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군대에서 지옥같은 시간들을 보내고 있을 때 사회는 여전히 평화롭고 나없이 잘 돌아간다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내가 사회에 어떤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고 싶지도 않고 그러지도 않는다는 걸 알았지만

너무나 평화로운 사회... 시민들... 여유... 도시풍경... 낭만...

그런 것들이 너무 그리웠고 시골에서 행군할 때 멀리 보이는 아파트만 봐도 행복했고, 행복했다.

전역하고 사회로 나오고 돈을 벌어야 하는데 능력이 안 돼서 또다른 지옥이 시작되었을 땐 괴롭고 또 괴로웠다.

어선도 두번 탔다 실패하고 뭘 해도 안 되었다. 일단 혼자서는 자고 일어나는 것부터가 불가능했다.

나는 실패자였다. 나는 낙오자였다.

그러다 부모도움 받아서 간신히 일을 할 수 있었고 그렇게 7년 세월을 보낸 후 2억원을 모았다.

그리고 지난 4년동안 백수로 지내며 전자제품이 천만원도 쓰고 (옷에 쓴 돈은 0원) 재밌게 지냈다.

예비군 3년 차에 난 정신장애 3급 장애 판정을 받고 예비군에서 제외되었다.

내가 어쩌다 이리 망가진 걸까.

지금도 난 컴퓨터만 바라보는 해바라기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