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퍙갤 감성 팔이 소년앱에서 작성

배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4.06 03:20:54
조회 471 추천 11 댓글 5
														

'블루' 2020년 11월 25일 내 방에 생긴 작은 도마뱀이 한 마리의 이름이다
그리고 2025년 4월 6일 새벽, 어느덧 그 도마뱀과 함께 하는  마지막 날이 되었다
처음 만난 날에는 경계하고 도망치기 바쁘던 손바닥 만한 녀석은 130cm가 되어 손으로 주는 밥을 받아 먹을 정도로 가까워졌다
물론 그렇다고 나를 좋아하지는 않는다..밥 주고 집 지어주는 나를 극도로 싫어하는 상도덕 따위는 진작에 갖다 버린 쌍놈 중에 쌍놈이다
아무튼 이 녀석을 좋은 분께 분양 보내기로 결정했다
썩 내키지 않은 결정이었다
그래도 어떡하겠는가
1년 반? 2년? 뒤면 군대를 가야하고 그때 얘를 맡아줄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
엄마, 아빠가 돌봐주기에는 너무나도 크고, 사납고, 위험하다
완전한 야생의 맹수다
그렇다고 2년 뒤에 군대 가기 직전에, 도마뱀 나이로 거의 할머니가 되어버린 녀석을 보내는 것보다는 쌩쌩한 지금 보내는게 나을거다
그래서 좋은 입양자분을 찾아서 분양을 보내기로 한거다
주저리 주저리 글을 쓰고 있는 지금 반쯤 미쳐있는거 같다
뭐를 쓴지도 모르겠고 이 글을 왜 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다시 돌아오자면 블루와 나의 관계는 일반적인 반려동물과 집사의 관계와는 조금 달랐을지도 모르겠다
"우쭈쭈 이쁜 내 새끼"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는 지도 모르겠다
"야 이 새끼야" "시발 쫌" 나에게 훨씬 익숙한 말들이다
이 빌어먹을 도마뱀 새끼가 5년 동안 친 사고가 몇 개였는지는 기억도 안나고 팔에는 이 크고 흉악하기까지한 새끼가 새겨 놓은 흉터들이 곳곳에 나있다
근데 왜 이 흉악한 동물이 떠난다는 사실이 이렇게까지 슬픈건지 모르겠다
심지어 눈물까지 나려한다
어쩌면 당연하다
초등학교 6학년이던 나를 고등학교 2학년이 된 지금까지도 놀아주는 이 파충류가 간다는데 어떻게 안 슬퍼할 수가 있겠는가
하지만 어쩌겠는가 덕분에 행복했던 과거는 잠시 접어두고 이제 블루의 새로운 인생이 파란만장 하기만을 빌 뿐이다
형아 놀아줘서 고마웠다 가서도 잘 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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