것이 아니라, 극적 희생이라는 이름으로 면죄부를 얻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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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영화의 엔딩 크레딧에서는 작가 자신의 모습을 투영한 듯한 에렌을 등장시켜 "누가 옳고 그른가는 중요하지 않다, 함께 영화를 본 경험이 중요하다"는 식의 메시지를 전달하며, 작품 자체에 대한 평가조차도 피해가려는 태도를 드러낸다. 하지만 이 메시지는 책임과 평가의 문제를 흐리는 변명처럼 작용하며, 엔딩 크레딧 외에 실질적으로 달라진 것도 없는 극장판에 돈을 지불한 관객들에게는 무책임한 변명에 불과하다. 끝까지 능구렁이처럼 책임과 비판을 피해가려는 구조는, 이 작품이 어떤 윤리적 태도를 취하고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결국 『진격의 거인』은 자유를 외치면서도 책임은 외면하는 서사다. 이는 단순한 서사의 모순이 아니라, 작품의 윤리적 기반이 허약함을 보여준다. 자유란 선택의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을 포함한다. 책임 없는 자유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 작품이 진정으로 철학적이기를 원했다면, 에렌의 선택에 대한 결과를 단순한 비극이나 연민으로 포장하지 말고, 그에 따른 윤리적 책임을 끝까지 묻는 태도가 필요했을 것이다.

『진격의 거인』은 많은 이들에게 철학적인 작품으로 기억되지만, 실상은 자유라는 개념을 감정적으로 소비할 뿐, 그것이 수반하는 도덕적 질문에는 끝까지 응답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 작품은 자유를 말하면서도, 진정한 의미의 자유를 말하지 않는 아이러니를 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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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진격의 거인은 자유를 강조하면서도 그에 따른 책임은 결정론과 집단 분산, 낭만화된 희생으로 회피한다.



2. 작품은 일본 근현대사와 유사한 설정을 다수 차용하며, 피해자 시점으로 재구성된 역사 왜곡 서사를 담고 있다.



3. 결과적으로 만화에 대한 긍정 평가가 실제 역사 재평가로 이어지기 쉬운, 위험한 인식 왜곡 구조를 지닌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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