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누나는 2살 터울임. 어릴 땐 그냥 흔한 남매처럼 티격태격하면서 자람. 싸우고 화해하고 또 싸우고, 뭐 다들 그렇듯이.

근데 고2 때부터 분위기 슬슬 꼬이기 시작함. 누나는 수능 조졌는데, 운좋게 논술로 인서울 여대 붙음. (이화, 숙명 아님 ㅇㅇ)

그 이후부터는 진짜 입만 열면 “대학 가고 나서 말해~” “붙고 나서 말해~” 이 지X임. 말투부터가 싸가지가 없음. 계속 무시 섞인 말투로 나한테 던짐.

나는 재수까지 했는데 결국 전문대 감. 그때도 여전히 인서울 여대 드립 치면서 날 개무시함. 나는 뭐... 전문대니까 할 말도 없고 그냥 참고 다님.

4살, 나 편입 준비 / 누나 취준생

전문대 졸업하고 나 편입 준비 시작함. 그땐 24살. 근데 누나는 이미 졸업하고도 취업 못 해서 집에 박혀있음. 전공이 어문계열인데 스펙이라곤 토익, 언어자격증, 홍보대사? 이 정도.

우리 둘 다 준비만 하는 상태라, 별 ㅈ도 아닌 일로 맨날 싸움.
“설거지 안했다”
“식탁 안 치웠다”
이딴 걸로 매일 싸움.

한 번은 스펙 얘기하다가 또 싸움. 나는 “일단 서류 붙으려면 기본 스펙부터 갖춰야 면접이지” 했는데, 누나는 **“영어 스피킹이 제일 중요하다”**고 주장함. 근데 그 당시 오픽 IM급이었을걸? ㅋㅋㅋㅋ

내 기억엔 방학 내내 게임만 처하고, 그나마 알바는 레스토랑 알바 하나였음. 진짜 딱히 스펙이랄 게 없었음.

누나: “여대 약대가 시X이냐?”

나: “ㅇㅇ 시X이다”
이것도 싸움 됨. 아무 의미 없는 말가지고도 계속 다툼. 그렇게 계속 말다툼하면서 살았음.

결국 나는 역전함

내가 25살 때 건국대, 세종대, 명지대 공대 편입 합격함. 편입 합격증 3장 가족 톡방에 올려서 누나 기죽여버림 ㅋㅋ

나는 3학년 1학기 때부터 대회 나가고, 동아리 활동하고, 미친듯이 학점 챙기고, 학부연구생까지 하면서 스펙 올림. 인생 준비 빡세게 함.

근데 누나는 그때도 파견직 전전하면서 예민하게 굴고 별 것도 아닌 걸로 짜증냄. 원래 성격이 예민하긴 했지만, 진짜 한계였음.

누나, 결국 정신병 터짐

내가 4학년일 때, 양극성 장애 판정 받음. 약간 맛이 갔음. 우리집 난리남. 자존심은 존나 센데 자존감은 약하고, 자기 처지를 받아들이질 못함. 결국 폐쇄병동 입원해서 치료 받음. 그땐 좀 불쌍하긴 했음.

이후 우리 사촌형 회사에 낙하산으로 중소기업 정규직 들어감. 그거 보면서 “야 이게 뭐냐...” 싶었음.

근데 더 웃긴 건

설날에 큰집 갔다가 카페에서 친척들이랑 얘기하는데, 누나가 “프러포즈 받을 땐 명품백은 받아야지~” 이지X함.

옆에 있던 친척누나는 지거국 약대 나와서 약사 하고 있고, 남친은 근처 중견 다니는 착실한 사람임. 결혼 준비도 하고 있음. 그거 보니까 더 현타 옴.

우리 누나는 뭐 있음?
스펙도 없음.
정신병 이력 있음.
낙하산으로 겨우겨우 취직함.

근데 명품백은 받아야 한다 이 지랄 들으니까 속에서 소리 나옴 진짜ㅋㅋㅋㅋㅋ

현재 나는

지금은 중견 1차 벤더 회사 다니는 중임. 나름 스펙 열심히 쌓고 살고 있음. 근데 누나 보면 요즘도 진짜 쳐맞아야 정신 차릴까 싶을 때 있음.

이제 누나도 31살인데 아직도 애처럼 굴면 속 터짐. 빨리 그냥 지방 대기업 남자 소개시켜서 결혼시키고 인생 처리하고 싶음.

결론

이게 내 인생 회고록이다. 실화다 ㄹ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