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가 바꿔놓은 '눈높이'

대한민국은 K-pop과 드라마,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을 통해 세계적인 문화강국이 됐다.
하지만 이 ‘성공’은 역설적으로 국민 개개인에게는 심리적 실패의 그림자를 남겼다.

스마트폰이 보급되기 전, 대중이 접할 수 있는 ‘아름다움’은 제한적이었다.
TV에 나오는 연예인 정도였고, 그조차도 ‘비현실’이라 느꼈다.

그러나 SNS의 등장 이후,
누구나 아이돌 수준의 외모를 가꾸고 보여줄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이제 사람들은 매일 아름다운 얼굴을 스크롤하며,
현실의 주변 사람들과 비교하게 된다.

'현실의 괴리'는 한남들에게 더 가혹하다

특히 한국 남성들은 이 괴리에서 두 배로 손해를 본다.
외모적 평균치가 높은 것도 아니고,
문화적으로 외모 관리에 익숙한 집단도 아니며,
표현 방식 또한 투박하다.

게다가 한국 여성들의 평균 외모 수준이 높게 평가받는다는 점에서
연애 시장의 경쟁은 더욱 치열하고, 불균형하게 흘러간다.

단순히 '못생겼다'는 말이 아니다.
눈높이는 높아졌는데, 현실은 그대로이거나 오히려 퇴보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많은 남성들이 이 시장에서 스스로를 포기하게 된다.

콘텐츠 속 '비현실'이 현실을 압살한다

K-pop, 드라마, 웹툰, 유튜브, 광고 등

한국이 자랑하는 문화 콘텐츠 속 인물들의 외모는 너무 완벽하다.
문제는 이 ‘픽션’이 ‘기준’이 되어버렸다는 점이다.

심지어 대중이 접하는 남성상은 아이돌·배우·모델로 고정되어
현실 속 평균 남성과의 외모 괴리는 더 커졌다.

콘텐츠는 내수 소비자에게 상처를 준다.
그리고 그 상처는 연애 포기, 결혼 포기, 출산 포기로 이어진다.

대한민국은 '제조업 기반의 사회'다

이 모든 문제의 구조적 배경에는
대한민국 산업 구조의 뿌리인 제조업 중심 체계가 있다.

대한민국은 GDP의 약 30%가 제조업에서 나오는 나라다.
반도체, 배터리, 철강, 자동차, 조선… 이 나라의 핵심 산업은
24시간 공장을 돌려야만 유지되는 산업들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교대근무'다.
야간, 새벽, 불규칙한 수면, 비정상적인 사회관계.
교대근무는 외모를 파괴하고, 정신을 갉아먹으며, 인간을 기계로 만든다.

결과적으로 한국 남성들은
“생계 때문에 교대근무를 하면서, 그 일 때문에 인간관계를 망치고,
외모는 피폐해지고, 연애 시장에서 도태된다.”

그래서 저출산은 '외모의 문제'가 맞다

정치, 경제, 부동산, 교육.
분명 저출산을 논할 수 있는 많은 요인이 있다.

하지만 진짜 근본은 어디에 있냐면,
바로 “현실에서 사랑할 수 있는 외모가 줄었다”는 절망감이다.
이 절망은 SNS가 만든 눈높이,
콘텐츠가 고정시킨 이상화,
그리고 사회가 만든 외모 파괴 구조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못생긴 사람이 많아서가 아니다.
“외모를 관리할 수 없는 구조에서 살아가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대한민국보다 경제력이 낮은 국가들, 그러나 더 높은 출산율을 보이는 이유

대한민국은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경제 강국이다. 하지만 출산율은 세계 최저다.

반대로,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나이지리아 같은 나라들은 한국보다 경제력이 낮지만, 출산율은 훨씬 높다.

왜일까?

핵심은 '현실과 콘텐츠 외모의 격차'다.

한국은 K-pop, 드라마, SNS를 통해 전 세계에서 가장 잘생긴 얼굴들을 매일 보여준다. 그런데 이게 문제다. 현실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눈높이는 높아지고, 실제 관계는 더 어려워진다.

반면, 출산율이 높은 나라들은 콘텐츠 속 외모와 현실이 크게 다르지 않다. SNS도 비교보다는 일상 중심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현실적인 기대’를 갖고 관계를 맺는다. 부담도 덜하고, 연애와 결혼도 자연스럽다.

결국, 한국은 아름다움을 가장 많이 보여주는 나라가 되었지만, 그 아름다움이 사람들을 서로 멀어지게 만들고 있다.

마무리하며

대한민국은 강해졌지만, 사람은 약해졌다

국가는 글로벌 무대에서 싸우는데,
개인은 일상 속 관계 하나 지키기도 벅차다.

너무 늦기 전에,
‘서로 존중하고 다름을 인정받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