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는 Rust의 안전성 철학과 시스템 콜을 다루는 방식에 대해 설명하는 글입니다.

Rust의 안전성, 그리고 시스템 콜과의 경계

많은 사람들이 “Rust는 안전하다”며 칭송하지만, 실제로는 Linux나 Windows와 같은 운영체제에서 제공하는 시스템 콜—예를 들어 open, close, read, write, socket, send, recv 등—을 호출할 때 unsafe 코드 블록 안에서 처리합니다. 이 점에 대해 “운영체제가 천지창조한 것인데, Rust는 뭘 감히 안전하다고 하는가?”라는 의문이 제기되곤 합니다.

왜 시스템 콜은 unsafe인가?

운영체제에서 제공하는 시스템 콜은 강력한 기능을 가지고 있지만, 그 자체가 낮은 수준의 하드웨어나 커널과 직접 상호작용합니다. 이런 코드는 Rust 컴파일러나 안전한 추상화를 통해 보장할 수 없는 많은 외부 요인에 의존합니다.

• 외부 세계와의 경계: Rust는 타입 시스템과 빌림 검사(동시성, 메모리 안전성 등)를 통해 많은 오류를 사전에 방지합니다. 그러나 시스템 콜은 외부(Foreign Function Interface, FFI)를 통해 이루어지므로, 내부의 안전 보장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 명시적인 책임 부여: Rust가 이러한 코드를 unsafe 블록 안에서 작성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개발자가 이 경계 너머의 작업에 대해 충분히 신경 쓰고 책임을 져야 함을 의미합니다. 즉, 안전한 코드와 위험할 수 있는 코드를 명시적으로 분리하여,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부분을 눈에 띄게 하고 검토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왜 이런 정책일까?

Rust의 안전 개념은 단순히 “안전한 코딩”이라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어디서 안전 보장을 포기해야 하는가를 명확히 구분하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 안전과 불안전의 경계 설정: 운영체제의 시스템 콜처럼, 외부 환경과 접촉하는 모든 코드는 잠재적 위험을 내포합니다. Rust는 이런 부분을 unsafe로 분리하여, 프로그램 내에서 “안전 영역”과 “주의 영역”을 명확히 구분합니다.

• 의도적인 설계 선택: 이는 Rust가 천지창조한 것이 아니라, 수십 년간 C/C++ 등에서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설계 선택입니다. 운영체제나 저수준 메커니즘에 대해 맹목적으로 신뢰를 부여하지 않고, 항상 “검증되지 않은” 코드에는 명시적인 표시를 해두어 개발자가 주의를 기울이도록 하는 것입니다.

Rust를 사용하는 습관과 가치관의 변화

시스템 콜과 같은 기능을 사용할 때 Rust에서는 unsafe 블록을 사용하도록 강요합니다. 이는 사용자나 개발자에게 “운영체제의 설비가 안전하지 않다”고까지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 안전 보장의 영역 제한: Rust의 안전성은 언어 차원에서 메모리, 스레딩, 데이터 경쟁 상태 등을 방지하는 데 집중됩니다. 시스템 콜과 같이 외부 요인에 의존하는 부분은, 그 특성상 Rust의 안전 보장이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개발자가 직접 책임을 지고 주의를 기울이는 구분 방식입니다.

• 외부와 내부의 명확한 구분: Rust의 철학은 “내부에서 보장할 수 있는 것은 안전하게, 그렇지 않은 영역은 안전하지 않음을 명시하자”는 데 있습니다. 이는 개발자가 안전한 코드와 그렇지 않은 코드를 명확히 인지하고,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을 최소화하도록 돕는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결국, 이 모든 과정은 무엇을 위한 것인가?

비록 운영체제에서 제공하는 기능들이 우리가 당연하게 사용하는 ‘천지창조’같은 설비라 하더라도, Rust는 개발자가 그 경계를 의식하고 관리하도록 돕기 위한 도구입니다. 시스템 콜을 호출할 때 unsafe 코드를 사용한다는 것은, 그 기능 자체가 부실하거나 불안전해서가 아니라 Rust가 제공하는 안전 보장의 영역 밖에 있기 때문입니다.

Rust를 사용하면 “똘아이된다”거나 “정신병이 생긴다”는 식의 우려는, 단지 개념의 차이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표현일 뿐입니다. 오히려 이러한 명확하고 신중한 접근은, 시스템 전반에 걸쳐 잠재적 오류를 줄이고 신뢰성 높은 소프트웨어를 구축하는 데 기여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Rust의 unsafe 블록 사용은 운영체제 자체의 안전함을 의심한다기보다, 외부와의 경계를 명확히 하여 언어 차원에서 보장할 수 있는 안전성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설계 철학의 표현입니다. 이러한 접근법은 Rust가 소프트웨어 개발에서 엄격한 안전성을 추구하는 이유 중 하나로, 그 의도를 이해한다면 반드시 “정신병”이나 “똘아이됨”과 연결짓기 어려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